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발생시 단기적·보여주기식 조치 안돼 근본 원인 제대로 파악해 제도 보완해야”


“안전은 잠시라도 방심하면 사고로 이어져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전실천 생활화해야”

 

1999년 출범해 다양한 발전소 사업을 운영하고 현재는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착수해 국가의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앞장서고 있는 글로벌 기업 SK E&S. 류치석 본부장은 안전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는 SK E&S 지속경영본부의 본부장을 맡고 있다. 안전신문은 류치석 본부장을 만나 그의 안전철학과 SK E&S만의 안전경영방침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SK E&S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SK E&S는 1999년 출범해 Global Clean Energy & Solution Provider를 목표로 사업을 수행하는 지주회사로서 발전, 집단에너지,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해외 LNG사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SK E&S는 미국, 호주 등에서 천연가스를 탐사·생산하는 Upstream사업, 천연가스를 액화해 운송·저장·기화·송출하는 Midstream사업, 천연가스를 사용해 전력·열을 생산하는 가스발전·열병합발전사업과 산업체 및 가정용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Downstream사업 등 소위 Global LNG Value Chain을 완성해 왔습니다.

국내에서는 2006년 2월 가동된 광양 천연가스발전소를 시작으로 2015년 10월에 가동된 하남 열병합발전소, 2017년 2월 가동된 파주천연가스발전소 및 2017년 4월에 가동된 위례열병합발전소 등을 자회사를 통해 운영하고 있고 보령LNG터미널도 합작회사로 운영 중에 있습니다. 아울러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착수해 국가의 친환경에너지 정책 방향에도 부응하고 있습니다.

▲지속경영본부 내에 기업 안전을 담당하는 부서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같은 조직의 의미와 함께 안전부서의 활동은 어떻게 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SK E&S는 광양발전소를 통해 발전사업을 직접 수행함과 동시에 주로 국내·외 자회사를 통해 발전·집단에너지사업, 도시가스사업 등을 수행하는 지주회사입니다.

따라서 컨트롤 타워로서 자회사들의 안전보건환경 관련 정책이나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이행하는 것을 전체적으로 지원·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2013년 SK E&S의 SHE팀을 만들게 됐습니다.

지주회사의 SHE팀은 처음에는 수동적으로 법령 준수에 비중을 뒀으나 2014년 이후로는 지속경영본부 산하에 두고 이사회, 공정거래, 윤리경영, 법무 등의 기능과 어우러져 회사의 지속경영이라는 측면에서 통합 관리해 오고 있습니다.

SHE팀의 주요 안전활동으로는 안전·보건 관련 법령·정책 모니터링 및 사업장 안내, 안전·보건시스템 구축 및 운영, 사업장 안전·보건활동 지원, 사업장 안전·보건 이행점검, 안전·보건인력 역량개발 활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2014년부터 2017년 사이에 파주, 하남, 위례 천연가스발전소와 보령LNG터미널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들이 진행됐는데 본사 SHE팀원들이 현장에 상주하며 발주자의 입장에서 시공사의 건설·시운전을 안전관리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SK E&S의 SHE팀은 ‘발주자 입장에서 쓴 안전관리백서’라는 현장안전관리를 위한 책자를 발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책자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발주자 입장에서 쓴 안전관리백서’는 발주자인 파주 에너지서비스와 SK E&S의 SHE팀이 협력해 파주천연가스발전소 건설현장 안전관리 경험을 책자로 만든 것입니다.

이 책자에는 발전소 건설기간동안 SK E&S의 SHE팀 인력이 건설현장에 상주하며 감리단, 건설회사 및 하청회사의 현장근로자까지 접촉하면서 현장안전관리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자를 발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현장활동을 하며 진행한 모든 활동들을 모아 다시 보지 않는 형태로 두껍게 작성하는 것을 지양하고 누구든지 후발주자들이 보면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것, 또 잘하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은 문제점대로 잘한 부분은 잘한 부분으로 내용을 정리해 공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팀은 공사현황, 안전관리조직, 사고예방 주요활동, 사고관리, 안전관리 활동성과 등 유형별로 책자를 정리했습니다.

안전관리 노하우를 담은 책자를 만든다고 했을 때 힘들게 얻은 노하우를 쉽게 공개해 버리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안전은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타회사들이나 후발주자들이 이 사항을 공유함으로써 안전 풍토가 조성되길 바랐고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사회 추세도 그렇지만 발주처 등 오너의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이 중요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물이 안전하게 완공된 후 그들이 안전관리에 어떠한 책임감을 갖고 공사를 진행했는지를 공유한다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신문 등 매체를 보고 연락이 많이 와 본래 인쇄한 부수에서 추가본을 찍어야 했을 정도로 타회사들도 백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책자 발간은 회사 사람들, 더 나아가서는 사회 전체의 안전관리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것에 일조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기업 운영의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안전경영에 대한 비전은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비교되는 SK E&S만의 안전경영 방침이 있다면 밝혀 주십시오.

―지속가능한 경영환경을 조성하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2013년 11월 22일에 SHE 방침을 대내외에 공표했습니다. 또 SK E&S는 회사의 Code of Conduct에서 안전을 구성원의 기본자세로서 예외없이 모두가 준수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그 이행 기준을 법규 준수 차원을 넘어 사회로부터 신뢰·존경을 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SHE 방침은 각 자회사에도 동일하게 적용키로 함으로써 전 구성원이 안전·보건·환경을 기업경영에 있어 핵심적인 가치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국내 산업현장에서는 수많은 재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재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며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재해가 많아지는 근본원인은 사회가 복잡·다양·효율을 중시하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며 앞으로도 점점 더 큰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대부분 재해의 근본 원인은 결국 인간이 만든 시스템에 의한 인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급히 개선할 부분은 현재 재해 발생시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조치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서 책임자 처벌에 급급한 실정인 바 이를 재해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 비용과 시간이 좀 들더라도 제도·시스템을 개선·보완하는데 보다 힘써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 담=박창환 본지 편집국장.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백혈병, 가습기 살균제 피해, 자동차 화재 등을 보면 기업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한 본부장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세상이 바뀌어 사람들이 개인들의 생명이나 안전, 보건, 환경 등에 대한 가치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사회가 돼가고 있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 근로자의 안전·보건이나 환경 등을 무시하고 기업 활동을 만만히 수행하던 시기는 지났습니다. 이제 기업 입장에서도 다양한 측면에서 주도적으로 무재해·친환경 경영을 함으로써 사회 및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을 해야만 지속가능한 경영을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부장님께서 강조하고 있는 안전 좌우명이나 철학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중용과 도덕경에 ‘지성무식 필작어세(至誠無息 必作於細)’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최선을 다해 쉼없이 열심히 하는 것이 최고의 덕목이고 큰 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의미로 안전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안전은 어느 한순간 잘한다고 해서 성과가 크게 드러나는 종류의 일이 아닌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성실하고 빈틈없이 대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런 부분을 잘 찾아내 크게 포상하는 것이 경영자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기업내 직원들과 관계자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전은 안전담당자들만의 일이 아니고 현장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작업자부터 관리자, 책임자, 경영자까지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안전문화, 안전시스템을 높여 나간다는 자세로 개선 노력을 해 나갈 때 비로소 한단계 올라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전관련 시스템 개선에 투입되는 시간과 돈을 기업 입장에서 단순히 경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안전관련 투자라고 생각해서 구성원 모두가 보다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투자가 되도록 우선순위를 정하고 효과적으로 이행하는데 보다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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