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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사설승인 2019.05.02 13:46 | 수정 2019.05.23 15:19
[사설]안전을 지키는 역량있는 젊은 선구자 즉시 나서 달라영상시대 이끄는 신진리더의 더 큰 용단을 기대한다

30년이 흘렀다. 안전신문이 1989년 고고의 성을 울린 지 30성상(星霜)이다. 별은 일년에 한바퀴를 돌고 서리는 매해 추우면 내린다는 뜻으로, 한햇동안의 세월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 성상이다. 그러기를 서른번이나 반복했으니 꽤 오랜 기간이다.

그동안 안전신문이 해낸 일도 많지만 우리 경제가 성장해 오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산업재해 예방의 최일선에 나서 힘든 투쟁을 해왔다는데 남다른 자부심을 갖는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어 5030클럽의 7번째 국가로 자리잡고 있다. 인구 5000만명 이상의 국가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이면 5030클럽에 들게 된다. 우리는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에 이어 막강한 자본주의 국가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기에 우리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고귀한 생명을 바친 것만도 무릇 얼마인가. 경제쪽으로는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만한 것이지만 무수한 재해참사를 겪으며 성장통을 앓아온 그 과정이 순탄치 못했기에 또 한편으로 안쓰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홀로 야간근무를 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김용균 씨의 죽음을 계기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산안법 개정의 핵심은 위험한 업무엔 무분별한 도급을 제한하고 하청노동자의 산업재해가 일어나면 그 책임을 원청에도 묻겠다는 내용으로, 산안법 시행령·규칙 개정안도 입법예고됐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이에 대해 적잖은 반발을 하고 있다. 문제해결에 턱없이 부족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위험의 외주화’ 문제도 겉핥기식이라고 해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연간 2400건씩 발생하는 산재사망사고를 줄이려면 적어도 사업주가 반드시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을 바꿀 만큼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공기관의 산재사고 사망자수는 연평균 59.2명이다. ▲2014년 63명 ▲2015년 71명 ▲2016년 53명 ▲2017년 59명 ▲2018년 1~9월 37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또 주목할 것의 하나는 공공기관 산재가 특정 기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전체 338개 공공기관 중 5년간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관은 38개다.

정부는 사고사망 상위 10대 기관을 특별관리키로 했다.

또 최근 5년간 2명 이상 산재로 사망자가 발생한 기관 등 32개 공공기관은 ‘안전관리 중점기관’으로 지정, 안전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기관장 직속으로 설치·관리토록 했다. 안전관리는 기관장의 기본 책무 아닌가. 잘못하면 해임될 수도 있다.

아울러 향후 공공기관별 직영·하청·발주공사에 대한 산재현황 통계·분석을 체계화하고 공공기관별로 매분기 사고사망 발생 현황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쯤 하면 산재사망자를 대폭 감소시킬 수 있을까. 답은 부정적이다. 여태껏 큰소리도 내고 다짐도 해왔지만 결과는 늘 그렇다. 해법은 한가지뿐이다.

글로벌 사회의 변화에 맞춘 국제기준의 안전 질서와 상호 존중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선진국은 생산성을 높이는 기업의 리더십을 존중하면서 다양한 경쟁적 안전지배구조를 허용하고 있다. 세계적 흐름을 선도하는 안전문화가 확립되지 못하면 우리 안전도 더 이상 5030 클럽의 자부심을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이제는 국제적 규범에 맞는 코스모폴리타니즘(Cosmopolitanism·세계시민주의)을 바탕으로 우리 안전문화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 나가야 한다.

누가 이 땅에 안전문화를 심을 것인가.

국가가 군대를 운영한다고 해서 언제나 전쟁이나 외침으로부터 안전한 것이 아니듯 비록 강력한 정부안전부처가 있다고 해서 우리가 안전에 안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라와 국민의 안전은 국민 스스로가 나서서 지켜야 하며 이러한 기틀을 갖출 때 비로소 안전문화의 정착을 실감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안전문화의 정착을 실현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방법은 있다.

15세기 영국과 프랑스간의 백년전쟁 때 조국 프랑스를 위기에서 구한 영웅적인 소녀 잔 다르크를 우리들은 기억한다. 흰 갑주에 흰옷을 입고 선두에 나서서 영국군을 무찔렀다. 지휘하는 잔 다르크의 모습만 보고도 영국군은 도망을 쳤다. 잔 다르크는 구국의 성녀가 됐다.

우리도 잔 다르크 같은 구국의 선구자가 나서기를 기대한다. 전쟁에 나설 전사가 아니라 우리의 안전문화를 정착시켜 우리의 생명을 구해줄 안전선구자를 기다리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범국가적으로 안전문화 선진화운동을 추진한 적도 있지만 일과성 캠페인에 그쳐 사회의 안전분위기를 변화시키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지속적인 안전문화운동을 위해서는 중앙 및 지역의 모든 단위에서 강력한 리더를 앞세운 풀뿌리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문화운동의 추진을 가속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문화실천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안전문화 선구자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우리 안전문화의 새 지평을 열고 건강하고 안전한 시대를 맞이하자며 목소리를 높인 안전신문이 1일자로 어느덧 창간 30주년을 맞았다.

그 30연륜의 안전신문이 그간의 경륜을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 ‘안전신문유튜브’를 개국하고 안전문화 실현 가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제안을 드린다.

누가 나설 것인가. 구국의 각오로 이 땅의 영상시대에 걸맞게 뜨거운 안전기운이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게 해줄 역량 갖춘 선구자가 즉시 안전개선의 선봉에 나서 주길 바란다.

최명우 주필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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