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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칼럼승인 2019.01.10 13:41 | 수정 2019.01.10 13:41
노란 전신주와 감성안전

학교 앞 횡단보도가 있는 곳에는 노란 전신주가 서있다. 눈길이 쏠리게 마련이다. 부산시가 어린이가 안전한 도시환경을 조성한다며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이른바 어린이 등하교길 안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노란 전신주’ 사업 조성물이다.

지역 여건을 반영해 ‘부산형 스쿨존 안전환경 표준모델’을 개발하고 민·관·학 협업사업으로 노란 전신주를 만들고 있는데 이것이 기대 이상으로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교통사고 발생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어린이 교통안전 경각심을 높이는 노란전신주 사업은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하는 등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노란전신주란 어린이보호구역 내에 돼있는 전신주에 눈에 잘 띄는 노란색과 아이들의 그림을 담아 꾸민 것이다. 노란전신주를 본 운전자들이 스쿨존을 인지하고 속도를 줄이는 등의 시각적인 기대효과를 노린 것이 적중했다.

현재 부산지역 초등학교 6곳에 85개의 노란전신주가 설치돼 있는데 실제 시설물 설치 전후의 감속 효과를 분석한 결과 설치 전 시속 33.6㎞였던 것이 설치 후 31.9㎞로 5.2% 가량 줄었다고 한다.

안그래도 올해가 황금돼지해라는데 노란 전신주도 함께 황색의 효과를 내는가 보다.

이와 더불어 부산시는 올해부터 파손된 도로나 교통시설물 설치 미흡 등 안전사고 위험요인을 신고하는 시민에게 포상금을 주는 ‘안전신고 포상제’도 운영하고 있다.

시민이 직접 안전신문고 홈페이지나 안전 신문고 앱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발견한 안전 위험요인을 신고하거나 안전 관련 정책을 제안하면 된다.

위험요소 개선에 공로가 인정된 경우 최대 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반드시 포상 때문이 아니라도 시민안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 아니 좋겠는가.

위험요인의 사전 제거와 방치는 엄청난 차이를 낸다. 지난 1999년 10월 30일 인천에서 학생 등 57명이 숨지고 81명 부상한 화재참사가 발생했었다. 그러고 보면 벌써 20년 전 일이지만 쉽게 잊히지도 않고 잊어서도 안될 큰 사건이다.

그날 오후 6시 55분 인현동 지하 1층, 지상 4층 상가건물 지하에서 발생한 불은 불과 35분만에 130여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 참사로 번졌다. 당시 화재가 발생한 지하에는 학교 축제시기를 맞아 인근 중ㆍ고등학생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화재는 엉뚱하게 지하 내부 공사장에서 시작됐다. 당시 내부 공사장에는 실내 페인트작업 후 남은 시너 등 인화성 물질이 널려 있었는데 여기에 깨진 전구에서 튄 불씨가 옮겨 붙어 큰불이 됐다.

애꿎게 공사와 관계없던 학생들이 참변을 당했다. 건물의 내부 구조물이 스티로폼 등 인화성 유독물질로 시공돼 있어서 연기와 불이 계단을 타고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학생들이 대피하려 했지만 탈출구가 없었다. 비상구가 없었던 것이다.

해당 건물은 출입구 하나가 있었을 뿐 유리창 등도 모두 막혀 있었다. 시간적으로 신속한 대피가 가능했으나 탈출불가 상태에 빠졌다.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다. 일부러 작동불가로 만들었다. 위험요인은 제거돼야 마땅하지만 이곳은 인위적으로 위험요인을 만들어 놓은 곳이었다. 

이제와 돌이켜 보면 이 참사는 다른 사건에 비해 덜 알려진 편에 속한다. 사건이 축소됐다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 가급적 치부를 가리려는 시도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부분이다.

그 언제든 이런 비극을 다시 보지 않으려면 참사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면서 안전에의 동경심을 심어야 한다.

주변의 위험요인을 제거하고 안전불감증을 추방하는 방법으로 ‘감성안전’을 활용하기도 한다. 주변환경이 열악해 안전의식을 고취시키는데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재해 발생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방안으로 사람들의 감성을 일깨우는 감성안전문화가 도입되고 있다.

감성안전의 첫째는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 재해예방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전 팀원의 안전마인드를 함양해 무사고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누구든 안전에 대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한번 더 확인하면 재해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문제는 안전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인데 그 방법으로 매우 효과적인 것이 감성안전이다.

감성안전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이웃의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재해를 적극 예방하는 수단이다.

최근 발굴되는 안전문화 우수사례 중에 감성안전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결코 우연만은 아니다. 앞으로 더 효율적인 감성안전 기법의 개발이 기대된다.

노란 전신주도 경각심과 더불어 감성안전의 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최명우 주필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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