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이 아닌 과학·체계적 안전실천 유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국내 최초의 조선소로 1937년 조선중공업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해방 후 국영기업인 대한조선공사로 재출범했고 다시 민영기업으로 전환하는 등 변신을 거듭한 끝에 1989년 한진그룹이 인수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80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국내 조선업의 과거이자 미래다. 과거 경제성장기 대한민국을 이끌던 주력산업의 중심에서 현재는 협력사와 함께하는 조선업 안전관리의 모범기업으로서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함께’와 ‘똑같이’를 강조하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안전관리 노하우를 소개한다.

2018년은 중대재해 제로 원년

대한민국 부산시의 중심 영도구에 위치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는 ‘안전·보건·환경이 기업경영의 최우선임을 인식해 인명을 존중하고 환경을 중시해 인간과 자연, 기업이 조화를 이루는 안전한 작업, 건강한 구성원, 친환경 사업장 구축을 한다’는 경영방침이 곳곳에 부착돼 있다.

무엇보다도 안전이 우선임을 대표이사가 선포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숙지해 이를 실천에 옮기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방침은 선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실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2018년을 ‘중대재해 제로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다양한 활동을 추진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안전한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안전 우선문화 정착, 사고예방 프로그램 실행, 안전 매뉴얼 및 절차서 준수 등은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부분으로 주먹구구식의 안전이 아닌 과학적이고 체계화된 안전이 실행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유해위험작업허가서 전산화 시스템은 그 중 대표사례로 꼽힌다. 밀폐공간작업 등 수많은 위험작업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전산화하고 공개함으로써 안전관리가 적시에 정확히 시행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조선소에서 자주 발생하는 재해 유형을 파악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지침을 만들고 수행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안전시스템 구축 노력과 함께 구성원 개개인의 건강증진 노력도 영도조선소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내용이다.

유해요인을 제거한 쾌적한 작업장 조성에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직업병 뿐아니라 일반 질병까지도 예방할 수 있도록 관리중이다. 한발 더 나가 나와 우리 뿐아니라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 환경사고예방에도 각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영도조선소 안전키워드는 ‘함께·똑같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안전은 협력사와 함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뚜렷하다.

이미 한진중공업 생산부서팀장과 협력사 대표가 참여하는 안전보건협의체를 구성해 월 1회 회의를 진행하고 격월로 합동 안전보건점검을 시행중이다.

보이는 활동이 전부가 아니다. 협력사들의 내실을 기하는 안전지원도 다방면에서 진행 중이다.
우선 협력사들이 위험성평가 우수사업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2018년 5월 현재 9개 협력사가 인정 취득을 완료했으며 올 하반기까지 5개 협력사 추가로 취득해 적용 가능한 모든 협력사가 위험성평가 우수사업장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분기별 2회의 생산직 정기교육, 매주 1회의 신규 채용자 안전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이러한 협력사 안전보건지원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전담자를 지정해 행정서류 작성에서부터 현장 기술적용까지 모든 것을 돕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도 안전용품 무상지원 확대, 안전보건 우수 협력업체 인센티브 확대 등의 지원도 계획중이다.

한진중공업 HSE팀 관계자는 “영도조선소에서는 안전분야에 있어 원청과 협력사가 따로 구분되지 않는다”며 “‘함께’와 ‘똑같이’가 영도조선소의 안전 키워드”라고 설명한다.

위험에 대비한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도 조선소의 특성상 화재 및 폭발에 노출돼 있다. 항상 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지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분기별로 화재 및 구조훈련을 진행중이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전개되는 이 훈련은 소화기, 소화전 사용법 및 CPR, 공기호흡기 착용 교육으로 진행된다. 동시에 현장사무실, 소창고, 생활관 등 화재 취약장소는 예방점검이 펼쳐진다. 화재 훈련과 함께 최근 또 하나의 훈련이 추가됐다. 바로 지진대비 훈련이다.

한진준공업 HSE팀은 지진 발생시 대응을 위해 매뉴얼을 제정하고 주기적으로 모의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매뉴얼은 지진 발생시 물적, 인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행동요령 등이 담겨져 있다.

또 훈련을 통해 구성원 스스로가 긴급상황시 자연스럽게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전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인터뷰

김창호 한진중공업 HSE팀장

“안전보건은 소통이 가장 중요해
스스로 실천하는 문화 정착돼야”

 

▲현장 안전관리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협력사를 포함해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법정 교육인 신규채용시 안전보건교육, 정기안전보건교육, 관리감독자 안전보건교육뿐 아니라 법정교육 외 신호수, 크레인운전사, 밀폐공간작업 등 다양한 안전보건 특별교육을 당사의 안전보건관리자 및 사외 전문가를 초빙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조선업종은 일반 제조업처럼 생산라인에 의해 자동화돼 있지 않고 모든 작업을 사람이 직접 해야 합니다. 그렇기 에 안전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며 그 만큼 관리감독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당사는 관리감독자 안전관련 의식 강화 및 사고예방을 위해 매주 금요일 현장 불안전한 행동·상태 현장 사례 및 예방대책에 대해 특별안전교육을 실시하며 교육내용에 대해 각 부서 파트장이 산하 직원에게 전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불안전 행동을 지도하고 현장의 불안전한 상태를 개선하는 등 사전 예방형 안전관리체제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하청업체와 함께하는 안전관리의 대표적인 사례를 말씀해 주십시오.

―‘2018년은 중대재해 Zero 원년의 해’라는 최고 경영자의 경영방침 아래 안전·보건·환경문화를 만들고 제도와 절차 등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전보건공단 주관의 제264차 안전점검의 날 행사를 통해 합동안전점검, 협력업체 안전보건관리 방안 토의를 위한 협력업체 대표자 간담회 및 원·하청 안전보건 상생협력 원년 선포식을 진행했습니다.

원·하청 안전보건 상생협력 원년 선포에 따라 원·하청 구분없이 모든 근로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안전보건관리는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전보건관리를 못해 작업장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그로 인한 여파는 감당을 할 수 없습니다. 기술적·인적·물적·경제적 손실을 복구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우리의 안전관리 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법적인 강제나 관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의 안전문화를 근로자들이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인간존중의 정신과 이 세상의 모든 중심은 사람이므로 사업장과 구성원은 자발적이고 의욕적으로 안전보건에 대해 할 일을 정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안전보건관리는 소통입니다. 작업장에서 종사하는 모든 근로자들이 소통해야 합니다. 관리감독자 주관으로 아침조회에 참석해 당일 출력한 근로자에 대해서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근로자들을 이름을 호명하며 소속감을 심어주며 안전관리에 참여와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관리감독자들과 작업자들과의 티타임을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발전된 원하청 상생 안전관리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원청 KOSHA 18001 인증 및 조선업 원·하청 안전보건 상생협력 수준평가제 협력업체 평가 비율 확대에 따른 협력사 기술지도를 강화할 것입니다. 보호구 및 안전용품 등 무상지원 확대로 하청 근로자 스스로가 안전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 및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업장 원·하청 노동자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과 원칙 준수입니다. 근로자 스스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문화 정착이 필요합니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라는 착각과 개인 편의를 위해 안전수칙 및 절차를 준수하지 않는 순간 본인뿐 아니라 동료들까지 중대한 재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뿐 아니라 근로자 스스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본과 원칙 준수 문화 정착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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