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는 불, 물에서는 연일 배가 가라앉는다. 이렇게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니 나도 언제 그 주인공이 될지 모른다 싶어 불안해진다. 이번엔  경남 통영시 육지도 남방 80㎞ 공해상에서 낚시어선이 전복돼 선장과 낚시객 등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선장과 선원, 낚시객 12명 등 총 14명이 탄 여수선적 9.77t급 낚시어선 무적호는 지난 11일 오전 4시 57분경 일찍이 출항했다가 파나마 국적의 대형 화물선에 들이받혔다. 사고의 종류도 여러가지지만 동종의 사고가 반복된다는 점에서는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욕지도 인근에서는 최근 다수의 인명피해를 동반한 두건의 어선 전복사고가 발생했는데 모두 선박간 충돌이 원인이었다.

지난 2009년 3월 28일 욕지도 남방 42마일 해상에서 제주 선적 29t급 연승어선이 전복되면서 선원 4명이 실종됐다. 인양된 어선 뒷부분에서 충돌 흔적이 발견됐다. 제주 남동쪽에서 남해 연안 항구로 입항하는 선박과 교차하다 부딪힌 것으로 추정했다.

2011년 3월 15일에는 경주 감포 선적 69t 채낚기 어선인 용성호가 욕지도 남서쪽 12㎞ 지점 해상에서 울산 선적 181t 예인선 고려호가 끌고 가던 1861t 조선기자재 운반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용성호 선원 8명이 바다에 빠져 2명만 구조되고 선원 4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2명은 실종됐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해상사고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등록 어선의 해양사고 발생 선박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2013년 839척에서 2014년 1029척, 2015년 1621척, 2016년 1794척, 2017년 1939척으로 매년 사고가 늘어가는 추세다. 특히 선박간 충돌사고는 2013년 74건에서 2017년 100건으로 늘었다.

2013~2017년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총 432건의 충돌사고 중 기상악화 등 불가항력으로 인한 사고는 단 1건에 불과했다.

전체의 약 98%인 423건의 충돌사고 원인이 충돌예방규칙·충돌회피 위반, 법령규제사항 미준수, 일반원칙 미준수 등 운항과실로 인한 인재(人災)로 나타났다. 새벽 시간 졸음 운항, 부주의했거나 피항법을 무시하는 등의 행태 탓에 선박 충돌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고도 구조된 사람들은 구명대를 입고 있었다. 구명대를 챙기지 않은 이들은 목숨을 잃었다. 말 그대로 생명을 지켜주는 구명대였다.

우리는 인천 영흥도 낚싯배 참사를 기억하고 있다. 2017년 12월 3일 낚싯배와 대형 급유선의 충돌로 1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2015년 15명 사망, 실종 3명의 돌고래호 전복사고에 이은 대형사고다.

왜 이런 참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낚싯배 사고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안전관리와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지 이미 오래다.

정말 바른 안전비법을 내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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