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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인터뷰승인 2020.04.23 14:12 | 수정 2020.04.23 14:12
[인터뷰-이복희]재난안전교육연구소장자격증만 55개에 이르는 안전전도사

“안전은 아는 만큼 보입니다…
‘안전교육’ 하면 떠오르는 인물 돼야죠”

일반적으로 사고는 다양한 직·간접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한다. 따라서 사고는 단순히 개인이 조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야 예방할 수 있다. 또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공유해야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는다. 이러한 안전이론을 강조하는 이복희 재난안전교육연구소장은 ‘안전교육’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안전교육에 도움이 된다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공부한 덕에 요양보호사, 재난안전관리지도사, 소방안전관리자, 교통유도안전관리사, 성폭력예방교육사, 인성교육지도사, 인권교육지도사, 어린이안전관리지도사 등 총 55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안전신문은 안전교육 명강사로도 유명한 이복희 재난안전교육연구소장을 만나 안전교육에 대한 생각과 미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재난안전교육연구소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졌지만 그로 인해 현대인은 과거보다 빈번하게 재난에 노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도 치명적인 수준까지 커졌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폭염 등 자연재해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미세먼지 증가가 사회적 재난 수준에 이르렀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형화·복잡화되는 다중이용시설은 화재에 더 취약하며 산업단지에 밀집해 있는 화학공장은 유해화학물질 유출과 폭발사고라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재난에 예고란 없습니다. 예방만이 최우선입니다. 재난안전교육연구소는 이러한 재난사고를 미연에 방지키 위해 다양한 교육기법들이 필요하다고 느껴 만들게 됐습니다.

교육연구소에서는 뜻있는 분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며 재난안전교육 방법 등 안전교육 관련 자료를 만들고 실험실습교육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안전교육 명강사 제21호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이유로 강사라는 직업을 택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NGO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강사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1990년쯤 고양시에서 어린이 안전교육을 시작하면서부터 저도 모르게 안전이 몸에 배고 어느새 직업이 됐습니다.

처음 강의를 맡을 때는 요청하는 쪽에서 “이런 것 좀 해주세요”라고 주제를 줬는데 이제는 “혹시 이런 것도 할 줄 아세요?” “네,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강사님이 알아서 해주세요”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양보호사, 재난안전관리지도사, 소방안전관리자 등 55개의 다양한 자격증을 갖고 계신데 자격증은 언제부터 취득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1998년 YMCA에서 교육을 받다가 레크리에이션을 안전에도 접목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아 자격증을 취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그때는 자격증이라는 개념을 잘 몰라서 특별한 목적을 갖고 했다기 보다는 이왕 하는 거 제대로 배워 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시간과 금전을 투자하다 보니 공부에도 더 정성을 쏟게 됐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알게 되면서 안전분야 인맥도 넓어지고 주변에서 다른 자격증도 도전해 보라고 권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몇년동안은 소개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깊이 들어가다 보니까 ‘아, 이런 자격증도 갖춰야 되겠네’라는 필요성을 느껴 하게 됐습니다.

요양보호사, 재난안전관리지도사, 소방안전관리자, 교통유도안전관리사, 성폭력예방교육사, 인성교육지도사, 인권교육지도사, 어린이안전관리지도사 등 이번에 세어 보니 그동안 취득한 자격증이 55개나 됐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할 당시에는 과연 이게 나한테 필요할까 싶었는데 지금은 그때 도전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성을 갖게 되니 청중 앞에서 자신있게 강의할 수 있고 더 많은 강단에 설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안전교육’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되고 싶다며 안전이론을 강조하는 이복희 재난안전교육연구소장(오른쪽)이 박연홍 본지 사장을 만나 안전교육에 대한 생각과 미래 계획 등에 대해 밝히고 있다.

▲강의 주제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강의를 하는지 알려 주십시오.

―대표적으로 ‘교통과 생활안전’, ‘화재의 위험성과 안전수칙’, ‘산사태 예방’, ‘성희롱 바로 압시다’, ‘긍정적 마인드 형성과 변화 관리’, ‘건강한 의사소통’, ‘유괴 예방’, ‘노인 근로자의 안전’ 등이 있습니다.

20여년 전 우리나라 교통안전지수는 최악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교통안전교육을 비롯해 소방안전교육, 자연재난 안전교육을 했고 요즘에는 성교육, 인성교육, 인권교육까지 다방면으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남을 가르친다는 마음을 갖지 않습니다. 안전 안내자로서 동반자로서 청중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여라도 청중들이 부족하고 내가 잘나서 그들을 가르치기 위해 초빙받았다는 마음을 갖고 강단에 선다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낮아지는 것이 곧 높아지는 길이라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고 배운다는 자세로 임해 더 큰 수확을 얻고 있습니다.

봉사활동도 하고 있는데 저는 강의하는 사람이니까 안전교육을 받고 싶은데 예산이 없어 교육을 못받는 곳에 가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3년부터 노인대학에서 매달 안전교육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금까지의 강의실적이나 가장 감명깊었던 강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총 2500여회의 강의를 진행했는데 그 인원은 5만6000여명에 달합니다.

저한테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많은 분들께 안전을 알려드릴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모든 만남이 다 소중하지만 2009년에 한 유치원 원장님이 예산은 적지만 계절에 맞는 월별 안전교육을 해주면 좋겠다고 하셔서 나가게 된 강의가 떠오릅니다.

아이들이 유아기부터 의식주를 중심으로 한 건강·안전생활의 지식, 태도, 습관을 터득하게 되고 가정,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학습한 경험이 조화를 이뤄 안전습관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셨던 듯합니다.

4월에는 황사, 여름이면 물놀이나 수상 레저, 겨울에는 동절기 안전예방교육 등을 진행했습니다.

어느날 유치원에 갔더니 원장님이 “강사님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번에 우리 아이가 유치원을 졸업하는데 네가 가장 아쉬운 게 뭐냐고 했더니 ‘여기서 계속 안전교육을 받았는데 학교에 가면 이제 이런 교육을 못받게 돼서 아쉽다’고 그러더라고요”라는 말씀을 들려 주셨습니다.

아이들이 들을 때는 장난도 치고 그래서 아이들이 내 얘기를 듣고는 있을까 걱정했는데 장난을 하면서도 안전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었고 이제 들을 수 없어서 아쉽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뭔가 뭉클하면서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 제일 기분 좋은 것은 강의 중간 휴식시간에 본인들이 먹으려고 이것저것 준비해온 간식을 “강사님 이것 좀 드세요” 하고 나눠주실 때입니다.

내가 오늘 이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강의를 했구나 싶어 굉장히 뿌듯합니다.

또 강의가 끝나고 “안전교육하면 딱딱하고 지루할 줄 알았는데 상당히 재밌네요”라는 말씀을 해주실 때면 피곤함이 눈녹듯 사라지고 제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남들 앞에서 강의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듣는 사람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요.

―안전교육은 평생교육입니다. 예전에는 안전교육이 거의 없었죠. 어린이나 청소년 대상 안전교육을 주로 했는데 노인인구가 많아지고 이 분야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70대부터 80대, 90대까지 안전에 대해서는 ‘안’자도 모르셨던 분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처음에는 “앉아 있는 것도 힘들다”, “이걸 왜 들어야 하냐” 이랬는데 감사한 건 한번 들어보고 두번 들어보더니 저를 대하는 태도가 확 달라지셨습니다.

“또 듣고 싶어요”, “오늘 이 교육을 진작에 받았으면 전에 그런 사고가 안났을 텐데 이제야 알게 되네요”라고 말씀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어려운 용어 보다는 그분들이 이해하시기 쉬운 경험담을 통해 안전이라는 주제를 다룬 것이 효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 자리가 교육장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는 소통의 장이 되게 말입니다.

“남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안전 안내자이자 동반자로 청중과 호흡

교회 등 종교계에도 안전을 전파해
더 안전한 나라 만드는데 힘 보태고 싶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안전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그래서 늦깍이로 안전분야 대학원을 다녔고 앞으로도 자격증 공부를 계속할 것입니다. ‘안전교육’ 하면 이복희가 떠오르는 그날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특히 종교계에 안전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생애주기별 안전교육이 있습니다. 지금 사회 각 분야에서는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데 종교계에서는 아직 안전이라는 개념이 낯선 것 같습니다.

교회만 보더라도 고령화로 인해 나이 드신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교회 안 계단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 등을 듣고 볼 때마다 그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낍니다.

안전은 아는 만큼 보입니다. 이런 쪽에 안전을 많이 전파하고 그 사람들이 이런 교육을 받아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우리나라가 더 안전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용주 기자  dydwn723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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