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안전관리자 들어는 봤나요”

최근 산업현장에는 안전보건 상생협력이라는 단어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안전보건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한 협력업체들에 대해 원청이 기술과 재정을 지원, 원하청이 안전보건 성장을 함께할 수 있도록 이끌기 위한 방안이며 고용노동부도 2012년부터 원청이 주도해 협력업체에 대한 안전보건 지원계획을 세우면 안전보건공단이 기술지도와 컨설팅을 해 원하청이 자율적인 상생협력체계를 구축토록 돕는 원하청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원하청이 상생하는 안전 확보를 위해 특별한 노하우를 발휘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1947년 출범해 1966년 국내 건설사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동남아시아와 중동 개발 등을 선도하며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등 건설산업의 글로벌화를 견인해 온 기업, 1975년 국내 최초의 대단지 아파트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건설사업에 착수함으로써 강남 개발과 아파트 시대의 개막을 알린 기업,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글로벌 선진기업과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공사현장을 스마트하게 바꾸는데 주력하고 있는 기업, 바로 현대건설이다.

그들이 하청의 부족한 안전관리상황을 돕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노하우는 무엇일까.


외국인 안전관리자 등장

최근 건설현장에서 외국인근로자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현장 출력인원 중 신규인력도 많고 일용직이 거의 대부분인 건설현장에서 협력업체가 고용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모두가 아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이 때문에 많은 건설현장, 특히 원청인 대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어로 만들어진 ppt 교재, 동영상 교육, 협력업체 관리자 대상 안전교육 등 다양한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안전확보 프로그램이 있지만 현대건설의 그들만의 특별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바로 외국인 안전관리자제도다.

현대건설 본사 안전지원실 안전기획팀의 홍세화 과장은 “현대건설의 외국인근로자 관리제도는 저희들이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대표적인 안전관리 노하우 중 하나입니다”라고 말한다. 현대건설은 한국의 대학원에서 건축, 토목 등 건설업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배우고 있는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했으며 3개월의 인턴쉽 프로그램을 거쳐 정식으로 채용됐다. 외국인 안전관리자는 중국, 베트남, 미얀마 국적으로 다양한 나라의 언어들을 사용할 수 있으며 모국어가 아닌 한국어로 된 건설안전기사를 한번에 취득할 정도로 수재들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현대건설 내 현장의 정기안전교육, 특별교육 등을 지원하며 이외에도 안전점검의 날 행사지원, 필요에 따라 해당국가 현장의 안전관리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 외국인 안전관리자들은 현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현대건설은 근로자들은 일을 할 때 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해서 일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우리나라 대비 문맹률이 높은 외국국적의 근로자들을 위해 안전교육교안을 제공하고 다국어 안전게시물을 게시하는것 만으로는 정보전달에 한계가 존재한다.

대부분의 외국인근로자들은 하청업체의 관리자들이 관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의사소통이 어려워 간단한 대화들만 진행되고 안전에 대해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의 외국인 안전관리자들은 한국어와 영어 및 그들의 모국어를 사용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직접 현장을 관리하며 소통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현장안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 현장 게시물에 오기나 오류가 있어도 알아채지 못할 때 외국인 안전관리자들이 나서 이 오류들을 수정한다.

이외에도 본사에서 ▲교육자료 외국어 번역 및 검수에 직접 참여 ▲안전문구 외국어 번역 ▲안전교육 동영상 강의 제작 ▲외국인 신규 채용자들을 위한 표준교안을 제작하며 이를 직접 교육하는 등 안전관리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건설의 외국인 안전직원 운영제도는 협력업체들이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외국인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는 최고의 안전 노하우다.

본사와 함께하는 상생안전 TFT

현대건설은 2017년부터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적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TFT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과 협력사가 합동으로 현대건설의 국내 전 현장을 대상으로 매달 1회안전점검을 진행한다.

현대건설에서는 본사의 임원급 중역과 안전실무자 등 총 3명이 참여하며 협력사에서는 시공파트너로 참여한 업체의 본사중역 및 관리자들이 참여한다. 점검은 체계적으로 점검 취지와 절차를 소장, 공사·안전팀장 등 현장직원과 임원, 안전직원, 협력사 중역 및 직원이 참여해 진행하며 이후 현장 안전점검으로 진행된다. 현장점검을 마친 후에는 참가 인원들이 모여 지적사항과 개선방안 등 강평을 진행한다.

끝으로 이 사항에 대해 현장에서 점검조치 결과보고서를 본사 안전지원실과 사업본부 품질안전팀에게 회신해야 한다. TFT 운영을 통해 현대건설은 본사 임원과 현장 직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안전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

현장점검에 더해 매년 협력업체 대표와 함께하는 안전·보건 간담회를 개최한다. 간담회 방식은 주로 토론식으로 진행되며 상황에 따라 집체교육 방식으로 실시한다. 특히 2018년에는 현대건설 안전문화체험관 개관에 따라 총 6차수로 나눠 협력업체 대표자 집체교육을 실시했다.

사고사례 경험하는 안전문화체험관

지난해말 현대건설은 전 임직원 및 외부 관계자의 안전의식을 함께 제고시킬 수 있는 안전문화체험관을 개관했다. 체험관은 총 200평 규모에 개구부 추락, 흙막이 붕괴, 화재, 심폐소생술 상황 등 다양한 상황을 다룬 가상현실기기 및 장비체험시설이 설치돼 있어 올바른 안전절차를 직접 실습할 수 있게 해준다. 현대건설은 본사의 임원 및 안전관리자 외에도 협력업체 대표 및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전체험교육을 이곳에서 집체교육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경우 체험교육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정기적인 교육이 필요하지만 기존의 획일화된 교육들은 안전의식에 있어 효과가 미미하기에 기획된 시간이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안전체계 숙지를 위한 업체 평가, 재해다발공종을 대상으로 하는 착공 전 교육 등 지속적으로 협력업체 안전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원하청이 공생하는 안전을 이룩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특별취재팀

 

<인터뷰>

김태희 현대건설 안전기획팀장

“소속과 역할에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안전관리’라는 목표에는 원·하청 구분 없어”


▲최근 본사의 안전관리 방침은 원·하청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에서 특별히 추진 중인 안전방침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협력사는 현대건설과 함께 성장해 나갈 핵심 파트너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입니다.

이에 당사는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 목표를 달성코자 본사 및 현장단위로 안전·보건 협의체를 구성해 기술 및 관리표준 공유, 다각적인 지원프로그램 등을 통해 안전·보건 경영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7년부터는 원·하청 본사 경영층이 참여하는 ‘상생협력 안전점검 TFT’를 발족해 월 1회 이상 합동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실질적 협의채널을 확대하고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등 상호 요구사항에 대한 전사적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가고 있습니다.

▲안전에 대해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참여자의 의지가 없다면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 것입니다. 협력업체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사용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참여율의 차이는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유무와 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협력업체는 원청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기업규모가 작고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이 활성화되지 않은 현실을 감안해 현대건설에서는 공사 착공전부터 준공까지 단계적 협력지원 체제를 마련, 기술협력, 교육협력 및 소통협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건설업 고용환경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본사에 외국인 안전관리자(중국·베트남·미얀마)를 고용해 외국인 근로자가 투입된 현장을 중심으로 교육, 소통 및 행사 등의 방문지원을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협력업체 공사 관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또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 공종의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착공 전 시공안전관리계획서 작성 지원 및 방문교육을 지원하고 주기적 확인점검을 실시하는 등 기술안전 협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향후 원·하청 상생 안전관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밝혀 주십시오.

―현대건설에서는 수평전개활동을 통해 협력업체와의 안전보건경영의 질적 성장을 조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월별 전파교육을 통해 최신 안전·보건정보, 테마별 교육자료, 우수·실패사례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작업별 특별안전교육 표준 교안 및 동영상을 다국어 버전으로 개발해 지속 제공하고 있습니다(다국어:영어, 중국어, 캄보디아어, 인도네이사어, 미얀마어, 뱅갈어, 태국어, 힌디어, 베트남어).

최근 포괄적인 정보제공을 넘어 현장 맞춤형 정보제공 체계를 마련코자 IT기반의 사례전파 프로그램을 개발해 협력업체 위험성평가 실시가 완료되는 시점에서 자동으로 해당 작업의 우수·실패사례 및 반복 지적사항 등을 SMS 및 email 등으로 자동 공지되도록 해 안전·보건정보의 공감대 형성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기하고 있습니다(협력업체 위험성평가:현대건설에서 제공하는 안전보건 Web시스템에서 작성).

▲현대건설은 지난해말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안전문화체험관을 개관했습니다. 현장 외부에 직접적으로 안전과 관련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관이 생겼다는 것은 의미가 큰데요. 안전문화체험관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전·보건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2018년 11월 7일 개관한 현대건설 안전문화체험관은 약 200평 규모로서 스토리텔링 방식의 체험동선을 구현하고 체험장치와 가상현실을 결합해 현장감을 극대화했으며 건설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해유형에 대한 19종 체험시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건설에서 자체 개발한 흙막이 붕괴 및 지진 가상체험 컨텐츠는 기존에 상용화되고 있는 제품과 차별화돼 피교육자 및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안전문화체험관은 현재 협력업체를 포함한 현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집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에 개방해 안전보건공단, 한국남동발전 및 홍콩 OSHC(직업건강국·Occupational Safety & Health Council) 등에서 방문해 체험교육 이수 및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실시했습니다.

▲끝으로 사업장 내에서 일하고 있는 원·하청 노동자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부탁합니다.

―샘물은 강물을 만나고 강물은 바다와 하나 되듯이 우리의 소속과 역할에는 차이가 있으나 ‘안전관리’라는 공통의 주제에는 원청 및 하청, 관리자 및 근로자의 구분을 지을 수 없습니다. 현장 무재해 목표 달성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협력하고 소통해 안전한 건설현장을 조성에 지속적으로 동참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소중한 생명을 잃고 있는 시점에서 사업장 재해를 예방하고 안전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원하청 상생안전문화 우수사례를 적극 발굴해 10회에 걸쳐 안전신문 지면에 소개함으로써 대국민 안전의식을 고취하고 사업장 안전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습니다. 안전신문은 그 첫번째 순서로 현대건설의 상생안전문화 우수사례를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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