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중 하나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탔다. 즉시 화재현장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눈물을 보이면서 “끔찍한 비극”이라 말하고 “노트르담 대성당을 다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대원들의 적극 대응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두개의 첨탑과 정면 구조물은 건졌지만 건축물의 뼈대가 되는 13·19세기 조형물은 불타 버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을 향해 조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 구도심 시테섬 동쪽에 위치한 역사적 건물로 매년 1300만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빅토르 위고의 1831년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배경이 된 장소이기도 하고 1804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황제 대관식이 이곳에서 거행되기도 한 곳으로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 화재는 성당 보수공사 중에 발생했다. 실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 대단한 건축물의 보수공사를 하면서 부주의로 불을 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불은 언제나 100%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런데 오는 27일 대구시가 불교단체와 함께 ‘소원 풍등날리기’ 행사를 개최하면서 풍등 3000여개를 날릴 것이라고 한다. 풍등이라면 우리는 고양 저유소 화재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더욱이 요즘 건조한 날씨와 강풍 때문에 화재위험이 가시지 않고 있다. 강원도 산불은 아직 제대로 수습도 되지 않은 상태다. 기상 조건에 따라 작은 불씨 하나가 큰 피해를 낼 수 있어 결코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그러니 대구시의 풍등 날리기 행사 개최를 놓고 화재 위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 행사는 2014년부터 개최돼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 등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풍등의 크기와 연료 연소시간 등을 제한하고 있지만 화재의 위험은 무시할 수가 없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내고 안전대책이 담보된 상태가 아니면 행사를 진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밤시간에 불씨가 담긴 풍등 수천개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공단지역과 주택지역, 시장, 가스·위험물저장소, 야산 등으로 날아가 떨어질 경우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실련은 대구시가 화재 발생 위험을 모를 리가 없는데도 행사 후원과 허가를 내준 것은 안전을 무시하는 관행이라며 완벽한 안전대책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최측은 안전을 위해 지난해보다 소방·안전 장비와 인력을 대폭 확충했다고 하지만 역시 불은 불이다. 행사 당일 강한 바람이 불지 않고 사고가 나지 않도록 기대하며 시민안전을 운에 맡길 것인가.

노트르담 대성당의 불을 누가 강 건너 불이라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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