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이송후 치료 받지 않고 종적 감춰…경찰·출입국관리소, 행방 수소문

사진 = 연합뉴스.

14일 강원 속초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공사용 승강기(호이스트) 추락사고로 다친 외국인 근로자 2명이 병원으로 옮겨진 뒤 치료를 받지 않고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불법체류자 신분이 탄로 날 것을 우려해 사라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출입국관리소와 함께 행방을 찾고 있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 A씨와 B씨는 사고 당시 지상에서 작업 중 승강기가 추락하면서 발생한 파편 등에 찰과상을 입었다.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고, 스스로 걸을 수 있어 '경상'으로 분류된 두 사람은 구급차를 타고 속초의료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두 사람은 병원 도착 직후 의료진으로부터 치료 안내를 받은 뒤 사라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두 사람은 불법체류 신분 탓에 치료를 받지 않고 종적을 감췄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40대 초반으로 우즈베키스탄 또는 키르기스스탄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공사장에서는 '악일'과 '노리깨'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나 본명인지 확실하지 않다.

경찰은 "채용을 알선한 사람이나 채용한 사람을 수소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일로 지난달 삼척에서 발생한 승합차 전복사고 당시 가벼운 상처를 입은 태국 국적 외국인 근로자 3명이 현장을 떠난 바 있다.

일거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의 사연이 함께 알려지면서 '코리안 드림'의 가슴 아픈 단면이 드러났다.

당시 경찰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교통사고 피해자인 점을 고려해 출입국관리소에 불법체류자로 신고하지 않았다.

이들이 머물렀던 충남 홍성군에서도 병원이나 집에서 치료를 받은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에게 의료비를 지원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인도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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