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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칼럼승인 2020.06.25 12:45 | 수정 2020.06.25 12:45
[전문가 칼럼-김광일]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 시급하다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장

지난 2018년 정부는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집중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그 중 하나가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대책이었다. 또 올해 문재인 정부는 신년사에서 지난해 교통사고와 산재 사망자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발표하며 2022년까지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목표를 집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정부가 발표한대로 지난해 산재 사망사고가 크게 줄었을까? 올초 고용노동부는 ‘2019년 산재 사고사망자 지난해 대비 116명 감소’라는 제목으로 산재 사망사고 감소에 대한 자료를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2019년 산재로 인한 사망자수는 855명으로 사고 사망자 통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가장 큰 감소치를 기록했고 사고사망자는 처음으로 800명대로 하락했으며 산재 사고사망자 감소 원인으로는 건설현장 감독과 공공기관 사업장의 안전관리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이러한 고용노동부의 발표는 지난해 건설현장에 대한 패트롤 점검반의 역할이 산재 사고사망자수의 감소에 큰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강조했으나 이것은 건설경기의 하락에 의한 실제 작업량 감소와 연관돼 있지 않은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정부는 2017년부터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 왔는데 2018년까지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2019년 소폭 하락에 매몰돼 잠정 통계를 기준으로 성과를 과장하고 자화자찬하는 행태는 산재 사고사망자수를 근본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한 산업현장의 노력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50인 미만 제조업 사망자수가 증가한 것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며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수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이고 획기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아울러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노동자를 산업재해로부터 보호하고 정부가 2022년까지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전면 도입 등 산재 사망사고 예방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 수립과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대산업재해에 대한 기업 처벌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기업에 대해 산업재해 책임을 명확하게 하는데 있다. 산업재해 발생 원인이 노동자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한다는 생각으로 이를 관리하는 사업주와 기업은 책임이 없다는 인식이 산업안전보건법의 솜방망이 처벌을 불러왔다.  

노동절을 앞둔 지난 4월 29일 경기도 이천의 물류창고 건설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38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2008년 냉동물류창고 화재로 40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와 판박이처럼 똑같은 참사로 지난 화재사고가 우레탄 폼과 샌드위치 패널이 주된 원인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참사도 우레탄 폼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참사 또한 12년전의 참사를 반복하는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사고로 기억될 것이다. 또 이번 참사에서 보듯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기업에 그 책임을 철저히 묻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도입이 시급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위험의 제공자 즉, 위험한 작업으로 인해 이익을 얻는 자가 안전을 책임지는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이번 이천 화재참사를 계기로 시기적으로 늦었고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뒤라 매우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이 제정돼 산업재해로 인한 노동자의 죽음을 막고 노동존중을 실천하는 첫걸음이 돼야 할 것이다. 

또 지난 1월 16일부터 전부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됐는데 개정 산안법이 노동현장에 올바르게 전달돼 노동자들이 안전한 일터에서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모든 일하는 노동자를 보호키 위한 개정법의 취지대로 실질적으로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력한 법의 적용과 집행이 필요할 것이며 산안법 위반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올해 초 한국노총은 새로운 집행부의 출범과 더불어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정통조직이라는 자부심 아래 그간 합리적인 노동운동,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 투쟁과 사회적 대화를 병행하며 한국사회의 변화를 주도키 위해 노력해 왔다. 투쟁과 대화를 병행하는 합리적인 노동운동이라는 한국노총의 지향점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방침은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안전보건분야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한국노총은 앞으로도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산재 사망사고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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