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강릉발 서울행 KTX 열차가 출발 5분만에 10량 전부가 선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록 사망자는 없었다 하나 끔찍하고 큰 사고였다. 어느 메이저 언론은 ‘안전이 튕겨나간 코레일’이라고 했다.

요즘 철도가 왜 이러나. 지난달엔 포클레인과 충돌하고, 단전·고장을 일으키는 등 1주일간에 6차례나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8일 오전 7시 35분 KTX 열차는 시속 100㎞ 정도로 달리다 탈선했다. 출발 후 얼마 되지 않았기에 속도가 올라가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것이 만약 시속 250㎞의 최고속도 구간을 달리던 중의 사고였다면 그야말로 대형참사가 빚어질뻔한 사고였다.

KTX가 탈선한 건 2004년 개통 이래 두번째이며 2011년 광명역 탈선 이후 7년만이다. 사고 원인은 열차가 선로를 바꿀 때 작동하는 ‘선로 전환기’가 오작동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는 말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선로전환기는 전방의 선로 상태가 안전하면 ‘통과’ 신호를, 문제가 있으면 ‘멈춤’ 신호를 달리는 열차에 전달한다. 그런데 이 선로전환기가 잘못된 정보를 보내면서 문제가 생겼다. 지난달엔 서울역으로 진입하던 KTX가 굴착기와 충돌해 작업자 3명이 다쳤다.

또 오송역 KTX 단전사고로 열차 129대가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코레일을 찾아가 “종합 개선책을 준비하라"고 했지만 어이없게 사흘만에 더 큰 사고가 터진 것이다.

최근의 잇따른 철도사고에 대해 전문가들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반인들도 당국인 국토부와 코레일이 본연의 임무인 안전에 충실하기보다 외연의 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가 사고를 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사고가 연결고리를 이루겠느냐는 추측이다.

철도에서 안전을 빼면 무엇이 남겠는가. 국민들은 위태로워서 열차를 탈 수 있겠는가. 인력 외주화로 안전불감증을 초래했다거나 부실시공 가능성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철도노조 복직·남북철도 연결 등 정부 코드만 맞추려다 기본에 소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시선을 절대 외면해서는 안된다. 이러다 정말 인명사고라도 터진다면 그때는 무슨 변명을 하겠는가.

코레일은 지난 4일까지 10일간 비상안전 프로그램을 가동했다고 한다. 총괄책임자와 주요 소속장 등을 보직 해임하는 인적 쇄신을 했다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대전 본사를 찾아가 철도사고 재발방지를 당부했는데 입장만 더 곤혹스럽게 됐다.

하지만 그뿐이다. 이런 것을 만사휴의(萬事休矣)라 하는가. 당사자들은 ‘사고는 시기의 문제일 뿐 필연이었다’며 변명을 하려거나 벗어나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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