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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칼럼승인 2018.07.10 14:35 | 수정 2018.07.10 14:35
기다림의 미학과 안전 유종의 미

“10년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젠 세계적인 역량을 갖춰 나가고 있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오른 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에 대해 한 말이다.

“한국 축구가 확 달라졌다.”

태극전사들이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사상 첫원정 16강을 달성하면서 축구 전문가와 팬들이 내린 진단이다. 

아시아 최강에 올라있으면서도 그동안 ‘뻥 축구’, ‘머리 없는 축구’, ‘백패스 축구’, ‘차고 달리기만 하는 축구’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온 한국 축구가 ‘업그레이드 코리아사커’로 재탄생한 것이다. 

2002년 서울 월드컵 기적의 4강 이후 프리미어리그 등 세계 최고의 축구와 친해지면서 축구를 보는 수준도 높아졌다. 경기에선 남아공대회를 통해 ‘세트피스’가 히트를 쳤다. 세트피스가 사람들의 입에 쉬게 오를 그런 쉬운 용어가 아니었음에도 말이다.

유럽과 남미식 축구기법을 우리도 구사하고 있다. 해외파가 늘면서 선진 축구기법이 급속도로 접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에 고립됐던 한국축구가 글로벌화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이 그럴듯하다. 

16강전을 마친 후 허정무 감독의 표정에 아쉬움이 역력했다.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히딩크·아드보카트 등 외국인 감독의 성과를 넘어설 찬스였었는데 말은 안하지만 그는 8강 이상의 성적에 욕심을 냈던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인 감독으로 첫승, 원정 월드컵 첫 16강을 이뤄낸 것만으로 장하다.

우루과이전이 끝나고 허감독은 그라운드에 나가 선수들을 일일이 안아줬다.

월드컵 코치진이 선수들과 스킨십을 많이 가져 보기에도 좋았다.

나이지리아전을 마치고 우리가 마침내 16강에 진출했을 때 정해성 코치는 김남일의 볼에다 입맞춤을 하며 기뻐했다. 페널티킥을 내줘 역적으로 몰릴 뻔한 김남일의 표정에선 죽다 살아난 듯한 안도감이 피어 올랐다. 

점수를 낼 의지를 보이지 않고 이기기보다 지지 않으려는 목표로 경기를 펼친다면 이런 축구를 우리는 ‘안티 풋볼’이라고 한다. 예컨대 일본과 파라과이의 16강전을 안티 풋볼로 정의하며 혹평을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일본도 예상보다 훨씬 선전했다.

한국은 패스를 앞세운 공격 축구, 일본은 꽁꽁 잠그는 ‘파리떼’ 축구로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공격이 문제였다. 가끔 빠른 역습이 눈에 띄었지만 그것뿐이었다. 반면 잘했으면서도 허술한 수비 때문에 8강을 놓친 한국 축구로서는 일본을 통해 교훈을 얻는 것도 지혜로운 일이다.

스포츠란 자신의 일상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묘한 속성이 있다. 한국인처럼 일체감이 강한 민족의 경우는 이같은 몰입이 더욱 심한 것 같다. 월드컵이 남긴 것은 누가 뭐래도 내일의 ‘희망’이라고 말한다. 젊은피 수혈이 우리의 심장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 것이란 기대도 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특히 젊은 선수들이 엄청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대표팀 경기를 하는데 분명히 그 결과가 보일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손흥민 이후 이제 18살, 22살에 불과한 영건들이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한국 축구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다들 기분이 좋다고 말한다.

2002년 서울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기적의 4강을 일궈냈다. 그로부터 8년 뒤 2010 공 남아공월드컵은 또 한번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아니 우리를 즐겁고 신나게 만들어준 것은 월드컵이 아니라 그 격전장에 목숨을 걸어놓고 분투한 우리의 태극전사들이었다. 대한민국은 이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룩했다. 그리고 희망을 쏘았다. 그 무엇보다 값진 우리의 미래를 건져 올렸다.

그로부터 또 8년이 지난 2018년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지난 대회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격파하면서 전세계에 ‘유종의 미’가 지니는 소중한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 우리의 환희보다 독일의 비통함이 더 컸다. 독일의 입장에선 악마의 장난이 아니고 그 무엇이랴.

안전도 축구와 같다. 오랜 기다림의 결실이 필요한 것이다.

예방은 작업이 광범위하고 그 성과가 금방 눈앞에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예방은 항시 지속돼야 하며 또한 그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그래서 축구와 맥이 통한다는 것이다.

안전 역시 필요한 기본 바탕이 훈련을 통한 안전문화다. 항시 안전문화가 강조되는 이유다. 안전문화는 국민 모두에게 공통이다. 그러므로 어느 부처든 기관이든 개인이든 당사자가 안전문화의 주역이라는 생각으로 주위에 안전을 일러 주려 애써야 한다.

여름이 열리는 지금이 안전에 무디어지기 쉬운 위험한 시점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하듯 우리가 모두가 함께 하는 안전문화 전파 노력이 우리를 안전선진국에 이르게 할 것이다.

최명우 주필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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