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KTX 열차가 탈선했다. 정비를 받기 위해 차량기지로 들어가던 KTX 열차가 탈선했기 망정이지 승객을 태우고 달리다 이런 사고를 냈다면 끔찍한 사태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어처구니없는 사고임은 분명하다.

KTX 탈선사고가 다시 일어난 것은 넉달 만이다.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강릉 KTX 열차 탈선사고의 원인을 두고 철도 전문가들 사이에 말이 많았다.

이 사고는 강릉서 KTX와 영동선이 나뉘는 분기점인 청량 신호소 부근에서 일어났는데 일단 이곳에서 열차 선로를 자동으로 바꿔주는 변환장치에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지목됐다. 평소 선로와 선로전환장치의 유지·보수와 검수 등이 제대로 이뤄졌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KTX 열차 탈선사고는 2011년 2월 11일 광명역 인근 일직터널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 부산역을 떠나 광명역으로 향하던 KTX 열차가 터널 안에서 탈선하며 멈춰버린 사고였다. 당시 사고는 선로전환기 너트가 빠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후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후에도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구간에서 일어난 사고가 한두건이 아니다.

서울역으로 진입하던 KTX 열차가 역 500m 앞에서 선로 보수작업 중이던 굴착기와 부딪혀 작업자 3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있었는가 하면 청주 오송역에서 KTX 열차의 전기 공급이 중단돼 경부선과 호남선 등 120여대의 KTX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었다. 이 때문에 승객들이 3시간이나 사고 열차에 갇히고 열차 지연 운행으로 승객 수만 명이 밤새 불편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코레일은 잇따르는 사고 책임을 물어 간부들의 보직 해임 등 비상조치를 하는가 하면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전 코레일 본사를 찾아가 철도안전대책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키도 했었다.

이런 중에 발생한 KTX 열차가 탈선사고는 비록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해도 다수의 승객안전에 경종을 우리는 중대한 사안이다. 철도는 대형수송수단이다. 그러니 중대사고가 났다 하면 피해가 클뿐 아니라 현장은 아비규환을 방불케 한다.

뭐니 뭐니 해도 그 무엇보다 승객이 먼저다. 승객 보호가 최우선이어야 한다. 코레일은 앞으로도 사고 대처에서 더욱 치밀하고 신속한 대응체제를 갖춰야 한다. 아니 그 이전에 ‘사고 제로’ 달성에 이르러야 한다.

모든 사고는 안이한 안전관리가 원인이 된다. 지난해 사고 이후 코레일은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약속했고 당시 코레일 사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까지 했다. 그런데 또 사고인가. 질책의 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안전과 정비에 최선을 다하는 비행기도 추락한다. 그렇다고 철도가 사고 발생에 변명을 달 수 있겠는가.

철도는 가장 안전한 수송수단이다. 절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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