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을 모아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을 후원하던 체조 꿈나무가 장기기증으로 8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일 운동 중 머리를 다쳐 119를 통해 삼성창원병원 응급실로 급히 이송된 후 의료진들의 혼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뇌사상태가 됐던 9살 故 최동원 군이 심장과 폐, 간, 신장, 췌장, 각막 등을 기증해 8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5일 떠났다고 밝혔다.

평소 어린 나이지만 어린이를 돕는 후원단체에 본인 이름으로 후원금을 내는 등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최 군이었기에 어머니는 슬픔 속에서도 “우리 아이는 비록 치료를 해도 살지 못하지만 다른 아이들을 여러명 살릴 수 있다는데 어떻게 한줌 재로만 남기겠느냐”면서 기증을 결심했다.

2남 중 막내로 태어난 최군은 형제간에 우애가 매우 좋고 주변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며 리더십도 뛰어나 따르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한다.

2살 터울의 형이 체조부라서 체육관을 다니다가 자연스럽게 체조를 시작하게 됐고 그러다 여서정 선수의 경기를 보고 감명을 받아 자신도 형보다 먼저 메달을 따서 엄마에게 드리겠다고 말하곤 했다고 한다.

최군은 베풂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본인 물건도 친구들에게 스스럼없이 나눠줄 정도로 나눔과 봉사를 좋아했다.

어느날 TV에 굿네이버스 광고에 나오는 아이들을 보고 자기도 그 친구들을 돕고 싶다고 엄마에게 부탁해 자기 용돈으로 정기 후원을 할 만큼 따뜻한 심성을 가진 아이였다고 한다.

최동원 군의 어머니는 “기증으로 다른 사람이 생명을 이어간다면 동원이는 비록 죽지만 죽음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지 않겠냐”며 “동원이 장기를 받은 분들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원현 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9살 어린 꿈나무의 가슴 아픈 기증 소식을 들으며 안타까움과 감사함이 교차한다”며 “사랑하는 아들을 기증하기가 쉽진 않았을 텐데 결심해 주신 부모님께 동원군으로부터 장기를 받아 새 삶을 살게 되는 환자들을 대신해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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