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안전점검의 날엔 곳곳에서 안전다짐 행사가 펼쳐졌다. 형식은 다 비슷했다. 전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실천 결의대회 및 안전캐치프레이즈 선포식’을 가졌다.

안전실천결의 선서, 안전캐치프레이즈 선포, 안전실천결의 자필서명, 사장 격려사, 안전교육 순으로 미리 정해진 수순을 밟으면 끝이다. 이날 선포한 안전캐치프레이즈는 ‘안전은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었다.

말인즉슨 ‘안전은 반드시 실천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으로 안전을 습관화하고 생활화함으로써 지속적인 무사고·무재해를 달성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또한 말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안전은 우리들의 핵심가치라고 말한다. 그 핵심가치가 핵심은 커녕 작심삼일 입발림으로 끝나기 일쑤다. 왜 이럴까. 안전교육이 바탕 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외형적으로만 본다면 어린이들을 위해서도 어린이·노약자 생활안전교육, 어린이 자전거 안전교육, 주민대상 안전의식 교육, 어린이 안전교육강사 양성, 어린이 안전교육 인증사업 등 여러가지다.

안전교육은 종류별로 다 교안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교육은 형식적이다. 최상의 보호를 받아야 할 어린이들이 매년 안전사고로 600명이 넘게 사망하고 5만여명이 부상당해 병석에서 신음하고 있다. 부모들은 발을 구르고 있을 뿐 안전교육의 중요성이나 구체적인 교육방법을 모르는 상황이니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학교에서도 체계적인 안전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현장에서도 근로자의 안전은 가정의 행복이라고 강조한다. 대기업에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이 또한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구호는 공허한 메아리로 울려올 뿐이다. 행정안전부 및 고용노동부 등 정부가 새해와 더불어 당장 실천에 들어가야 할 과제가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국민안전문화 캠페인의 상시 전개다.

국민안전의식을 바꿔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려면 이제라도 안전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그 진화를 시도함이 옳다. 창의와 자율을 앞세운 설득력있는 안전문화 정착화 방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강조한대로 이 역시 구호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안전 최우선’이라던 때가 어제 같은데 또 시작점에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제 정부는 끝을 보겠다는 시작을 각오하고 나서야 한다.

우리가 오랜 시간에 걸쳐 선진을 외치면서 후진의 구태를 보이는 우를 범한 것이 바로 안전부문이었다. 안전을 우습게 여긴 것이다. 어찌 안전문화를 기대한단 말인가.

생명을 지키는 안전홍보 안전교육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외면한 채 안전을 체면치레 수사 정도로 인식했다가 정작 중요한 시점에서 낭패를 본 것이 어제 오늘이 아니다.

안전은 입으로만은  절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내실있는 교육과 홍보로 모두에 명심시켜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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