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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칼럼승인 2018.08.30 00:00 | 수정 2018.08.28 17:08
안전이 먼저냐, 사람이 먼저다

‘삼국지 열번 읽은 사람하고는 얘기도 하지 말라’고 한다. 실없는 소리 같지만 삼국지 속에 담긴 갖가지 전술·전략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치밀하고 뛰어나 이를 터득한 사람은 상대하기 까다로울 것이란 얘기다.

삼국지는 중국의 위(魏), 촉(蜀), 오(吳) 세나라의 역사를 바탕으로 전승돼 온 이야기들을 14세기의 나관중(羅貫中)이 장회소설(章回小說) 형식으로 꾸민 대하소설이다.

원제는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로 중국 4대 기서 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 웅대한 규모, 수많은 등장인물, 파란만장한 전투장면 등으로 일생에 이를 한번쯤 읽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다.

이야기는 촉나라의 삼걸 유비ㆍ관우ㆍ장비가 도원(桃園)에서 의를 맺는데서 시작하는데 이들 소설 주인공 세사람의 활약상을 선의로 부각시켜 후세의 사람들에게는 이들이 좋은 편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또 유비의 촉나라는 지정학적으로도 특별한 곳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촉 땅은 바로 유비의 본거지로 지금으로 말하면 중국 쓰촨성(四川省)에 해당되는 지역이다. 그런데 이곳은 사방이 산악으로 둘러싸인 큰 분지로 마치 성안에 위치한 것과 같다. 따라서 이 고립된 지세는 오히려 이곳을 천하의 요새로 만들었다.

촉나라도 그러하려니와 초한시대 항우(項羽)에게 패한 유방(劉邦)이 중흥(中興)의 대업을 도모하기도 한 곳이기도 하다.

이 촉 땅을 배경으로 생겨난 사자성어에 촉견폐일(蜀犬吠日)이 있다. 흔히 쓰이는 말은 아니지만 그 내용이 재미있다.

말 그대로 풀이하면 촉나라 개가 해를 보고 짖는다는 뜻이다. 왜 촉나라 개는 해를 보고 짖는 것일까.

이 고사성어는 촉나라의 지세가 험준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촉 땅은 첩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좀처럼 해를 볼 수가 없다. 해가 중천으로 올라야 해를 본다는데 그래서 모처럼 해가 제대로 한번 나타나면 개들이 이를 보고 신기해서 일제히 짖어댄다고 한다. 즉 촉나라 개가 해를 보고 짖는다는 것은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상황이다.

마치 요새와 같아 이곳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어렵고 천혜의 방어 여건을 갖춘 탓에 중원에서 패배한 영웅들이 이곳으로 피신해 한동안 운기조식하면서 힘을 기르는 지역으로 자주 활용됐다.

어쩌면 들어갔다 하면 아주 못나오는 곳이 아닌가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이곳의 지세를 이용하면 안전을 도모하는 곳으로는 최적지가 된다. 천하의 영웅들은 그 무엇보다 안전을 먼저 도모한 이후에 천하의 대업에 도전했던 것이다.

우리가 여기에서 얻는 교훈이 바로 ‘안전이 제일이요, 으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안전이 있어야 내일의 행복r이 있다는 것도 이 고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늘에 사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누구든지 안전하려면 안전을 도모하려는 의지와 지혜가 필요하다.

‘촉견폐일’이란 고사성어 속의 촉견은 안전이 무엇인지 모르는 개에 불과하지만 이와 달리 촉의 지형을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은 그 안전을 통해 내일의 영웅이 됐다.

달리 표현하면 안전을 아는 이가 영웅이요, 영웅은 안전을 챙기는 것으로부터 태어난다는 말이다.

이번에 안전보건공단은 9월부터 안전보건관리담당자 선임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선임대상 사업장의 자격취득을 지원하기 위한 안전보건관리담당자 양성 무료교육을 실시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20인 이상 제조업, 임업, 폐기물 수집업 등의 사업장은 안전보건에 대해 사업주를 보좌하고 관리감독자에게 조언 및 지도하는 안전보건관리담당자를 두도록 하고 있다.

3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올해 9월부터, 20인 이상 30인 미만 사업장은 내년부터 시행된다.

그런가 하면 업무 스트레스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사업장 내 자살위험군을 조기 발견해 자살예방을 막는 게이트키퍼(gate-keeper) 양성교육도 실시되고 있다. 한국산업간호협회가 생명사랑 인식 개선과 함께 자살률 감소를 위해 이 분야에 종사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산업재해율이 높은 현장일수록 사업주와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이 결여돼 있어 이런 곳에 안전 전문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안전전문가들이 나서서 안전을 미리 챙길 줄 아는 혜안을 갖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

안전을 도모하는 지혜는 시작도 끝도 없다. 그래서 사람이 필요하고 사람이 먼저다.

최명우 주필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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