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규정 지키지 않아 공사 후 석면이 미세하게 흩어져 버려”

경기도 수원의 A초 급식실 모습 / 사진 = A초 학부모 제공.

경기도 수원의 A초등학교 학부모들은 23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내 1급 발암물질인 석면 해체제거 공사 중 무방비로 석면이 훼손되고 비산(날아 흩어짐)됐다”며 “즉각 공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A초교는 지난 17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석면 해체제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제거 대상 면적만 5천390㎡에 달한다.

학부모들은 “교실 천장의 석면 텍스를 떼어내기 전 내부 집기를 빼내는 과정에서 석면이 훼손돼 교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걸 학부모 모니터단이 발견했다”며 “건물 1∼5층 교실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석면 텍스인 천장에 부착된 시설물을 떼어낼 때는 교실 바닥부터 벽면까지 비닐로 틈새 없이 보양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 같은 규정을 어기고 선풍기와 방범 용품 등을 철거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급식실 천장의 훼손은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A초교 석면 해체·제거 공사 모니터단의 한 학부모는 “배기 후드를 뗀다며 석면 텍스를 마구 훼손해놨다”며 “청소를 한다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석면 입자가 얼마나 완전히 제거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또 “본격적인 석면 해체 작업을 앞두고 헤파필터(공기 중 미세입자를 걸러내는 정화 장치)가 있는 청소기로 청소해야 하는데 이런 사전청소 방법부터 지켜지지 않아 학부모들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교실 및 급식실 내 석면 날림 정도를 정밀 측정하고 모두 제거한 뒤 규정대로 석면 제거 공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교육환경개선과 관계자는 “해당 학교가 석면 해체제거 공사 중 규정에 어긋난 점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며 “학교, 학부모들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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