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규모 건설현장에서의 재해가 급증하며 사업주의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 부족과 근로자들의 안전경시 현상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서초·동대문구 소규모 건설현장을 찾아 보호구 지급 캠페인을 벌여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안전신문은 김재명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산재예방지도과장을 만나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계기와 올 하반기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서초구와 동대문구 소규모 건설현장을 찾아 안전모를 나눠주며 캠페인을 벌이셨습니다. 이런 행사를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요.
작년과 재작년에 보호구 점검을 실시했었는데 120억 이상 건설현장에서는 보호구 착용이 잘 이뤄지고 있었지만 그 이하의 소규모 건설현장에서는 보호구 착용이 생활화 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 원인을 알아보니 보호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거나 지급된 보호구의 경우 안전모의 내피가 없거나 너무 오래된 것이 지급되는 등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기가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소규모 건설현장은 공사금액이 작은 만큼 기본적인 보호구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거나 사놓고 공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관내의 안전관리협의체와 손을 잡고 안전모에 이름을 적어 나눠줌으로써 나눠준 보호구를 개인보호구화 시키고 이를 통해 보호구에 더 애착을 갖게 했습니다.
철저한 단속으로 쓰게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안전의식이 바로 잡히지 않은 소규모 현장에 제대로 된 개인보호구를 나눠줌으로써 스스로 안전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보호구 착용에 대한 인식교육을 거친 후 다음번 방문 때에도 잘 지켜지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새 안전모이기 때문에 쓰지 않을 일도 없으며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게 돼 자발적인 안전의식을 갖추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소규모 건설현장 보호구 캠페인 외에도 올 상반기에 중점을 두고 진행했던 사업과 앞으로의 계획도 함께 말씀해 주십시오.
대규모 건설현장과 연계해 소규모 신규 착공현장의 현장소장에게 월 1회 기본적인 사항을 교육시키고 대규모 건설 현장의 우수사례들을 교육하며 직접 그 현장을 견학함으로써 스스로 느끼고 이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인증이 안된 가설자재가 많이 유통되고 있으며 대형 건설현장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등 가설자재 인증여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미인증 가설기자재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해 제조사의 경우는 수거·파기 명령 및 영업중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또 가설기자재 점검 가이드북을 제작·배포하고 제대로 인증을 받은 자재를 사용해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가설기자재 감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비스 업종에서의 산업재해 비율도 높아지고 있는데 관내 서비스업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1차적으로 진행하고 2차적으로 감독을 해 규정을 잘 지키고 있지 않은 업체들을 사법처리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요즘 감정노동자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오는 17일 관내 롯데백화점 등 10여개 유통업체 부서장을 대상으로 감정노동자 관련 간담회를 갖고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사업주의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 16일부터 이달말까지 서울시 발주 대형건설현장을 서울시와 합동으로 점검합니다.
안전시설 뿐아니라 감리도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발주처의 경우 부실공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공기 단축을 요구하는지 확실히 점검하는 등 집중 관리·감독할 계획입니다.    

▲최근 세월호 사고와 지하철 사고 등 각종 대형사고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대형사고를 막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안전사고의 모든 원인은 사고가 쉽게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안전불감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업자들은 ‘설마’하는 생각을 갖고 보호구를 미착용하는 등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사업주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건설현장의 공기를 줄이기 위한 데에 모든 신경을 쓰고 작업자와 현장의 사고를 막는 데에는 무신경해 안전에 대한 검사와 확인은 형식상 대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의 경우 원칙대로 규정 하나하나를 꼼꼼히 지키는 등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안전에 대한 인식이 깔려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법정교육도 철저히 지키지 않고 중소 건설현장의 경우 형식적으로 규정에 의한 교육을 진행할 뿐 제대로 된 교육은 찾아보기가 힘든 게 현실입니다.
현장 뿐아니라 사업주 교육도 많이 해야 합니다. 아무리 현장의 근로자들이 안전에 대한 주의를 기울인다 해도 사업주가 안전의식이 부족하다면 안전을 위한 투자가 부족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또 다시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 될 것입니다.
또 교육을 할 때 딱딱하고 지루한 교육보다는 사례 위주의 교육과 현장을 방문해 직접 보고 느끼는 현장성 있는 교육을 진행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내실있는 교육이 되고 이는 안전의식을 효과적으로 고취시키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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