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건공단,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 역학조사 결과 발표

고재철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반도체 제조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들의 백혈병 발생 위험이 일반국민 대비 1.19배, 전체 근로자 대비 1.55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보건공단(이사장 박두용)은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 6개사 전·현직 근로자 약 20만명을 대상으로 암 발생 및 사망 위험비를 분석하는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안전보건공단은 2007년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들의 백혈병 발생에 따라 2008년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에 대한 역학조사 실시 이후 관찰 자료의 부족 등 당시 역학조사의 한계를 보완하고 충분한 관찰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10년간(2009~2019년) 암 발생 및 사망 위험비를 추적 조사했다고 밝혔다.

특히 2008년 역학조사와 달리 이번 추적 조사에서는 보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일반국민 뿐아니라 전체 근로자 대비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의 암 발생 및 사망 위험비도 비교했다.

역학조사 결과 반도체 여성 근로자는 다음과 같이 일반국민 및 전체 근로자에 비해 혈액암(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의 발생 및 사망 위험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백혈병의 경우 발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1.19배, 전체 근로자 대비 1.55배인 것으로 나타났고 사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1.71배, 전체 근로자 대비 2.3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 발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1.71배, 전체 근로자 대비 1.92배인 것으로 나타났고 사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2.52배, 전체 근로자 대비 3.68배로 나타났다.

역학조사 보고서는 혈액암 발생에 기여한 특정한 원인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아래와 같은 사항을 종합할 때 작업환경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혈액암 외 위암, 유방암, 신장암 및 일부 희귀암도 발생 위험비가 높았는데 이는 반도체 근로자들이 일반국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암 검진을 받을 기회가 많아서 위암 등이 많이 발견된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하고 희귀암의 경우 사례가 부족하므로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단은 역학조사 결과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 근로자의 건강과 작업환경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반도체 제조업의 건강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를 실시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에서 자율적인 안전·보건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는 한편 전자산업 안전·보건센터를 설립해 협력업체 및 중소업체를 포함해 반도체 등 전자산업에 대해 직무별 화학물질 노출 모니터링 시스템 등 위험관리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박두용 공단 이사장은 “이번 반도체 역학조사 결과를 통해 국내 반도체 제조업의 암발생 위험을 관리하고 능동적 예방정책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안전보건공단은 향후 업종별 위험군 역학조사를 활성화해 질병발생 전 위험을 감지하는 역학조사 본래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역학조사 보고서 전문은 산업안전보건연구원 홈페이지(http://oshiri.kosha.or.kr)에 게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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