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도시가 있고 안심마을도 있다.

안전도시란 그 지역사회가 이미 완전하게 안전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이 시민들의 안전의식 향상과 사고로 인한 손상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이고 능동적으로 노력하는 도시’를 의미한다고 정의돼 있다.

그 모범사례 중 하나가 서울특별시의 송파구다.

송파구는 2008년 6월 세계 141번째, 서울시 최초로 WHO(세계보건기구) 지역사회안전증진협력센터로부터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받았다. 송파구를 비롯해 이미 안전도시 인증을 받은 곳도 여럿이고 지금도 전국적으로 WHO의 안전도시, 즉 ‘Safe Community’를 추진하는 도시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그런가 하면 서울 서초구는 전국 최초 놀이터 보안관 운영 등 생활밀착형 어린이 안전사업을 추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초구는 노후한 어린이공원을 일제히 정비하고 8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다양한 안전체험교육을 실시해 서초구 어린이 6만여명 중 약 45%를 참여시키는 등 안전교육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지역 내 45개 놀이터에 파견된 보안관들은 놀이시설 안전점검과 함께 어린이들이 부주의로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목줄을 하지 않은 반려견이 공원에 들어와 아이들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단속하는 일도 놀이터 보안관의 몫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연말 어린이안전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전남 광양시도 눈에 띈다.

광양시는 어린이 통학차량 갇힘사고 예방을 위한 ‘쏙쏙이 띵동-카’ 사업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통학차량 갇힘사고 방지시스템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그 효율을 높이고 있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이득을 추구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어린이 안전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은 주민불편 민원 감소와도 연결된다.

안전보안관을 운영하다 보니 보호구역 조사 등을 통해 주민불편 민원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자체들은 ‘최초’라는 타이틀을 붙이기 위해 다른 모범사례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이를 깨뜨리고 개방적인 행정을 펼치는 것이 훨씬 득이 된다. 오히려 타산지석(他山之石)의 효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타산지석은 ‘다른 산의 돌’이라는 뜻으로 다른 산에서 나는 거칠고 나쁜 돌이라도 숫돌로 쓰면 자기의 옥을 갈 수가 있다는 것으로 다른 사람의 하찮은 언행이라도 자신의 지덕을 닦는데 도움이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이는 시경(詩經) 소아편 학명(鶴鳴)에 나오는 시의 한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즐거운 저 동산에는(樂彼之園) 박달나무 심겨져 있고(爰有樹檀) 그 밑에는 닥나무가 있네(其下維穀), 다른 산의 돌이라도(他山之石) 이로써 옥을 갈 수 있네(可以攻玉)”라 한 것이다.

돌을 소인에 비유하고 옥을 군자(君子)에 비유해 군자도 소인에 의해 수양과 학덕을 쌓아 나갈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안전이야말로 사방에 타산지석 아니던가.

안전도시를 내세운 곳들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라면 안전도시는 주민의 안전을 위해 안전을 홍보하고 주민들이 이에 적극 협력해 지역안전망을 형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안전도시 인증이 없다고 안전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도시를 앞세워 노력하는 곳이 아무래도 더 눈에 띄고 안전홍보 효과도 훨씬 나을 것이다.

안전도시는 안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의 결실로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려 한다. 그것이 궁극의 목표다.

안전문화란 국민생활 전반에 걸쳐 안전에 관한 태도와 관행, 의식이 체질화돼 가치관으로 정착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 차원의 안전문화운동이 시작된 지는 이미 오래다. 그러나 결실을 확인하기는 멀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송파구를 비롯한 여러 선발 안전도시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안전에 앞서가는 안전도시의 우수사례를 참작하면서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 향상과 가치관의 성숙을 위해 힘을 모으고 한층 분발해야 할 때가 지금이다.

안전이란 것은 말 그대로 하기 나름이다.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하게 세계에서 부러워하는 선진국가가 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바로 안전에 달려 있다. 그러니 이런 중요한 안전과제의 실행은 범국민 안전문화 실천운동이 뒷받침해야 그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또 안전문화 실천운동이 성공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 개개인이 주체가 돼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자주적 안전의지가 심어져야 한다.

시작이 반이다. 시작에서 끝나면 아무것도 없지만 시작으로부터 끝을 내다 본다면 이미 절반의 성과를 내다볼 만하지 않은가.

4차 산업혁명시대, 통신 5G시대엔 안전 타산지석이 사방에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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