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으로 3명을 살리고 떠난 황순현 씨 / 사진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평생을 나 보다 남을 위해 헌신한 삶을 살던 황순현 씨(남·61)가 마지막에도 장기기증으로 3명을 살리고 떠났다고 12일 밝혔다.

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황순현 씨는 지난달 20일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가 쓰러졌고 이를 뒤에서 오던 사람이 발견해 즉시 119에 신고했다.

이후 그는 보라매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구급차에서 1차 심정지가 왔고 응급실에서 2차 심정지가 와 가족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뇌사 상태였다.

평소 축구를 잘하고 즐겨했던 그였기에 심장마비는 갑작스러웠고 가족들은 치료를 포기하지 못해 다른 병원에도 찾아가보고 의사인 지인에게 문의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가 가망이 없다는 얘기였다.

다시 촬영한 뇌 CT에서 그전보다 더 상태가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가족들은 현실을 인식하며 고인의 뜻에 따라 결국 3월 2일 기증을 결정했다.

평소 운동을 같이 하던 지인에 따르면 황순현 씨는 친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16년간 모시고 2014년부터 6년째 처가 부모님을 간병하는 사람이었고 항상 차후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고 한다.

황 씨의 아내는 “가족과 남들을 위해 노력만 하다가 간 사람이기에 슬프지만 어디선가 행복하게 다시 태어나리라 믿는다”며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기억되길 바라고 기증을 통해 다른 누군가의 몸속에 살아 있는 것이니 우리도 함께 있는 것이라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이때에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기증을 결심해주신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드리며 이런 아름다운 나눔의 이야기로 사회의 온도가 좀 더 올라가길 희망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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