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전문가 육성 등 범국민 프로그램 개발 대한민국 안전DNA 바꿀 안전문화운동 펼쳐야”

“지진·태풍 등 재난현장 어디든 달려가
조그마한 힘이나마 보태고 싶은 마음이
안전기동대원들의 한결같는 모습입니다”

경북안전기동대는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민간인이 모여 구성된 재난안전활동 전문 구조단체다. 이 단체의 2대 대장인 류재용 안전기동대장은 지난 2년여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얼마전 3대 대장에 재선출됐다. 안전신문은 평소 생업에 종사하다 재난 발생시에는 신속히 현장에 출동해 초동 대응하는 기동대의 생업·현장활동 조율방법과 경북재난안전네트워크의 상임대표로도 활약하고 있는 류재용 대장을 만나 안전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먼저 3대 대장으로 재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2년여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운영위원회에서 회의 후 재선출되신 만큼 감회가 새로우실텐데요. 2대 대장으로 선출되셨을 때와 다시 한번 3대 대장으로 나설 때의 소감이 다르실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축하받을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감사합니다. 먼저 재임하게 돼 기쁘게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해달라는 뜻으로 알고 저와 함께 재난현장에서 동고동락했던 경북안전기동대 대원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경북안전기동대는 우리나라 최초로 구성된 재난안전활동 전문 민간단체입니다. 평소에는 생업에 종사하다 재난 발생시 신속한 출동으로 재난 수습을 하는 만큼 생업과 현장활동의 조율이 필요할텐데요, 기동대의 운영 방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경북안전기동대는 안전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대한민국 최초의 재난대응 민간T/F팀입니다. 최초 팀원은 민간 124명으로 2011년 6월 22일 창설됐습니다.

이후 2011년 전남 광양 산사태 피해마을 복구활동을 시작으로 2016년 9월 경주 지진이 발생하면서 기동대원 증원의 필요성에 따라 정예대원 200명으로 확대 개편했습니다.

안전기동대원은 국가관과 사명감, 그리고 봉사정신이 투철해야 합니다.

또 안전분야 자격증 및 특수면허증 등 최소 1개 이상의 소지자 및 재난현장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원들은 평소 자신의 직장 등에서 활동을 하는 한편 자신들이 소속하고 있는 단체에서 활동을 하지만 재난 발생시 신속하게 최우선으로 안전기동대 출동명령에 따라 현장으로 출동, 인명구조·구급 등 재난현장 확산 방지와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대장님은 경북재난안전네트워크의 상임대표도 맡고 계십니다. 경북재난안전네트워크의 활동에 대해 설명 부탁드리며 이 활동들이 기동대를 운영하는데 있어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자세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2002년 4월 ‘경북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을 시작으로 2006년 11월 ‘경상북도재난안전네트워크’ 결성을 하면서 2011년 6월 경상북도 안전기동대를 창설해 현재 3개 단체의 각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처음 경북안실련 활동시 안전교육과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시민활동을 하면서 안전 전문성의 한계에 직면하고 다방면의 민·관·산·학을 중심으로 협업관계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후 20개 기관·단체를 결성해 재난현장 및 안전문화활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한편 경북도내에서 대형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과정에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치 않고 행정기관의 업무 한계에 부딪치면서 민간기구인 인명구조·구급 및 재난활동가 등 전문 인력풀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재난안전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20개 기관·단체에서 4~5명 정도 추천을 받아 소정의 심사를 통해 대한민국 최초로 최고의 재난대응팀인 ‘경상북도안전기동대 STF(Safety Task Force)’팀을 조직해 운영하게 됐습니다.

▲경북안전기동대는 2017년 11월 포항지진이 발생한 후 12월까지 한달동안 지속적으로 사고지역에 출동해 구호물품 관련 업무·철거 지원작업 등을 실시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언론에서도 경북안전기동대의 최고 활동으로 포항지진활동을 꼽고 있는데 당시의 상황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포항지진의 사례를 보면 행정기관에서의 민원업무 폭주로 담당부서가 지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북안전기동대가 현장에 투입돼 재난발생지역 읍·면에 접수된 민원을 챙기면서 경중에 따라 우선순위를 선정, 개인주거시설 및 공공시설을 찾아 45일간 주택 및 담장해체 등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현장에 들어 가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위험에 노출된 시설물을 처리하는 과정들은 공사현장을 방불케 하는 고강도의 작업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누구 한사람 뒤로 물러나 불구경은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조그마한 힘이지만 무엇이든 돕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이러한 마음과 생각들이 감히 저희들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장님께서 진행하신 지원업무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재난현장에서 활동을 하면서 각 기관·단체에서 엄청난 인력들이 현장에 투입됩니다.

경북안전기동대에서 활동하던 중 일부 주민들과 기관장들이 타 기관단체에서 지원하는 것을 거부하고 경북안전기동대에서 직접 작업요청을 많이 받았습니다.

실제 다른 현장에서의 작업 종료를 기다렸다가 민원인의 손에 이끌려 민원을 해결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2011년 8월 전남 광양시 진상면 산사태로 토사가 마을을 덮쳐 재난현장에 70명을 동원해 2일간 복구활동을 했는데 당시 광양시청에 근무하던 사무관이 광양시청 안전도시국장으로 승진해 광양시 소속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포항 양덕 한마음체육관으로 저의 이름을 부르며 찾아주시기도 했습니다.

또 2018년 경북 영덕군에서 콩레이 태풍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역민들에 대한 재난현장에서 23일간 복구활동을 하던 중 저에게 대상포진이 찾아와 현장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견디지 못해 S병원을 찾았습니다.

원장님께서 고통이 심할 텐데 안정을 취하라며 진료를 받고 병원 문을 나서는데 진료비 일체를 받지 말라며 ‘우리 지역을 위해 멀리서 이런 고통까지도 감내하면서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에게 우리 지역민들은 이런 거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며 웃으시던 모습이 아직도 가슴 따뜻한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영덕 재난복구활동 마지막날 안전기동대만을 기다리며 도움을 요청했던 마을에서 작업 종료시 동쪽 하늘에서 무지개가 펼쳐지는 광경을 보며 ‘좋은 일에는 하늘도 감동을 하는구나’ 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평생 재난안전업무를 진행해 오면서 정부 차원에서 이것만은 개선시켰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사회의 안전지수는 어느 정도일까 궁금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국민을 위한 안전교육, 재난대응훈련, 안전대진단, 안전문화캠페인 등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지만 그 실효성이 어느 정도일까, 과연 실현 가능성은 있을지 문제를 제기하면 궁금증만 증폭될 것입니다.

저도 안전교육 등 예방, 대비, 대응, 복구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들은 받아들일 자세가 돼있는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대부분의 행정기관에서 사업 추진실적 위주의 사진 한장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그리고 정권이 바뀌고 단체장이 바뀌면 어김없이 수많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하지만 실현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국민들에게 미칠 영향은 고려하지도 않은 채 안전관련 위원회, 자문단체 등의 강제력을 동원해 관리도 하지 않으면서 사문화시키는 업무들…. 이제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 등록돼 있는 자원봉사자가 1억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특히 지방에서의 역할은 한계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고 자원봉사자의 중복 참여로 유사시 동원에 필요한 인적 자원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국가와 개인의 재산을 보호코자 하는 만큼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재난전문가를 육성하는 범국민적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새마을운동과 같은 안전문화운동으로 대한민국 안전DNA를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안전선진국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다른 사람이 변화되기를 기다리지 말고 나부터 작은 안전수칙 하나부터 실천해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안전을 습관화해 안전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도록 힘모아야”

▲끝으로 안전을 위해 재난안전 관계자들과 국민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에 안전관련 기관·단체와 안전전문가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각 분야·영역별로 수많은 전문가들이 있는데 후진국 수준의 안전사고, 국민들의 안전문화지수는 왜 바뀌지 않을까요.

이론과 생각은 세계 어디에도 뒤처지지 않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에는 굉장히 옹색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은 변하려 하지 않고 남들이 변화되기를 바랍니다. 과연 그들이 안전전문가일까요?

설문을 통해 답을 들어보면 귀찮아서, 힘들어서, 시간이 없어서, 나는 특별하다는 잘못된 자신감, 편견 등의 이유들이 맞물려 후진 안전문화를 면치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아직도 늦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변화되기를 바라지 말고 나부터 변화시키고 좋은 기술과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각종 재난으로 소중한 생명·재산을 잃어서야 되겠습니까?

엄청난 국민혈세로 만들어 놓은 시설물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지 않도록 소중한 안전문화를 발전시키는 산실로 만들고 아주 간단하고 사소한 안전수칙 하나부터 지켜 대한민국이 안전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동참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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