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안전보건 컨설팅 등 취약분야 집중 지원… 중대재해 감축 일조할 것

지난달 24일 라마다 서울 동대문 볼룸에서 열린 직업건강협회 제29회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14대 회장으로 재선된 김숙영 직업건강협회 회장. 그간 김숙영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에 발맞춰 비대면 보건관리자 교육, 직원 복지를 위한 안식휴가제 도입은 물론 중규모 사업장 및 택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안전보건체계 구축에도 앞장서 왔다. 안전신문은 김숙영 직업건강협회 회장을 만나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최고의 직업건강전문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향후 계획과 포부 등에 대해 들어봤다.

“맞춤형 안전보건 컨설팅 등 취약분야 집중 지원…

중대재해 감축 일조할 것”

 

“취약계층 노동자 안전보건 강화 위해
  올해엔 5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안전보건체계 구축·위험성평가 집중
  다양한 직무교육 및 전문화교육 시행
  보건관리자 역량 강화에도 힘쓸 터”

 

“보건관리자 선임 전 업종으로 확대
근로자 1000명당 보건관리자 1명 수준으로
근로자수 대비 적정한 보건관리자 확보
보건관리자 고용 안정 및 차별 개선 시급”

 ▲14대 회장으로 재선되셨는데 당선 소감 한말씀 부탁드린다.

먼저 14대 회장으로 선출해주신 직업건강협회 회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3대에 이어 14대 회장으로 연임된 만큼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2년을 우리나라 산업보건의 발전을 위해, 또 우리 직업건강협회의 발전을 위해 확실히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임기 동안 직업건강협회를 이끌면서 기억에 남는 일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다면.

코로나19가 시작되던 시기 회장을 맡게 돼 걱정이 많았다. 협회가 진행하던 사업들도 주춤하고 교육은 거의 진행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 협회 모든 직원이 각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과감히 변화하고 대처해준 덕에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코로나19 상황에 발맞춰 협회에서 진행하는 보건관리자 대상 교육을 전면 비대면으로 실시한 것이다. 그래서 변화된 상황에도 무리없이 교육을 실시해 보건관리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는 회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매월 비대면 월례교육을 무료로 실시한 것도 나름 성과라고 생각한다. 교육시마다 100명이 넘는 회원님들이 참여해 주셨다. 협회 내부적으로는 안식휴가제도 도입 및 직원 역량 강화 지원 등의 복지제도를 도입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또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중규모사업장, 택배업 등 개별 사업장을 대상으로 안전보건관리체계구축 컨설팅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50인 미만 소규모사업장을 대상으로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 경험을 통해 우리 협회가 명실공히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최고의 직업건강전문기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아쉬운 점은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전전긍긍하다 보니 처음 회장이 될 때 협회 사업의 표준을 만들고 서비스의 질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한 부분의 성과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이제 재선됐으니 이번 임기에는 이 부분을 확실히 강화하겠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일상 회복이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안전보건단체들은 올해 보다 공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직업건강협회는 올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직업건강협회는 항상 취약계층 노동자의 안전보건 강화와 보건관리자 역량 강화 및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취약계층 노동자의 안전보건 강화를 위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체계 구축과 위험성평가를 위해 힘쓰겠다. 협회가 시행하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 보건관리기술지원사업을 통해 사업장마다 기업 스스로 자율적으로 해당 사업장의 유해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보건관리자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국내외 선진 산업시찰도 실시할 계획이다. 코로나 19 시기를 거치며 이제는 우리에게 일상이 된 비대면 교육을 적절히 활용해 다양한 직무교육과 전문화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부터 시작한 회원 월례교육도 그 내용을 더욱 알차게 구성해 꾸준히 진행하겠다. 그 외 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지원사업과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 관련 연구 및 사업, 상호존중문화 구축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가 2026년까지 사망사고만인율을 OECD 평균 수준인 0.29‱으로 감축시키기 위해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제시한 가운데 이를 달성키 위한 협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정부는 사고사망만인율 감축을 위해 ‘위험성평가를 핵심수단으로 사전 예방체계 확립, 중소기업 등 중대재해 취약분야 집중 지원·관리, 참여와 협력을 통해 안전의식과 문화 확산, 산업안전거버넌스 재정비’라는 4대 전략을 발표했다. 전략마다 직업건강협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매우 많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각 사업장에서 위험성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업장 보건관리자, 안전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보건관리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위험성평가 교육을 실시하겠다. 또 협회는 전국 22개 보건안전센터, 5개 근로자건강센터, 1개 연구소를 통해 소규모사업장 보건관리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는 안전보건기초진단을 하고 맞춤형 컨설팅을 하는데 적극 나서서 정부가 취약분야를 지원하는데 함께 하겠다. 또 사업장 내, 전 사회적으로 안전의식 및 안전문화 확산·정착되도록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겠다. 무엇보다 사고에 대한 위험성평가뿐 아니라 화학물질중독, 뇌심혈관질환, 근골격계질환, 직무스트레스 등 보건에 관한 위험성평가 교육도 강화해 작업 관련성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겠다.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에 따라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부담감과 생계유지를 위한 잔업, 특근수당을 받아야만 하는 근로자들의 입장 대립이 첨예하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코로나19 시기 여러명의 택배기사님이 과로로 쓰러지실 때 많이 안타까웠던 기억이 난다.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어떤 방안이든 근로자의 건강권이 담보될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돼야 한다.

직업건강협회에서는 2000년 택배근로자들의 노동강도를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당시 택배근로자들에게 심장박동을 초 단위로 24시간 동안 측정하는 장비를 착용하게 해서 노동강도를 측정했다. 그 데이터로 산출된 신체부하지수 1은 근로자들이 자신의 체력에 맞게 노동을 하는 것이고 1보다 작으면 자신의 체력보다 낮은 노동강도, 1이 넘으면 자신의 체력보다 높은 강도의 노동을 수행하는 것인데 당시 연구 결과 1.6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그래서 당시 택배기사의 작업 중 물품 인수작업을 제외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처럼 업종·직종별 상황에 따라 근로시간이나 노동강도에 대해서는 정밀히 연구되고 설계돼야 한다.

이를 위해 꼭 지켜야 할 기준을 정부에서 정해주고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업건강협회도 근로자의 건강권이 확실히 보장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정책 제안에 함께하겠다. 

 

▲직업건강협회가 다른 안전보건 유관단체와 차별화된 점은 무엇이며 업계의 전반적인 질적 향상을 위한 방법이 있다면.

직업건강협회는 간호사인 사업장 보건관리자들이 주된 회원이다. 간호사는 의료인으로 사업장에서 근로자 건강관리, 작업환경관리, 건강증진 영역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기본적인 뇌심혈관질환관리, 근골격계질환관리 외에도 이번 코로나 시기에도 입증된 것처럼 감염병 관리나 응급상황 발생시 관리, 정신건강관리 등에 탁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보건관리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보건관리자로서의 사명감 등을 고취시킨다면 사업장의 산업보건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끝으로 근로자 보건을 위해 정부에 요구하는 개선사항 등이 있다면. 

직업건강협회가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사항은 보건관리자 선임 업종 확대, 사업장 규모에 따른 보건관리자 적정 인원 배치, 보건관리자의 고용 안정화 등이다.

현재 콜센터가 포함된 사업지원서비스업 등 일부 업종은 보건관리자 선임대상 업종에서 제외돼 있다. 보건관리자 선임 업종을 전 업종으로 확대해야 한다.

또 근로자수 대비 적정 인원의 보건관리자수가 확보돼야 한다. 

현재 서비스업의 경우 근로자 4999명까지 보건관리자 한명이 관리토록 규정하고 있다. 한명이 이렇게 많은 인원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근로자수 1000명당 보건관리자 1명 수준으로 배치되는 것이 적정하다. 또 아직도 많은 보건관리자들이 계약직 등으로 고용이 불안정하고 같은 보건관리자라도 면허 종류에 따라, 성별에 따라 차별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불합리한 점들이 개선돼야 한다. 이러한 점들의 개선을 위해 임기 동안 적극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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