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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20.05.13 13:20 | 수정 2020.05.13 13:20
[기고-최준환]주차장 운영 ‘안전활동 수단으로 활용’듀폰코리아(주) 아시아·태평양지역 안전부문 이사

산재 사고사망자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정책도 설비·제도적인 관점에서
안전제일을 지향하는 회사의 정책들을
직원들이 실천할 때 성과 기대할 수 있어

회사 경영진 등이 사용하는 지정주차석을
안전활동 기여도 높은 직원을 선정해
일정기간 사용할 수 있는 권리 부여하면
업무성과는 물론 안전성과도 향상될 것

많은 공장들이 밀집돼 있는 공단 안에서는 ‘안전제일’이라는 크고 작은 표지를 쉽게 볼 수 있다.

안전프로그램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방향성 제시(Top Down Approach), 경영진의 솔선수범(Felt Leadership), 그리고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Employees Involvement) 등이 세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한다.

직원들을 다양한 안전활동에 기꺼이 참여하게 하는 것도 경영진의 역량이다. 조직의 리더십은 ‘안전제일’에 대한 동기 부여를 통해 직원들이 스스로 안전활동에 참여하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공단 내 주변 공장들을 둘러보면 주차를 할 수 있는 장소에서 목이 좋은 주차석 몇개는 특별히 관리되고 있다.

일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 의해 확보토록 돼있는 장애인 전용 주차석 외에 회사 자체적으로도 업무용 차량을 위해 주차석 몇개가 더해진다.

장애인 전용주차석은 주차면에 전용표지가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어 법으로 허용된 차량만이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업무용 주차석은 주차할 수 있는 차량의 번호가 표시된 경우도 있지만 어떤 가시적인 표지도 없는데 암묵적으로 직원들의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다.

비바람이 제법 심한 날 건물 입구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걷다 보면 우산을 써도 끈적한 불쾌감이 느껴질 정도로 빗물에 젖게 된다. 자연히 입구에서 가까운 목이 좋은 주차석을 향하는 직원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이런 시선이 굳이 비오는 날 뿐이겠는가.

경영진의 편의를 위해 업무상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주차공간 일부를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관행은 70년대의 산업화과정에서 시작돼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졌다.

자동차가 대중화가 된 지도 어언 30여년, 이제 주차장에는 자동차 전시장처럼 다양한 종류의 차들이 뒤섞여 있다. 그 자동차들의 가격대와 차량별 운전자들을 살펴보면 회사 조직내 직급과의 상관성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조직체계의 수직적인 상하관계보다는 직원 개개인의 경제적인 능력과 상황에 따른 선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50년을 거쳐 오면서 어느 정도 경제적인 민주화를 이룬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주차장 안에서 보게 되는 것이다.

산업재해 사고사망자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정책도 ‘설비와 제도 관점에서 안전제일을 지향하는 회사의 다양한 정책들을 직원들이 안전제일 정신으로 실천할 때’ 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의 효과적인 실행과 함께 이 목표를 달성키 위해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더욱 필요한 이 시점에서 사내 주차장 운영 관행을 안전활동의 관점에서 되짚어 보자.

경영학의 ‘조직행동론’에서는 동기 부여가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이를 연구한 ‘2-요인 이론’에서는 동기부여를 내재적 요인(만족요인)과 외재적 요인(불만족요인)으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성장이나 성취, 또는 인정과 같은 내재적인 요인이 충족되면 동기부여가 되면서 직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 급여나 작업환경, 회사정책 등 외재적인 요인은 설령 충족이 되더라도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로 즉각 연결되지는 않는 반면에 충족이 되지 않으면 직무불만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이 이론은 가용자원이 제한적일 때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성취’와 같은 내재적 요인에 집중함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더해 외재적 요인으로 인해 직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쾌한 상황들을 제거함으로써 좋은 근무환경을 유지해야하는 이유도 시사한다.

따라서 이 두가지를 동시에, 즉 외재적 요인(직원들이 회사정책에 갖는 불만)을 제거하면서 그 결과가 내재적 요인(업적 인정, 성취감 고취)을 강화시켜 주는 방안이 있다면 훨씬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회사 경영진 등 소수의 지정된 사람만이 사용하는 지정주차석 운영 관행을 바꿔보는 것도 고려해 보자.

그 자리를 안전활동에 기여한 직원들에게 한두달 정도 공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주기적으로 기여도가 높은 직원들을 선정키 위해 회사는 제반 안전활동 성과를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연중 목표관리가 효과적으로 진행되는 동시에 직원들을 공개적으로 인정해 주는 프로그램이 된다.

이렇게 선정된 직원들이 사용하게 될 주차석 뒤쪽에는 안내판을 세워 직원의 이름과 함께 어떻게 안전활동에 공헌을 했는지 간단한 설명을 적어놓는다.

선정된 직원은 한동안 폼나게 즐기면서 외적 요인에 대한 불만이 자연스럽게 내적 요인에 대한 만족으로 바뀌어 안전활동에 대한 동기 부여가 한층 커지게 될 것이다.

안전활동에 기여한 업적으로 주차장 우대조치를 받게 된 직원이 때로는 동료에게 양보를 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하면 더 좋겠다.

이때에도 양보받은 사람의 이름과 함께 안전활동에 기여했던 직원의 이름까지 적어야 한다. 혹시라도 양보받게 된 사연을 궁금해 하는 직원들을 위해 몇자 더해 주는 친절함이 이 주차우대제도를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또 그동안 누려 왔던 편의성을 조직 전체의 안전활동을 독려키 위해 선제적으로 양보한 리더십을 향한 직원들의 존경심은 더욱 높아지리라.

이런 식으로 직원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는 관행들이 혹시 있다면 이들을 시대에 맞게 변화시켜 보자.

불만요인이 완화되고 직원들의 성취감을 높여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직원들의 동기부여가 강화돼 회사의 업무성과와 안전성과 모두가 향상될 것이다.

이런 사례가 누적되는 동안 직원들간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내부적으로는 부서·계층간 대화가 활성화된 조직문화로 더욱 성숙돼 갈 것이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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