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부길 한국안전보건기술원 대표이사

정부는 2020년까지 산업현장의 사고사망사고 절반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나 다른 직종에 비해 건설분야 사망사고는 좀처럼 줄어 들고 있지 않다.

사고가 줄어 들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제일 큰 문제는 건설공사를 계획하고 시공을 지휘하는 감독기관과 특히 최일선에서 협력사를 지휘하는 관리감독자의 안전참여 부족이 제일 큰 원인이라고 본다.

산업안전보건법 및 건설진흥법에서도 관리감독자의 임무를 보면 안전의 가장 중심 역할을 하는 사람이 관리감독자로 돼 있지만 오늘날까지 법을 집행하는 행정기관과 시공사에서도 관리감독자의 안전업무와 관련해 감독을 제대로 안했기 때문에 재해를 줄이는데 실패한 것이다.

듀폰이 세계에서 안전을 가장 잘하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보면 리더의 솔선수범과 함께 관리감독자의 지속적인 실행이 있었기에 오늘날 안전을 핵심가치로 한 기업철학이 구축된 것이다.

훌륭한 매뉴얼을 갖춘 것만으로는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직접 실행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원칙을 관리감독자가 앞장서서 협력사와 근로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관리감독자가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협력사 및 근로자 또한 움직이지 않는 건설환경문화가 존재하는 한 이것이 전제돼야 불안전 요소의 철저한 예방과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관리감독자가 토목·건축업도 하면서 안전 및 보건업무를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만으로 그들의 업무이행 감독을 소홀히 해왔다.

이것이 오늘날 사고예방에 실패한 원인임을 인정하고 내년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에서 법 제20조 안전관리자 등의 지도·조언항목(안전 또는 보건에 관한 기술적인 사항에 관해 안전관리자 및 보건관리자가 지도·조언하는 경우에는 이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에 대해 법 집행기관의 철저한 감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또 관리감독자가 안전 및 보건관리자의 지도·조언에 관한 조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솔선수범하는 것이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

산업현장 최일선에서 작업을 지시하고 계획하고 관리감독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관리감독자의 의지에 따라 그 현장의 안전 및 보건도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관리감독자는 안전관리자나 보건관리자 및 협력사가 안전을 스스로 잘해주기를 바라지 말고 협력사를 동반자 같은 마음으로 대하고 제도를 협력사에게 맞춰야지 협력사에게 제도를 맞추기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

또 협력사와 근로자의 잘못은 무지와 방심이기에 그것을 제대로 인식시켜 줄 사람도 관리감독자다.

21세기 관리감독자는 배고픈 펭귄이 먹이를 잡기 위해 빙하 끝에 빼곡히 모여 바다 속에 있을지도 모르는 보이지 않는 천적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느 한마리 쉽사리 뛰어들지 못할 때 제일 먼저 물속으로 뛰어드는 첫번째 펭귄처럼 협력사를 설득하기 보다는 먼저 실천하고 모범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 가는 진정한 관리감독자가 돼야 협력사들도 관리감독자의 지시에 따를뿐 아니라 안전 및 보건에도 적극 참여하게 될 것이다.

건설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리감독자 모두가 퍼스트 펭귄이 돼 협력사 및 근로자들의 명예나 자손심을 지켜주기 위해 콩나물시루에 지속적으로 물을 주듯 근로자의 마음을 꾸준히 움직일 수 있도록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지식 등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공감대를 이끌어 내야만 틀에 맞춰진 안전활동이 아니라 협력사 및 근로자 스스로 건강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생각이 들어 올바른 행동을 하게 돼 그 현장의 안전문화로 자리잡아 안전사고 또한 예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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