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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20.03.12 13:11 | 수정 2020.03.12 13:11
[기고-최준환]안전은 곧 실천입니다듀폰코리아(주) 아시아·태평양지역 안전부문 이사

“설비고장 등으로 인한 불안전한 행동은
 안전교육·점검 등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의도적인 절차 위반·의도하지 않은 휴먼에러는
 개인의 안전의식을 높여야 극복할 수 있어

 날마다 안전표지 따르려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궁극적으로 이러한 행동이 습관으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산업재해는 크게 줄어들 것”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종류의 안전표지를 접하고 살면서도 막상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 같다.

또 사고로 인해 다치고 나서야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

계단 주변에는 오르내릴 때 안전난간을 붙잡고 다니자는 의미의 안전표지가 부착돼 있는데 실제로 안전난간을 잡고 한계단 한계단 오르내리는 사람을 보기는 쉽지 않다.

이를 지적하기라도 한다면 난간을 붙잡고서 어떻게 이동할 수 있느냐는 장난기 어린 반박이 되돌아 오기 일쑤다.

하지만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왜 계단에서는 난간을 붙잡고 이동해야 하는지를 이해한다.

에스컬레이터에도 진입구와 중간부분에는 어김없이 손잡이를 잡으라는 안전표지가 붙어 있지만 칸칸이 서 있는 많은 사람 중 실제 안전한 자세로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이는 별로 없다.

행정안전부의 승강기 안전사고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13~2016년)동안 에스컬레이터에서 총 160여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200명 정도가 부상했는데 이 중 80% 정도가 발판에서 미끄러져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만일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탔을 때 안전난간만 제대로 잡고 있었더라도 상당수의 재해는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울산 명소 중 하나가 된 현대중공업을 찾는 방문객들이 정문에 들어설 때 시야에 확 들어오는 커다란 글자들의 조합이 있다.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되는 길이며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될 수 있는 길이다.’

1970년대부터 전국에서 모인 10대에서 50대까지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수많은 직원들을 하나로 결속시켰던 이 표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장소는 물론 작업장으로 연결되는 통로 또는 출입구쪽의 잘 보이는 곳에는 그 작업장에서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개인보호장구, 안전수칙 등을 한눈에도 알아볼 수 있도록 형상화한 다양한 종류의 안전표지가 부착돼 있다.

하지만 실제 산업재해 통계 분석자료에 의하면 전체 산업재해의 25%가 손(손가락 포함) 관련이며 머리를 다친 재해의 85% 정도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했고 청력 손실과 관련된 경우 99%, 즉 거의 다 예방이 가능했던 재해로 파악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을 확보키 위해 위험장소 또는 위험물질에 대한 경고, 비상시에 대처키 위한 지시 또는 안내, 그밖에 근로자의 안전·보건의식을 고취키 위한 사항 등을 그림·기호 및 글자 등으로 표시한 ‘안전표지’를 근로자의 판단이나 행동의 착오로 인해 산업재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작업장의 특정 장소, 시설 또는 물체에 설치하거나 부착토록 사업주에게 강제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안전표지를 제대로 부착하지 않았음이 원인 중 하나로 밝혀지면 사업주는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제대로 이행치 않았다는 이유로 더 제재를 받게 된다.

이렇게 사업주에게 부과되는 안전보건조치의무에 상응해 근로자들에게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사항과 산업재해 방지에 관한 조치를 따라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안전표지에서 요구하고 있는 개인보호장구 또는 구체적인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불안전한 행동으로 산업재해라는 불행을 겪는 걸까?

안전공학에서는 개인의 불안전한 행동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이해가 부족해서, 작업기량이 미숙해서, 절차를 따르기 싫어서, 휴먼에러, 보호장치의 고장으로 인한 것 등으로 분류한다.

이 중 몰라서, 못해서 또는 설비고장으로 인한 불안전한 행동은 안전교육과 설비점검 등으로 예방할 수 있겠지만 개인의 의도적인 ‘절차위반’과 의도하지 않은 ‘휴먼에러’에 의한 불안전한 행동은 개개인의 안전의식을 높여야만 극복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 개개인이 산업안전에 대한 생각을 능동적으로 바꿔 내가 건강해야만 나의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건강해 진다는 믿음으로 날마다 안전표지를 따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궁극적으로 이러한 행동이 습관화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산업재해는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될 것이다.

또 이러한 노력은 산업현장은 물론이고 도로, 공공건물과 공중이용시설 등 일상생활에서도 이어져야 한다.

한번 더 강조하지만 산업현장은 물론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보이는 안전표지가 듬성듬성 스쳐 지나가도 상관없는 의미없는 장식품으로 머물러 있다면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기본이 잘 다져진 ‘안전문화’는 한낮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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