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은 운이나 요행이 아니라 반드시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

“1일부터 일주일간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52회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 통해
‘함께 지킬 안전, 모두가 누릴 권리’
국민 모두가 실천하는 계기 됐으면”

정부는 2022년까지 자살·교통사고와 함께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을 절반 수준으로 감축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에 추락사고 예방, 원하청 상생안전 확보 등 노동자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안전보건공단의 임무도 막중해졌다. 안전신문은 산업안전보건 최대 축제인 ‘제52회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을 맞아 “안전은 노동자가 반드시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인 권리”라고 강조하는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의 생각을 들어봤다.

▲우리나라의 산재현황 설명과 평가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작년 한햇동안 일하다가 다치거나 질병에 걸린 노동자는 10만여명입니다. 이 중 산재 사고사망자는 971명으로 하루에 약 3명이 일터에서 일을 하다 사고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절반 가량이 건설업(485명)에서 발생했으며 제조업(217명), 서비스업(154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라마다 산업재해를 판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산업재해 발생빈도를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려우나 노동자 1만명당 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나타내는 ‘사고사망만인율’은 0.51로 일본, 독일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게 나타나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1월 정부에서는 2022년까지 산재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국정목표 달성을 위해서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어떠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정부의 산재 사망사고 절반 줄이기 정책에 따라 우리 안전보건공단에서도 지난해 5월부터 비계에서의 추락, 지게차 충돌, 밀폐공간 질식 등 사망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은 재해를 예방하는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 특별대책을 마련하고 ▲사망사고가 많이 나는 곳(추락) ▲사망사고 급증이 예상되는 곳(화학공장, 조선업)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불량 사업장에는 고용노동부 감독을 요청하는 등 강력한 법 집행을 연계해 산재예방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먼저 화학설비 정비·보수작업 중에 발생하는 끼임과 추락, 화재·폭발로 인한 사망사고를 예방키 위해 화학공장을 집중 관리하고 있습니다. 정비를 위해 협력업체와 인력이 단시간에 몰려 산재예방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어 화학공장이 집중된 3대 석유화학단지(울산, 대산, 여수)를 중심으로 월 1회 이상의 기술지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선박건조 물량 증가로 인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9대 대형 조선소를 밀착관리하고 있습니다. 작업공종이 수시로 생기고 바뀌는 조선업 특성에 따라 동일 현장을 격주 단위로 방문해 추락예방시설의 설치 상태와 개인 보호구 착용 여부 등을 지속 점검하고 있습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추락 사고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예방키 위한 공단의 대책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산재 사고사망자 중 약 절반이 건설업에서 발생했고 이 중에서도 절반 이상인 290명이 추락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안전보건공단은 산재 사고사망자 절반 감축을 위해서는 건설업 추락 사망사고 예방이 최우선이라 판단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건설업 추락 사망사고의 4분의 1이 비계설치 대상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어 불량한 비계 대신 안전한 작업발판과 안전난간 설치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소규모 건설현장에는 시스템 비계 설치자금 일부(50~65%)를 최대 2000만원 한도로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지원예산은 3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를 증액했습니다.

또 공사금액 120억원 이상의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제출 대상 건설현장 중 위험등급이 높은 현장에 대해서는 월 1회 이상의 수시 점검을 실시해 추락재해 위험이 존재하는 비계·작업발판·개구부 등을 집중적으로 감독하고 있습니다.

이달부터는 사망사고가 다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단지 및 건설현장 밀집지역 등에 안전패트롤카를 배치해 수시로 안전을 점검하고 출동하는 체계를 구축·운영할 예정입니다.

▲여름철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해는 무엇이며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했나요?

―최근 5년간 온열질환 산업재해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로 대부분이 옥외작업 빈도가 높은 직종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전보건공단은 고용노동부와 함께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물, 그늘, 휴식)을 사업장에 알리고 노동자 보호를 위해 실천할 것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 지자체 및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네트워크와 TV·라디오캠페인 등 방송 및 온라인을 통해서도 기본수칙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여름철 높아진 기온으로 인해 맨홀·오폐수처리장 등과 같은 밀폐공간에서 질식재해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질식재해는 일반사고에 비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월등히 높아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질식재해를 예방키 위해서는 밀폐공간의 질식 위험성을 작업자들에게 충분히 알리고 무단으로 출입하는 것을 금지해야 합니다.

밀폐공간 출입 전과 출입 중에는 반드시 환기팬을 가동시켜 충분한 환기가 이뤄져야 하고 수시로 산소와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야 합니다. 환기팬 가동이 어렵거나 질식재해자를 구조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공기호흡기나 송기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안전보건공단은 지난해부터 질식 사망 3대 영역(공공하수, 콘크리트 양생, 양돈농가)을 집중 관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여기에 더해 저장용기와 기계설비·배관·선박내부를 관리대상으로 추가합니다. 또 전국 27개 일선기관에서 사업장에 질식재해예방 장비를 무상으로 대여하고 있으며 클린사업을 통해 50인 미만 사업장의 장비구입비용(70%)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일부터 제52회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이 진행됩니다. 강조주간의 의의와 올해 행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부와 공단에서는 국민들에게 산재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안전을 실천하는 문화를 조성키 위해 지난 1968년부터 매년 7월 첫째주를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강조주간 행사는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합니다. 이번 행사는 ‘함께 지킬 안전, 모두가 누릴 권리’를 주제로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사망자 감축을 핵심 메시지로 정해 산업현장 및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고자 합니다.

산업안전보건의 날 기념식과 산재예방 유공자 포상을 시작으로 안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채로운 행사가 계획돼 있습니다. 또 1일부터 4일까지 안전보건분야에서 국내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는 국내외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참석해 우수한 제품과 기술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기업들의 산재예방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발표대회와 관련이슈를 논의하는 세미나도 열려 정보 공유의 장이 될 것입니다.

이밖에도 안전을 주제로 한 특집강연 ‘세바시’와 안전연극 ‘디데이’ 등 국민 참여행사가 진행돼 산재예방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코자 하며 8일부터 19일까지는 부산, 광주, 대구, 대전·세종 등 4개 지역에서 지역별 강조주간 행사가 열려 중앙행사로 고취된 산재예방 분위기를 전국으로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고 하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원하청 상생안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를 확산키 위한 안전보건공단의 노력을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하청 노동자 사망사고를 통해 국민들은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됐습니다. 현장의 안전보건에 대한 권한이 없는 하청 노동자는 현장의 위험요인을 알 수 없고 설령 알고 있더라도 대처할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현장에 대해 권한과 책임을 가진 원청에서 하청 노동자의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원청에서 하청으로, 하청에서 재하청으로 전가되는 위험을 없애고 원청과 하청이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습니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산업현장의 상생협력을 위해 2012년부터 원하청 공생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체계적인 산재예방활동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에 대해 원청업체가 인적·물적 지원을 해 산재예방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원청과 협력업체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니 만큼 산업현장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안전보건공단은 ‘안전은 권리입니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발표했습니다. 의미는 무엇입니까?

―안전보건공단은 2010년에 안전문화 확산 슬로건인 ‘조심조심 코리아’를 선포하고 노동자의 안전한 행동을 통한 안전 확보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기존 슬로건이 산재 발생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의미로 왜곡될 가능성이 있고 세월호 사고 등을 계기로 높아진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담아 내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을 반영해 안전은 반드시 보장받아야 할 기본 권리임을 알리는 신규 슬로건인 ‘안전은 권리입니다’를 올해 초 발표했습니다. 이번 슬로건은 안전이 권리임을 인식하고 구성원들이 함께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업주는 안전이 선택과 배려가 아닌 반드시 보장해야 하는 의무라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고 노동자는 안전이 기본 권리이며 권리에 따른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사업주의 안전보건경영활동에 적극 협조해야 합니다. 국민들께서도 안전 권리의식이 우리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산재예방을 위해 사업주와 노동자 등 관계자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현대사회는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위험의 규모도 더욱 커지고 복잡해져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안전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산업현장에서도 방위산업체 폭발사고, 건설현장 추락사망사고 등 산재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안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사업주와 노동자도 안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합니다.

안전은 운이나 요행이 아니라 반드시 보장받아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임을 인식하고 산업현장을 비롯한 우리 사회 전반에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주와 노동자,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일부터 일주일간 코엑스에서  ‘2019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준비돼 있으니 많은 참여를 통해 ‘함께 지킬 안전, 모두가 누릴 권리’를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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