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름. 건설공사 현장의 지상 4층 비계 작업발판 위에서 청소작업을 하고 있던 A씨는 갑작스레 위에서 떨어진 철근을 맞았다.

위층에서 철근이 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던 A씨는 8층에서 떨어진 2.4m 길이의 철근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위를 볼 수 없는 근로자들이 낙하물 추락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고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낙하물 재해를 막기 위해 토보드(발끝막이판)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지금도 끊임없이 연구 개발과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배정하 성봉안전 대표<사진>.

그는 2007년부터 토보드 개발을 시작해 건설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배 대표가 최근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대책을 발표하는 추락재해 예방에 대해 오래전부터 집중하고 연구한 이유는 산업재해의 고통을 눈앞에서 겪었기 때문이다.

협력업체 근로자로 공사를 하던 고향 친구가 일하던 현장에서 근로자가 낙하물로 인한 중대사고를 당해 후유증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그는 낙하물 추락재해 예방 제품에 대해 밤낮으로 고민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가 개발한 토보드는 원래 육상 종목 중 한가지인 포환던지기 경기를 할 때 선수들이 서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경기장 바닥에 나무로 설치하는 발막이판을 말한다.

배 대표는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건설현장에서 각종 공구와 자재의 낙하사고를 예방하는 안전용품으로 토보드를 개발했다.

우리나라의 기존 발끝막이판 용도의 제품은 철판을 절단해 설치·해체, 근로자 작업과정 중 통행시에 날카로운 모서리 부분에 근로자들이 다치는 사고가 종종 발생되는 등 작업시 각종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개발된 제품이 바로 성봉안전의 토보드다.

토보드는 고도의 압축성형기술에 의해 가볍고 충격 및 약품성에 매우 강한 PE재질인 일체 준공식 원자재로 구성돼 생산되며 운반·설치·해체가 쉽기 때문에 작업시간 단축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또 부식이 없어 반복해 사용할 수 있고 강력 반사테이프 부착으로 지하층 어두운 부분과 야간 식별이 용이하며 현장 안전관리비 사용가능 품목이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경제적이다.

성봉안전의 ‘B/T용 토보드’는 기존 사업장 안전난간 하부, 현장 구조물에서의 발 헛디딤과 공구자재 등 낙하를 막아줘 떨어진 것을 다시 주우러 내려가는 반복된 수고를 덜 수 있어 작업능률 향상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B/T 비계용 토보드’는 고소작업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작업몰두 중 발끝이나 낙하물 걱정없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고 위험표시 역할을 해주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토보드는 기존 사업장, 건설공사현장의 정리정돈된 이미지 효과도 줄 수 있어 ‘안전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이러한 이점을 가진 토보드는 10년 전 개발 당시에는 안전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미미한 납품을 했었지만 배 대표가 지속적으로 발로 뛰며 홍보한 결과 현재는 대기업 사업장과 국내 대형건설사 공사현장에는 대부분 설치되고 유럽,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 등 해외 공사현장에서도 선호하는 제품으로 각광받게 됐다.

또 지난해에는 국내 물류회사 전국적인 교통요충지에 위치한 허브터미널 여러곳에 L-토보드가 다량으로 공급돼 설치됐다. 특히 최근에는 배 대표는 타워크레인 회사로부터 토보드 설치 문의를 자주 받고 있다.

2016년부터는 타워크레인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안전난간 기준이 대폭 강화됐는데 특히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안전을 위해 카운터집 보도부분에 토보드를 설치하게 됐기 때문이다.

산업현장에서 한뼘의 틈을 막는 것으로도 안전에 있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생각에서 개발해낸 토보드가 10년이 지나 환한 빛을 밝히고 있다.

2019년초부터는 엘레베이터용 토보드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엘레베이터 설치와 유지보수 공사시 주변에 설치하는 엘레베이터용 토보드는 Otis 엘리베이터와 국내 대형 엘리베이터 제조·설치회사에 공급된다.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대형 엘리베이터 설치팀에서의 문의가 꾸준하다.

또 지난 5월말에는 스페인의 현지 리모델링 업체 요청으로 토보드 제품을 직접 스페인으로 보냈다.

“본인이 하는 사업에 자신감과 사명을 갖고 임하면 보람도 그만큼 커집니다. 국내외 많은 사업장에서의 낙하물 사고를 예방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배 대표는 말한다.

모든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재해, 특히 중대재해는 안전과 함께 기업의 이윤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눈앞에 이익에 급급해 조그마한 안전사고도 소홀히 하면 기업의 이미지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와 있다.

배 대표는 사업장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바로 회사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일이며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관리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도 그는 사업장 근로자의 생명, 가정을 지키고 나아가 사회와 국가를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성봉안전에서 그 책임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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