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대표인 방시혁 씨가 서울대 졸업식에서 했던 연설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아니 대단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그것은 한마디로 감동적이었다.

“모범적 시민의 사례가 극히 드문 시대에 그와 같은 사람이 등장해 준 자체가 너무 고마웠다.”는 일반의 반응 글도 인터넷에 올랐다.

“저는 혁명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저의 행복과 현실세계의 불합리·부조리에 대한 분노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꼰대들에게 지적할 거고 어느 순간 제가 꼰대가 돼 있다면 제 스스로에게 분노하고엄하게 스스로를 꾸짖을 겁니다. 모든 여성들이 자기 분야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고 온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화내고 싸워서 제가 생각하는 상식이 구현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상식이 통하는 동네가 돼 한단계씩 변화가 체감될 때마다 저는 행복을 느낄 겁니다.”

방시혁은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이 고민했다. 지루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방탄소년단이 성공했다고 잘난 척하는 걸로 비치지 않을까 싶었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방시혁은 이같은 것들이 자신의 ‘화’, 즉 분노 덕분에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타협 없이 하루하루 마지막인 것처럼 달려 왔다. 이 산업이 처한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았고 저는 그것들에 분노하고 불행했다”라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방시혁은 본인처럼 사회의 무수한 부조리와 몰상식에 분노하고 맞서 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방시혁은 “제 묘비에 ‘분노의 화신’ 방시혁, 행복하게 살다 감'이라고 적히면 좋겠다. 상식이 통하고 음악 콘텐츠가 정당한 평가를 받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 것”이라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방시혁은 서울대 미학과 재학시절인 1994년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으며 음악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1997년부터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작곡가로 활동하다 2005년 ‘빅히트’를 설립하고 2013년 방탄소년단을 데뷔시켰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방시혁의 연설은 그 파급력이 대단했다. 그 어떤 저명인사나 정치인도 이번 같은 반응을 이끌어 내기 힘들 것이다.

분석해 보면 그가 말하는 분노는 자신이 속한 세상에 만연한 불의에 대한 분노요 아이돌의 음악에 대한 폄하, 팬클럽을 구성하는 여성들에 대한 비하, 천민자본주의적인 부도덕한 거래, 그밖의 나쁜 관행 등이라는 것이다.

그의 연설문 한구절은 말만 바꾸면 다른 일반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의 연설에 왜 ‘안전’이란 한마디가 담기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오늘의 BTS가 있기까지 숱한 위기를 극복했을 것이다. 그 바탕의 안전의식은 어떠했을지 궁금하다.

방시혁이 이날 연설을 통해 간단하게나마 안전의 가치를 얘기해 줬더라면 그 효과는 대단했을 것이다.

다음을 기대한다. 사람 사는데 안전이 으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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