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에서도 너나 없이 안전부터 챙겨··· '사람 중심 안전관리' 원하청 한마음

자동차, 조선, 건설업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철강산업이라는 든든한 밑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킨 철강산업은 철광석과 스크랩을 고열로 녹여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타업종 보다 많은 산업재해가 발생하고 있는 안전취약 산업이기도 하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사람 중심의 안전관리를 통해 원하청이 상생하는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여름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열기 속에서 소음과 분진을 이겨내며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현장을 안전신문이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포항공장만의 안전대회 ‘치공구 경진대회’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는 원하청의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특별한 안전대회가 있다. 바로 ‘안전 공감대 형성을 위한 포항공장 치공구 경진대회’다.

치공구는 제품의 치수를 통일시키거나 절삭 공구의 작업을 용이하게 해주는 등 각종 제품을 생산할 때 사용되는 공구류를 말한다.

포항공장과 같은 제철현장은 철을 다루는 일이 주가 되는 만큼 스패너, 렌치, 망치 등 다양한 치공구들이 사용된다.

치공구 경진대회는 이러한 치공구들을 현장 여건에 맞춰 안전하고 편안하게 개선한 사례를 발표하는 대회다.

올해부터 시작된 치공구 경진대회는 포항공장의 원하청이 모두 참여하는 대회로 모두 83개팀이 참여했다.

1·2차 예비심사를 거쳐 지난 5월 20일 경진대회 본선이 진행됐다.

본선대회 입상팀의 사례는 6월 전시회를 통해 공유됐다.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작업이 많고 거대한 중량물을 주로 다루는 포항공장에서는 규격품으로만 생산되는 볼트, 너트 등을 해체할 때 일반적인 작업공구로는 해체가 불편한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무리하게 기존에 사용하던 해머, 렌치를 이용하다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거나 해머자루 파손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도 높다.

한 참가팀은 이러한 사고예방을 위해 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너트에 맞춰 렌치를 개량하는 등 조립공구를 개선했다.

이러한 개선방안은 해머 작업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 및 작업자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시켜줄 뿐 아니라 작업시에도 작업시간을 단축시켜주는 효과를 보였다.

‘안전이 최우선이다’라는 일념 아래 진행되는 치공구 경진대회는 안전은 물론 생산성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해내는 포항공장만의 특별한 원하청 상생안전활동이다. 

작업표준 및 위험성평가 제·개정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작업표준 및 위험성평가를 제·개정하는데 힘쓰고 있다.

사소한 부분부터 철저하게 관리해야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작업장의 근본적 위험요소부터 조사하고 관리키 위해서다.

이를 위해 ‘Safety Keeper’라는 사내 온라인 시스템을 활용해 작업표준과 위험성평가 현황을 전직원이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

또 정확성을 더하기 위해 A조 작성, B조 검증, C조 점검 등 교대조간 순환적으로 업무를 분담해 검증과정을 거치고 있다.

작업에 변경사항이 생길 경우 수시로 개정을 하고 있으며 매월 정기점검과 개정을 통해 안전점검에 누락사항이 없도록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 있다.

아울러 격주로 열리는 안전회의를 통해 월별 계획 및 실적을 파악해 작업자들의 관심이 멀어지지 않도록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관계자는 “작업표준과 위험성평가는 안전관리의 가장 기본이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런 확고한 재해예방시스템은 실질적으로 재해를 예방하는데 효과를 보고 있으며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실감하게 하고 있다.

안전은 자발적 참여·공감이 중요

또 다른 현대제철 포항공장만의 특별한 안전관리 방법이 있다. 바로 작업자들의 안전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제도가 있더라도 작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지 않으면 효과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지시나 명령이 아닌 공감할 수 있는 안전문화를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첫번째는 안전 심리검사다. 작업자 개개인의 심리상태를 설문을 통해 분석해 작업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안전작업에 대한 자각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고 있으며 결과를 토대로 중점관리 인원을 선정해 집단 심리상담교육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사내 캠페인 외에 올해로 5년째를 맞이하는 ‘안전 그린벨’과 ‘안전사진 공모전’, ‘안전UCC 공모전’ 등이 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안전에 대한 관심과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나아가 마음속 깊이 ‘안전마인드’를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 김수섭 현대제철 포항공장 안전환경팀장

“7대 핵심안전활동으로 모든 구성원 안전공감대 형성
안전이 습관으로 자리잡을 때 안전한 사업장 이뤄져”

▲먼저 팀장님께서는 안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안전철학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합니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저의 안전철학입니다.

하인리히법칙에 따르면 1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키 전에 29건의 경미재해와 300건의 무상해 사고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안전사고는 대수롭게 넘길 수 있는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기본적이고 사소한 부분부터 관심을 갖고 바로잡으면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관리키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그전에 먼저 선행돼야 할 부분은 바로 ‘참여와 관심’입니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작업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효과를 발휘키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업자들의 공감을 얻고 자발적인 안전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만의 독특한 안전관리 방침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현대제철은 안전교육, ILS, TBM, 작업표준 및 위험성평가, 안전작업허가, 행동기반 안전관리, 아차사고 발굴을 ‘7대 핵심안전활동’으로 규정하고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안전교육 성과를 확인키 위해 퀴즈대회, 설문지 작성 등을 실시해 효과를 파악하고 있으며 정비나 보수시에 설비 작동으로 인한 협착사고를 예방키 위해 작업전 ILS를 실시 및 점검하고 있습니다.

또 작업전에는 작업자들에게 작업내용 및 위험요소를 인식시키고 안전작업 방법을 교육할 수 있도록 TBM 결과를 매일 확인하고 있으며 작업표준은 신입사원이 보고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작성하고 추가적으로 표준을 발굴 및 위험성평가를 실시해 위험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모든 보수정비작업에는 안전작업허가를 발행 및 승인해 사전에 안전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에 의한 사고가 많기 때문에 행동기반 안전관리를 위해 동영상 촬영 등의 방법으로 불안전한 행동을 확인하고 개선하고 있습니다.

또 잠재적 사고가 안전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아차사고를 별도로 집계해 원인분석 및 대책수립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공장 근로자들의 안전마인드를 고취하고 안전문화를 형성키 위해 추가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피로, 수면부족, 고민, 인간관계 등 작업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에는 안전심리검사를 통해 작업자의 심리상태를 분석하고 집중력 저해 인자를 제거함으로써 작업집중도를 높여 주고 있으며 안전분임조 활동 지원 및 캠페인, 작업표준 윤독회, 타공장 견학 등 안전에 대한 지식과 관심을 유도하고 치공구 경진대회를 통해 작업자들이 직접 사고위험이 존재하는 작업들을 찾아내고 스스로 개선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7대 핵심안전활동 및 안전공감대 형성을 위한 추가적인 활동을 통해 안전 기본을 체질화해 현대제철만의 안전문화가 형성되면 비로소 안전한 공장이 만들어진다 생각하고 안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원·하청 상생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앞으로 어떤 일들을 진행하실 것인지 밝혀 주십시오.

―안전은 ‘모든 사람의 권리이자 책임’이라는 마음을 갖고 원하청 구분 없이 안전에 대한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하청에서 안전시설 또는 환경 개선이 필요할 경우 VOS(Voice Of Safety)로 의견을 청취해 원청과 같은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활동을 하고 있으며 모든 안전활동은 원청과 동일한 목표와 방침으로 안전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협력사 협의회를 통해 안전의견 공유의 장 및 안전활동을 서로 공유해 모든 협력사가 같은 수준의 안전관리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정기적 합동 안전순찰을 통해 현장의 주요 위험요소를 찾아내고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 안전UCC 경진대회, 가족인사 동영상, 안전그린벨 활동 등 원하청이 함께하는 안전문화 활동들을 통해 ‘안전한 공장’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끝으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원·하청 노동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전에 대한 노력의 결과는 하루아침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가시적 결과에 집중하게 되면 지금 우리의 노력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거나 회의감이 들 수도 있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입니다.

매일 출근해 기본적인 안전을 지키고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배려하고 안전을 서로 지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전에 대한 우리의 노력들이 직원 한명 한명에게 뿌리깊게 박혀 안전이 당연하게 느껴지고 습관으로 자리잡을 때 비로소 안전한 공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철강공장은 다른 업종에 비해 더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입니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과 동료들이 출근할 때 모습 그대로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 안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