“노동자 안전 최후의 보루인 보호구, 올바르게 착용하는 것이 중요”

“보호구산업은 ‘양심산업이자 생명산업’ 제조자가 양심과 철학을 갖고 제대로 만들어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는 제품 만들어야 유관기관과 함께 미인증·불량 보호구 제조·유통·사용 획기적 근절방안 마련할 것”

국내 안전산업을 대표하는 (사)안전보호구협회 회장에 한재원 제일뢰스텍 대표가 지난 연말 총회에서 선출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기업들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안전산업의 미래를 제시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보호구산업은 양심산업이자 생명산업이라고 강조하는 한재원 안전보호구협회 회장을 만나 국내 안전산업과 협회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연말 정기총회에서 (사)안전보호구협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회장으로 선임된 한재원 안전보호구협회장(사진 오른쪽)이 박연홍 본지 사장을 만나 향후 협회가 역점 추진할 사업과 안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안전보호구협회 회장으로 취임하신 지 4개월 정도 지났다. 소감이 어떠신지.
- 전 회원사를 대표한 이 자리가 갖는 무게감만큼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오랫동안 협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누구보다 협회 사정을 잘 안다고 자신했는데 막상 협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시각에서 방향성을 고민하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는 일도 많다.

회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해 취임 당시 구상했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지만 협회장으로서 또한 보호구인으로서 보호구산업 발전에 봉사한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에 어렵더라도 원칙대로 차근차근 하나씩 문제를 풀어 나갈 생각이다.

▲취임사에서 신규 회원 확대와 재정 안정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히셨는데 원활히 진행 중이신지.

- 신규 회원 확대와 재정 안정화는 임기 동안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 무엇보다도 협회 구성원인 기존 회원의 소속감을 높이는 방안이 신규 회원을 확충하는 첫걸음이라고 본다. 기존 구성원에 대한 각종 혜택 지원을 확대하고 정보 제공 서비스를 강화해 협회가 보호구산업의 중심축이라는 인식을 높이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회원을 확충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

특히 지금까지는 제조회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통회원에 대한 지원이나 혜택이 부족했다. 제조와 유통 구분 없이 보호구산업 종사자로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유통회원 지원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재정 안정화는 협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기능을 확대하는 필수 과제다. 회원에게 도움이 되는 신규사업을 발굴해 협회의 역할을 확대하고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등 다양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우량 보호구’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된다. 어떤 것인지, 산재 예방에 차지하는 중요성은 얼마나 되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 보호구산업은 ‘양심산업’이라고 말하며 ‘생명산업’이라고도 불린다. 제조ㆍ유통을 막론하고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해서는 안되는 산업이다. 그만큼 만드는 사람이 철학을 갖고 양심껏 좋은 품질로 만들면 되는데 일부 비양심 업체가 품질이 담보되지 않는 미인증ㆍ불량 보호구를 제조ㆍ유통하며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량 보호구’는 제조자가 양심과 철학을 갖고 제대로 만들어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의 제품을 말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협회는 유관기관과 함께 미인증ㆍ불량 보호구의 제조ㆍ유통ㆍ사용 근절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보호구는 가장 가까이서 노동자와 함께 호흡하는 최후의 보루라고 말한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인데 일하는 사람 누구나 반드시 작업환경에 맞는 보호구를 올바로 착용한다면 분명 많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사업장들이 대비에 분주하다. 보호구 관련 문의 등도 증가했을텐데 협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안전이 사회적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강력한 법 시행에 따라 기업들의 안전보건 분야에 대한 투자도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보호구산업 측면에서 보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협회는 산업현장에 우량 보호구가 전파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미인증ㆍ불량 보호구 유통현황을 파악해 신고하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노동자들이 올바로 보호구를 착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사업장 점검이나 계도활동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앞으로도 보호구산업 발전에 필요한 정부의 행정ㆍ기술ㆍ재정적 지원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협회 회원사 대부분이 50인 미만 보호구 제조ㆍ유통업체인 현실을 감안해 중대법 시행에 철저히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보호구협회에서 국산 보호구의 세계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다. 국산 보호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 국산 보호구의 세계화를 실현하려면 우선 기술과 디자인 경쟁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진 제품과 비교해 기술이나 디자인 부문에서 모두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최대한 간극을 좁혀 세계 시장에서 견줄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내 보호구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다각적인 방안도 필요하다. 유럽이나 미국 등 시장 환경에 맞는 인증을 획득하는 일이 선결과제다. 협회는 장기적으로 회원사의 해외인증 취득 지원을 위해 해당 기준에 맞는 시험지원 확대를 관계기관에 요청하고 있으며 해외인증 취득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수시로 회원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협회는 수년간 정부의 국고지원을 획득해 독일 A+A, 미국 NSC 등 해외 보호구 전시회에 참가하는 회원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보호구 제조업체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 정부의 해외전시회 참가 지원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협회는 회원사의 해외 판로 개척에 안정적 지원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생각이다.

▲매년 7월 첫째주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에 국제안전보건전시회를 주관하고 계신데 현재 어떻게 준비되고 계신지.

- 오는 7월 첫째주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을 맞아 안전보건공단이 주최하고 저희 협회가 주관하는 2022년도 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 2022)가 개최된다.

올해는 7월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약 1만5000㎡ 규모로 열리며 지난해와 비교해 1.5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특히 올해부터 중대법 시행에 따라 안전보건산업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아 안전보건관계자는 물론 기업체 등에서 많은 관람객의 방문이 예상되며 관람객 접근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전통 보호구를 비롯해 안전보건 융복합 제품, ARㆍVR 제품 등 다양한 안전보건분야 신제품 및 신기술이 선보일 예정이다. 또 전시회와 함께 안전보건의날 기념식과 세미나, 발표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병행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협회 회원사와 보호구 사용자들에게 조언하신다면.

- 보호구산업이 발전하려면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수적이다. 협회에 거는 기대만큼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언제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가감없이 의견을 주시고 잘하는 부분은 격려해 달라. 앞으로도 협회는 보호구산업 발전 및 회원사 권익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 제조회원과 유통회원이 조화를 이뤄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사업장에서 보호구 착용보다 더욱 중요한 사항은 보호구를 올바로 착용하는 일이다. 산업용마스크를 사용해야 할 곳에서 보건용마스크를 쓰거나 화학물질용 보호복을 사용해야 하는데 일회용 작업복을 사용하는 등 작업환경에 적합한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건강 위해성이나 사고 위험성이 증가하는 경우도 많다. 협회 차원에서 보호구 오착용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하고자 관계기관에 지속적인 계도와 점검을 요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용자가 보호구 사용 용도와 특성을 제대로 알고 사용할 수 있도록 올바른 보호구 착용 교육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정리=박창환 기자

저작권자 © 안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