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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9.06.21 17:27 | 수정 2019.06.21 17:27
[기고-이필혁]안전보건은 CEO 리더십·노동자의 참여가 중요이필혁 안전보건공단 서울지역본부 건설시스템단장

제임스 리즌(J. Reason)은 사고를 조직적 사고로 통찰하고 사고 발생의 근본원인으로 불안전한 상태나 행동 등 눈에 보이는 표면적 원인이 아닌 경영구조나 조직문화, 시스템 결함 등 심층 원인을 제시했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구의역 사고의 경우도 수개월 동안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심층사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사고의 근본 원인은 작업자의 실수나 결함이 아닌 조직 시스템의 결함과 관행, 조직문화가 사고 발생의 뿌리임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결국 사고의 근본 원인은 장기적으로 형성되고 축적돼 온 시스템의 결함인 것이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작업장에 안전시설을 미설치해 사고가 발생한 단기적 현상에 대해 조직 내부를 깊게 들여다 보자.

조직상황의 심층에는 경영층의 안전보건 실천책임 미비, 불안전한 발주 조건, 설계단계 위험성평가나 작업장 안전설계 미비, 조직 구성원의 안전보건 참여와 역할 미비, 위험을 통제하는 운영관리 부족, 안전보건 리더십 부족, 안전작업절차나 계획 미비, 안전보건 역량 부족과 교육 미비, 협력사 등 공급망 안전관리 미비, 안전문화 미비 등 장기간 형성돼온 조직의 시스템 결함이 바로 사고의 진짜 원인이라는 것이다.

작업장에 나타나 눈에 보이는 위험요인인 불안전한 상태와 행동 등 직접 원인을 일시적으로 점검해 제거하더라도 근본원인인 조직 시스템 결함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위험과 사고는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조직적 사고 위험은 기업 등 단위 조직에서만 생산되고 노출되는 현상이 아님을 근래에 다수 연구와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그 중 심리학자 라스뮤센(Rasmussen)은 ‘사회·기술시스템 모델’을 제시하며 산업, 정책, 경영, 문화 등 다양한 사회적 시스템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최첨단의 기술적 시스템이 융합된 현대 생산시스템의 복잡성 때문에 사고 발생은 필연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키 위해서는 시스템의 위험성을 통제하는 프로세스를 설계해 운영해 보고 운영 문제점을 찾아 시스템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지속적 개선체계가 필요하다는 사고 제어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영국 안전보건청(HSE)의 연구 결과도 사고발생 영향 요인이 기업 내부 상황을 넘어 산업, 정책, 문화 수준의 상황에서 영향을 준다는 사고 영향요인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모든 국가에서 겪고 있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은 산업차원 영향요인의 대표적 사례다.

결국 사고를 사회·조직적 시스템 결함의 결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전보건의 본질과 역량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본질은 위험 발생의 진짜 원인인 사회·조직 시스템의 결함과 관행을 찾아내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안전문화를 구축하는 것이고 역량은 사회와 조직이 스스로 시스템 결함을 찾아내고 개선할 수 있는 안전보건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이나 현대건설 등 기업이 위험발생의 근본원인을 없애려는 조직적이고 체계적 활동인 KOSHA 18001 등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구축해 진짜 안전을 하려는 이유와 목표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국제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규격(ISO 45001)이 출현했다.

국내에서도 적기에 국제규격 수준을 반영한 새로운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인 안전보건공단의 KOSHA-MS 체계를 내달 1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또 태안화력발전사고 이후 정부의 공공기관 작업장 안전대책 일환으로 공공기관의 경우도 KOSHA-MS 등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규격이 요구하는 큰 차이점은 내·외부의 조직상황과 이해관계자의 기대 및 요구사항을 분석해 기업의 안전보건경영시스템에 부정적 또는 긍정적 영향을 주는 위험성과 기회를 다루고 조치토록 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작업장 위험성에 대한 위험관리와 함께 사회·조직적 시스템 상황에 대한 전략적 수준의 위험관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위험을 생산하는 자, 발주자, 설계자 등을 포함한 공급망 안전과 사회적 차원의 안전문화와 관련된 경영 리스크를 다루다보니 최고경영자의 실천책임, 리더십과 함께 노동자의 참여와 협력은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작동성의 필수요소가 됐다.

이러한 변화에 시기 적절히 발맞춰 발주자 안전책임, 공공기관 작업장 안전대책 등 안전보건제도와 정책 변화가 새로운 안전보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재해감소에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도와 안전경영시스템 도입이 최상위 수준에서 작동되고 큰 성과를 내려면 최고경영자(CEO)의 실천책임과 리더십, 그리고 노동자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성취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공공기관을 포함한 모든 조직의 최고경영자가 안전보건경영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천책임과 리더십을 갖고 자율적으로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구축해 모든 업무와 안전이 통합됨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안전보건경영시스템 활동과 의사결정에 노동자를 참여시키고 협력하는 노사 상생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이필혁 l89030@naver.com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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