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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칼럼승인 2018.08.31 10:35 | 수정 2018.08.31 10:35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이렇게 안타까이 9월을 기다려 본 적이 있는가. 올해는 정말 그랬다. 온 천지를 불태워버릴 듯 이글거리던 엊그제 여름의 태양을 어찌 잊을까 싶다.

세기적 기록의 긴 폭염 속에 숨쉬기도 어려웠다. 온열질환은 물론이고 각종 사고가 연발하면서 수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왔다. 재산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하느라 할 것은 다 해봤으나 대자연의 위력 앞에서는 무력함을 자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 폭염이 물러가고 있다. 9월에 밀린 것이다.

9월은 무더운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을 맞이하는 계절이다. 서울 기준 9월의 평균기온은 20.8℃였다. 올해만은 예외였으나 그래도 가을은 오고 있다.

가을의 문턱에 서 있는 9월이지만 무더위가 미련을 끊지 못해 꿈틀거린다. 초승에는 미적거리는 더위가 남아 있어 ‘잔서지절(殘暑之節)’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이달에는 24절기의 하나인 백로(白露)가 들어 있어 이슬이 내리고 가을 기운이 돌기 시작하며 하순에 들면 차차 시원한 바람이 분다.

추분(秋分)으로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아진 뒤 이때부터는 서서히 밤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음력으로 9월은 구추(九秋) 또는 국월(菊月)이라고 한다.

여름과 가을이 자리 교체를 하는 지금은 안전의 사각이 발생하기 쉽다.

혹서를 떠나 가을의 안정 속으로 자리를 잡나 하는 순간에 위험이 찰나를 놓치지 않고 빈틈으로 파고든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안전부터 생각해야 한다.

태풍은 여름에 올듯하지만 가을이 드는 지금이 제철이다.

각종 재해 중 우리나라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이 태풍이다. 실제로 엄청난 피해를 주고 떠난 태풍도 여럿이 있다.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량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고기압과 저기압이 발생한다. 이때 저기압은 상승 기류를 만들고 상승한 공기는 상층으로 올라가 팽창한다. 그러면서 온도가 낮아져 수증기가 응결돼 구름을 만들고 날씨를 흐리게 한다.

이러한 저기압이 열대 지방에서 발생해 강력한 열대 저기압이 되고 태풍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보통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태풍이라고 부를까. 세계기상기구는 열대 저기압의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이 33m/s 이상인 것을 태풍이라고 부르기로 약속했다.

태풍은 지구 자전의 영향을 받아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고 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태풍의 눈을 품은 원형의 크기가 최대화된다.

태풍이 이동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는 그렇지 않지만 이동하고 있을 때에는 진행 방향의 오른쪽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왼쪽보다 강한 바람이 분다.

그래서 태풍의 오른쪽을 위험 반원, 왼쪽을 가항 반원이라고 부른다.

태풍의 운동 방향을 기준으로 태풍의 오른쪽은 태풍의 회전에 의한 바람 방향과 태풍의 이동에 의한 바람 방향이 일치해 한층 바람이 강하게 분다.

그러나 오른쪽의 바람이 왼쪽보다는 강하다 해도 태풍의 중심 부근에서는 바람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왼쪽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도 없다.

단지 오른쪽보다는 왼쪽이 덜 강하다는 뜻이다. 왼쪽이라고 방심했다간 크게 낭패할 수 있다.
태풍은 발생지를 떠나면서부터 거대한 공기 덩어리의 소용돌이가 돼 돈키호테 처럼 달려 나간다. 태풍은 작은 것이라도 지름이 200km 정도가 되고 큰 것이라면 1500km나 되는 것도 있다.
예컨대 이 거대 태풍의 눈이 서울을 통과한다면 우리나라 전체를 덮고도 남을 수 있다. 정말 무섭다.

태풍이 싣고 다니는 물만 해도 수억톤에 달하니 위협적이기는 연달아 터지는 핵 보다 더하다.
이변 속의 지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한 대응에서 잠시의 한눈을 팔 시간도 없는 셈이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솟아날 구멍은 마련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재난과 안전은 모순(矛盾)의 논리와 부합한다.

그 무엇으로 막든 다 뚫을 수 있는 창(矛)이 있다고 치자. 또 그 무슨 창이라도 다 막을 수 있는 방패(盾)가 있다고 하자.

이 창으로 그 방패를 찔러본다면 어찌 될까. 이것이 모순이다.

그 어떤 노력에도 우리 삶의 현장에선 사고가 발생하고 재난이 닥친다.

그러나 정말 인력으로는 불감당일 수밖에 없을 것 같은 재난과 사고도 잘하면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는 모순 속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안전을 확보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기도 하나 그 만큼 보람된 것이기도 하다.

9월을 안전의 달로 맞아야 할 이유를 명심할 때다.

최명우 주필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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