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철 에스이코리아 안전기술팀장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평소 별탈 없던 차량들도 종종 말썽을 일으킨다. 미리 사전점검을 해놓지 않으면 크고 작은 어려움이 생겨 바쁜 출근길에 히터(더운 바람)가 나오지 않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겨울철 차량점검과 안전운전 수칙을 확인하면 운전자의 안전도 지키고 차량 수명도 연장 시킬 수 있다. 게으름을 피우다가 혹은 돈 아끼려다가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해 더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할 수 있다.

감기와 독감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독감예방주사를 맞는 우리들처럼 차량도 무사히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올바른 겨울철 차량점검과 안전운전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자.

겨울철 자동차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부동액 교환이다. 부동액이란 말 그대로 겨울철 차에서 쓰이는 물을 얼지 않게 하는 액이다.

부동액의 성분은 에틸렌글리콜이며 이것이 물과 혼합했을 때 어는 점을 낮춰 주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 부식방지 첨가제 등이 들어 있어 냉각 계통의 금속부분을 상하지 않게 해 준다.

시판 중인 부동액은 일반적으로 수명이 2년 정도지만 여름철에 냉각수를 자주 보충해 줬다면 겨울이 오기 전에 교환해 주는 것이 좋다. 부동액과 물의 혼합 비율은 외부 기온에 따라 적당히 조절해야 하는데 50대 50의 비율로 하면 우리나라처럼 겨울 날씨가 영하 30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곳에서는 충분히 견딜 수 있다.

다음은 배터리 점검이다. 겨울철 아침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으면 십중팔구는 배터리 이상이다. 모든 전원은 배터리 12V(일반차량) 용량에서 발생되는데 겨울철에는 성능을 100% 다 발휘하지 못한다. 특히 노후된 배터리는 그 정도가 심하다.

더구나 겨울철엔 낮시간 보다 밤시간이 길어 상향등 등 각종 점등 장치를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 배터리에 부담을 주게 된다. 때문에 겨울철에는 배터리를 자주 점검해 주고 성능이 약해진 것은 새것으로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날씨가 추워지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히터다. 그러나 1년 중 단 한계절만 사용하기 때문에 막상 고장이나 불편을 겪기 전에는 쉽게 지나쳐 버릴 수 있다.

먼저 히터클리너가 필요하다. 환절기 때만 되면 심한 목감기로 고생하는 운전자들이 늘어나는데 목감기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가 자동차 히터에서 나오는 오염된 공기다.

이럴 때는 바로 ‘히터클리너’를 사용해 에어컨과 히터시스템을 청소하면 시원하고 상쾌해진다.

실제로 대다수 자동차의 공조시스템 내부에는 각종 먼지나 곤충 잔유물·오일찌꺼기·니코틴·곰팡이 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제거해 줘야 하는데 특히 호흡기가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타이어 점검도 필요하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타이어라도 빙판길이나 눈길에서는 그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든 법이다. 따라서 값비싼 스노 타이어를 준비하는 것보다는 4계절 타이어를 준비하고 눈길이나 얼음판 길에서는 체인을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4계절 타이어는 M+S(진흙+눈)용으로 개발돼 있기 때문에 3~4개월만 쓸 스노 타이어를 구입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안전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쉽게 감았다 풀 수 있는 체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체인은 겨울철 안전운전을 위한 필수장비다. 일반 타이어라도 체인을 감았을 경우에는 웬만한 눈길이나 빙판도 무리 없이 지날 수 있다. 체인을 사용할 때는 먼저 녹이 슨 곳, 마모가 심한 곳은 없는지 살핀 뒤 구동바퀴에 장착한다.

눈이 많이 온 길에서는 쉽게 속력을 낼 수 없는 체인이 여러모로 볼 때 유리하다. 체인을 고를 때에는 너무 가격에만 연연하지 말고 어둡거나 일기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쉽게 낄 수 있는 것을 고른다.

물론 체인이라고 해서 눈길이나 얼음판을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뒤로 미끄러지는 것은 막을 수 있으나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체인의 일반적 특성이다.

따라서 체인을 감고 달릴 때에는 급하게 핸들을 꺾어 차가 옆으로 미끄러지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낡은 와이퍼는 교체하고 워셔액을 비축해 둬야 한다. 얼음 긁는 도구도 준비한다.

또 눈이 오고 난 후 추운날 아침에는 와이퍼 블레이드가 앞유리 표면에 얼어 붙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때에는 무리하게 와이퍼를 작동해서는 안된다. 와이퍼 블레이드뿐 아니라 와이퍼 모터에도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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