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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칼럼승인 2019.05.23 15:41 | 수정 2019.05.23 15:41
[최명우 칼럼]사망사고 부끄러운 대기업의 민낯

그릇이 크면 물이 많이 담기게 마련이다. 기업이 크고 사람도 많으면 사고 또한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목숨이 달린 재해나 사고는 결코 이와 비례해서 따질 것이 못된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공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도 건설공사 중 사망자가 가장 많은 건설회사는 포스코건설이었다.

이는 산업재해 확정기준에 따른 것으로 통계를 잡는 시점이 일반적인 것과는 다르다.

산업재해 확정기준이란 단순 사고발생일 기준이 아니라 산업재해로 확정받은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2016년에 사망했더라도 2018년에 산업재해로 확정받은 경우라면 이는 2018년 산재통계에 포함된다.

따라서 2018년도에 산업재해로 확정받은 사망사고에는 2018년도 이전에 발생한 사망사고도 대략 30% 이상 포함돼 있다.

어찌됐건 이 자료에 나타난 건설회사 사망사고는 포스코건설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건설이 7명으로 두번째였다.

GS건설과 반도건설이 4명, 대우·롯데·태영·두산·대방건설 등도 3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다.
발주청으로 분류한 경우에서는 한국전력이 12명으로 최다였고 한국토지주택공사가 9명으로  두번째였다.

한국도로공사도 8명, 한국농어촌공사가 5명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경기도 교육청과 대전지방 국토관리청, 그리고 서울시가 각각 4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화성시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 고양시와 용인시, 경남 창원시가 11명으로 두번째였으며, 경기 평택시와 경북 포항시, 전북 전주시가 1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지난해 건설현장 사고사망자는 485명으로 2017년도보다는 21명이 줄었다.

재해유형별로는 추락으로 인한 사망자가 290명(59.8%)으로 가장 많았다.

규모별로 따져 보면 20억원 미만의 소규모 건설현장 사망자가 261명(53.8%)으로 반이상을 차지했다.

또 민간이 발주한 공사의 사망자가 365명으로 공공공사보다 3배 이상 많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사망사고를 많이 낸 것은 어떠한 변명에도 불구하고 명예롭지 못하며 부끄러운 것이 아닐 수 없다.

굳이 회사 이름을 들먹여 대기업의 치부를 드러내자는 것이 아니라 잘못은 잘못을 시인할 줄 알아야 고쳐질 수 있는 것이라 이런 공표는 널리 알려질수록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누구든 두번 다시 불명예를 겪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축구도 압박수비를 쓰지만 농구경기에서는 올코트프레싱이 위력을 발한다. 일반적으로 상대편이 공을 잡으면 자기 코트에서 방어를 하는데 올코트프레싱은 상대편 코트에서부터 강한 압박수비로 밀어붙이는 적극적 작전이다.

단 체력의 소모가 극심하므로 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스포츠는 반드시 승패를 가르게 돼 있어 갖가지 전술을 구사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공격은 최선의 수비로 통한다.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고 하는 것은 기선을 잡아 상대를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선제압은 ‘상대편을 견제하거나 제압하기 위해 선수를 쳐서 공격하는 일’이라고 사전은 풀이한다. 전쟁에서는 적의 공격이 임박했음을 알고서 상대에 앞서 먼저 시작하는 공격을 의미한다.

비록 전쟁은 아닐지라도 이제 우리가 기선제압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중대한 사망사고가 시도 때도 없이 공격해 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젠 새 시대에 맞춘 새로운 방어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흔히 쓰이는 고사성어는 아니지만 기선제압이라는 것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선발제인(先發制人)’이 있다. ‘먼저 행동해 남을 제압한다’는 뜻으로 기선을 제압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 사기(史記)의 항우본기(項羽本紀) 등에서 유래된 것인데 원래의 고사는 이렇다.

“진(秦)나라의 시황제가 죽고 그의 아들인 호해가 즉위한 해 7월에 진승이 반란을 일으켰다. 그해 9월에 회계군수 은통이란 자가 항우의 숙부 항량에게 “강서지방은 모두가 반란을 일으켰으니 하늘이 진나라를 멸망시키려는 때가 온 것이다. 내가 들으니 먼저 행동하면 남을 제압하고 나중에 행동하면 남에게 제압당한다고 하더라. 내가 군대를 일으키려 한다”고 했다. 

항량이 다시 은통을 만날 때 계략으로 조카 항우를 불러들인 뒤 눈짓을 하며 “쳐라” 하고 말하자 항우가 칼을 뽑아 은통의 머리를 베었다.

항량이 군수의 수급을 들고 나오자 군수의 부하들이 크게 놀라 우왕좌왕할 때 항우가 베어 죽인 자가 100명에 가까웠다. 그러자 관아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며 엎드려서는 감히 일어서지 못했다”고 전한다.

그러고 보면 인력으로 감당키 어려운 재난과 사고에 대한 효율적인 예방책도 선발제인에서 출발할 수 있겠다.

당국에서 사망사고 다발의 주역을 밝히면서 널리 고지하는 것은 전방압박을 앞세운 예방효과를 보자는 것이다.

사망사고 다발이라는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 대기업들이 차제에 만회책을 강구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최명우 주필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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