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 플라스틱 제조공장서 30대 스리랑카 노동자 ‘끼임사’

노동 관련 토론회서 현장 증언하는 이주노동자(기사와 무관) / 사진 = 윤미향 의원실 제공. 

화성의 한 제조공장서 스리랑카 출신 이주 노동자가 주말 밤샘 근무 공정 중 머리가 끼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이주 노동단체들은 안전 설비 미흡 등 열악한 노동환경과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고강도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사망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국 등에 따르면 이달 26일 새벽 3시 반경 경기도 화성시의 한 플라스틱 제조공장서 33살 스리랑카 노동자가 플라스틱 용기에 글자를 새겨 넣는 작업 중 글자 명판을 바꾸기 위해 좁은 틈에 머리를 넣었다가 끼어 숨졌다.

숨진 노동자는 해당 공장서 일한 지 3개월 정도 됐는데 사고 전인 토요일 저녁 6시에 출근, 사고 당일 새벽까지 일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28일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이주노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경기운동본부(경기민예총(사), 수원그린트러스트(재), YMCA경기도협의회, YWCA경기지역협의회 등 노동단체들은 애도를 표하면서 관할 기관인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을 향해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일터의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노동조건은 어떠했는지, 안전설비와 장비는 제대로 작동했는지, 이를 다루기 위한 교육과 훈련이 진행되었는지, 납품기한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노동은 아니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비극을 놓고 “26일 사망 사건 당시 현장에 같이 있던 스리랑카 이주노동자에 대한 대책 역시 필요하다”며 “현장에는 고인 외에 2명의 스리랑카 노동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현재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고강도 장시간 노동, 열악한 노동·주거·의료 환경, 부족한 교육·훈련, 안전설비·장비 미흡 등 이주노동자가 처해있는 조건은 산업재해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 올해 4월 고용부가 발표한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 사망 통계에 따르면 전체 산재사고 사망자 중 이주 노동자의 비율은 10.7%인데 국내 노동자 중 이주노동자의 비율이 약 3%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이주 노동단체들은 “‘죽음의 이주화’라는 말에 걸맞게 갈수록 높아지는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률은 이주노동자의 생존과 안전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이 사건을 계기로 경기지역의 이주노동자 고용사업장에 대한 안전과 노동환경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산재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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