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우리나라에는 많은 재난재해가 발생했다. 연초에는 대구지하철 화재로 192명이 사망했고 추석 연휴 동안 태풍 매미로 인해 전국이 재해지역으로 선포되고 사망자수는 약 120여명, 재산피해는 4조8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큰 피해를 안겨 주었다. 이러한 대형 재난재해는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발생이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에서의 화재사고의 경우, 발생시 경제적 손실과 더불어 기업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방재시스템을 선진화하는 등 재난재해 예방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투자대비 예방의 효과는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해 말 화재사고가 발생한 기업들을 보면 사고 예방 시스템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업들조차도 이러한 화재폭발사고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재해가 발생하면 신문기사에 항상 따라다니는 말이 있다. ‘인재(人災)’라는 말이다. 태풍 ‘매미’의 경우에도 자연재해이지만 우리 국민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그 피해가 더 컸었다고 한다. 미리 대비만 했더라도 많은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기업의 화재사고의 경우에도 다를 것이 없다. 재해예방을 위한 시스템구축 등 많은 투자가 있어도 사람에 의해 화재가 발생하고 사람에 의해 그 피해가 커지는 것은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안전불감증’을 없애기 위해서는 기업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재해사고가 오랫동안 발생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사고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대비가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인식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주고 유지할 수만 있다면 소위 ‘인재’는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에서는 노후된 방재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해 항상 최상의 감시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화재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화재 모델링과 피난 모델링을 실시하고 있다. 산업의 특성상 많은 인력이 집중되어 있고 최근 건물들의 고층화에 따라 화재사고 등의 발생시 확산형태의 예상 및 건물내 인원의 신속한 대피 및 진화를 통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모델링의 결과를 토대로 매월 소방훈련을 실시해 화재 및 자연재해 발생에 대비한 대응능력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화재예방을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은 임직원의 관심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지속적인 훈련인 것이다. 더 이상 ‘인재’에 의해 피해가 더 커졌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사고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항상 마음속에 가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지만 학습의 능력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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