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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기획승인 2019.01.09 16:02 | 수정 2019.01.10 10:21
‘사업장 안전관리 상태보고 의무 신설’ 업계 반발안전관리전문기관, “사업주 보고가 원칙… 경영환경 개선 전제돼야”

영세·소규모 사업장의 산재예방분야에 있어 큰 역할을 차지하는 안전관리전문기관과 관련 사업장의 안전 상태에 대한 전문기관의 보고의무를 신설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업계가 “보고 주체는 사업주가 원칙”이라며 맞서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한국철도공사 충남지역본부에서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전문기관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관리전문기관 상태보고서 보고의무 신설방안’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과 오현석 주무관은 “현행 국고지원 사업장과는 달리 민간위탁 사업장의 경우 관련 데이터 베이스가 현재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라며 “2019년 중 관련규정을 고쳐 전문기관으로 하여금 민간위탁 사업장의 안전 상태를 보고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주무관은 “제도개선으로 안전에 관한 개별 사업장의 정보들이 축적되면 상시 모니터링 및 피드백이 가능해져 중·소규모 사업장의 산재예방에 기여할 것”이라며 “사업장별 DB 구축은 전문기관의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계약과 해지’가 사업주 의지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국내 민간위탁시장의 현실에 비춰볼 때 ‘전문기관의 보고의무’는 상대적 약자인 전문기관에게 과도한 부담만을 강요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사업주가 계약 체결시 안전관리 위탁 과정에서 알게 된 공정명, 유해물질명, 설비명 등 각종 영업비밀의 유출 금지를 업무협정 또는 약정 형태로 전문기관에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민·형사상 책임까지 제기하는 등 열악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정부의 경영환경 개선노력이 전제되지 않은 ‘보고의무 신설’은 전문기관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사업장별 DB가 구축되면 재해예방에 일조할 것이라는 제도개선 취지에는 공감하는 만큼 보고의무의 주체를 전문기관이 아닌 사업주로 명시하거나 전문기관이 보고서를 안전보건공단에 제출하고 공단이 이를 등록하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고용부, 전산보고 의무 없어 서비스질 저하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5조의3 개정해
안전 DB 및 통합 전산관리시스템 기반 구축

안전관리전문기관, 현실 고려하지 않은 발상
사업장 점검 및 근로자 삶의 질 저하 초래
안전관리자 선임 사업장과 ‘차별 아닌 차별’

고용노동부는 안전관리업무 강화를 위해 안전관리전문기관의 상태보고서 보고의무를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부는 현재 안전관리전문기관이 사업장의 안전관리 상태를 격주간격으로 매월 2회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상태보고서를 작성해 다음달 10일까지 사업주에게 제출토록 하고 있으나(실제로는 점검 당일 즉석에서 제출) 안전관리 상태보고서 전산보고 의무가 없어 사업장별 안전관리 DB 구축 및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제도 신설 강화시 안전관리 상태보고서 작성시 사업주의 허락·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일반적인 관리사항만 기재하는 등 안전관리전문기관의 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문제점 해결을 위해 고용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5조의3 제2항의 내용 중 “다음달 10일까지 사업주에게 제출하여야 하며”라는 내용을 “점검일로부터 7일 이내에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전산시스템에 등록 및 사업주에게 제출하여야 하며”로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전산입력된 상태보고서의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해져 안전관리전문기관의 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사업장별 안전관리 DB구축 및 통합적인 전산관리 시스템을 위한 기반이 조성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용부는 보고의무 신설에 대한 안전관리전문기관 의견을 지난달 27일 수렴한 상황이며 이달중으로 전산 입력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전산업계 등과 검토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상반기 중 보고의무 이행에 따른 비용편익 분석이후 관련 법령 개정 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상태보고서 전산보고 의무 신설에 대해 실제 업무를 수행해야 할 안전관리전문기관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안전관리전문기관 관계자는 “이미 사업주에게 제출한 보고서 내용을 또 다시 사업주에게 전산보고한 후 최소한 7일 이내에 고용노동부에 보고해야 하므로 사업장 점검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어 안전점검 질 절하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출장 점검 후 회사로 복귀해 상사 결재 후 1개당 20~30분 소요되는 전산입력을 매번 하다 보면 상시적인 잔업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퇴근시간이 늦어져 저녁 있는 삶은 꿈 꿀 수도 없다”고 우려했다.

이와함께 안전관리전문기관들은 전산보고 의무가 도입되면 사업장 점검 후 발견된 문제점들이 안전보건공단을 거쳐 노동부에 보고되는데 이 경우 사업장과 위탁요원간의 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위탁요원은 사업장에서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 같은 사항은 지적하지 않고 단순한 사항만 지적해 정작 중요한 위험사항은 누락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의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되는 민간위탁사업과 달리 안전관리위탁사업은 사업주와 위탁기관이 자율의사에 의한 계약에 따라 진행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에 보고하는 것은 정부의 권한남용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는 것.

특히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종류와 사용량, 레이아웃, 공정, 설비기종, 보유대수 등 중요한 산업기술정보까지 담긴 민감한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 정보 유출은 물론 회사의 경쟁력을 크게 침해할 수 있는 기술 유출이 우려되며 위탁기관과 사업장 사이의 기밀유지에 관한 협약 위반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안전관리자를 고용한 사업장은 전산 등록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차별 아닌 차별을 받는 것이며 한발 더 나아가 사업장 내 안전관련 내용이 모두 공개되는 위탁사업장이 고용노동부 감독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엽 기자  milwan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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