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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8.08.23 00:00 | 수정 2018.08.22 09:06
밀폐공간, 그 죽음의 문턱을 경계하라박주홍 안전보건공단 경남지사 직업건강부장

어느날 갑자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죽음의 순간이 나에게 찾아 온다고 가정하자.

그것이 질병이든 사고든 마지막 그 순간에 ‘아! 그래, 이것이 죽는다는 것인가? 나는 살아남은 자(가족, 형제, 친구 등)와의 영원한 이별을 했고 그리고 그뿐, 시간이 흐르며 잊혀져갈 것이고 그럼 나는 뭐였지?’라는 회의를 느낄 것이다.

그런데 질병에 걸려 죽는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의식도, 죽음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도 미리 할 수 있고 그나마 나에 대해 몇줄의 글이라도 남길 수 있을 것 아닌가?

그런데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고, 피할 수도 없고, 어찌해 볼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순간에 내 앞에 들이닥친 그 ‘사고’라는 상황을 마주하고 내가 죽는 순간임을 느끼는 그 순간, 그 사람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숨쉬기가 힘들어요! 제발 빨리 구해 주세요!”

얼마전 충북 제천시에 있는 목욕탕에 불이 나서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특히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은 여탕에서 목욕하던 많은 여성들, 그 중에서도 핸드폰으로 너무나 애절하고 간절히 구조를 요청하던 목소리를 유튜브에서 들었을 때 ‘아! 죽는 순간이 그런 것이겠구나!’를 실감했다.

‘질식사고’는 숨쉬기가 힘들어 생기는, 그래서 죽고야 마는 사고 아닌가?
밀폐공간에서의 질식사고, 그 죽음의 문턱을 피하지 못한 사례 몇가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올초 1월 그 추운 겨울날 (주)포스코 포항제강소 산소공장 냉각탑 수리작업을 하던 노동자 4명이 냉각탑 내부에서 작업하고 있는 중에 갑자기 질소(N2)가스가 유입되면서 산소(O2)가 부족한 산소결핍 상태가 됨으로써 질식·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2013년 5월에는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주) 당진제철소의 제강로 내화벽돌 축조작업 중 로 내부에 유입된 아르곤(Argon) 가스에 의해 산소가 결핍돼 내부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5명이 한꺼번에 질식·사망한 사고도 발생했다.

그런가 하면 2010년 5월에는 경기도에 소재한 양돈농가에서 돼지의 똥오줌을 모으는 집수조 내부의 돼지 똥오줌을 제거하던 작업자가 유해가스(황화수소)에 중독·질식해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보건공단에서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8~2017년) 밀폐공간에서 발생한 질식사고 총 193건 중 191명이 사망해 사망률이 거의 10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곳에서 질식사고가 발생하면 사람이 꼼짝없이 죽고 마는가.

사고가 발생한 장소가 모두 밀폐공간이기 때문이다.

밀폐공간은 ▲환기 불충분 ▲유해가스 발생 ▲산소 부족 ▲화재·폭발 위험 상존 ▲오랫동안 머무르면 안되는 등의 특성을 가진 장소다.

쉽게 말해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되는 곳이다.

만약 들어가려면 사전에 위에서 언급한 특성, 즉 위험성을 평가한 후 들어가도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한 다음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아 질식사고가 발생한다.

그러면 밀폐공간, 그 죽음의 문턱을 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밀폐공간의 위험성을 사전에 평가하는 것이다.

내부의 공기질이 사람이 들어가서 작업하기(또는 숨쉬기)에 적정한지 여부를 측정해야 한다.

적정공기란 산소 18% 이상~23% 미만, 황화수소 10ppm 미만, 일산화탄소 30ppm  미만인 수준의 공기를 말한다.

따라서 측정 결과 적정한 공기 수준이 안된다면 작업자가 내부로 들어가도록 하면 안되며 충분한 환기 후 적정공기 수준에 도달했을 때 내부로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또 작업 중에도 계속해서 환기를 해야 하며 작업장소에 감시인을 배치해 만약의 경우에 대비(119 등 구조구급전문가에게 재빨리 구조요청 등)토록 해야 한다.

밀폐공간작업에서의 질식사망재해 사례를 보면 아무런 구조장비도 없이 직접 맨몸으로 구조하려다가 함께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재해자 구조를 위해 공기호흡기(119 소방관이 등 뒤에 메고 있는 공기통 등) 또는 송기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로 밀폐공간에 들어가서는 안된다.

또 밀폐공간 질식재해 예방을 위한 3-3-3 수칙을 준수토록 해야 한다.

즉 ▲3자간(원청업체-협력업체-작업근로자) 위험정보 전달 및 안전보건규칙 준수 ▲3대 절차(밀폐공간 평가-출입금지표지-출입허가제) 준수 ▲3대 안전수칙(작업전/작업중 산소 및 유해가스농도 측정, 작업전/작업중 환기실시, 구조작업시 공기호흡기 또는 송기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우리 모두 위에서 말한 안전조치들을 반드시 준수해 ‘밀폐공간, 그 죽음의 문턱’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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