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화상… 초기 응급처치 중요 ‘워터젤’로 후유증 최소화하세요

불이나 화공약품 등에 의해 데어 우리 몸에 큰 흉터를 남기거나 일상생활에 치명적인 장애 등 후유증을 남기는 화상.

작게는 성냥, 라이터, 뜨거운 국물부터 크게는 가스폭발, 대형화재에 이르기까지 화상의 가능성은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다.

화상은 피부의 손상된 깊이와 손상 면적에 따라 1도, 2도, 3도로 구분되며 가장 중요한 것이 응급처치다.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흐르는 물로 환부를 지속적으로 식혀 줘야 한다. 심한 화상을 당할 경우 피부의 열은 급속도로 내부로 파고들기 때문에 병원에 가기 전 사고현장에서의 신속한 초기 응급처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주)기간산업(대표 함용구·사진)에서 판매하고 있는 ‘워터젤’은 이렇게 빠른 응급처치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고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응급처치용 의료용품이다.


다양한 화상 응급처치 제품 발매

워터젤 최고의 특징은 그 이름처럼 젤 타입으로 돼 있다는 것이다. 물처럼 흘러내리지 않아 화상을 입은 즉시 도포해 바르면 처치가 마무리되며 그 위에는 흘러내리지 않도록 거즈가 부착돼 있다. 화상은 앞서 언급했듯이 그 열기가 사람의 환부로부터 시작해 진피까지 침투한다.

이 경우 가볍게는 살이 모두 벗겨져 심한 통증을 느끼고 심한 경우 화상을 입은 부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후유증을 갖게 될 수 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다른 부분은 지속적으로 성장하지만 화상을 입은 부분은 조직이 죽어 성장하지 않아 손이 말려올라가는 등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장애를 얻을 수도 있다.

워터젤의 주성분인 젤은 섭씨 1000도가 넘는 온도를 흡수할 수 있다. 화상을 입은 환자의 환부에 워터젤을 도포하면 워터젤은 환부에 남아있는 열을 흡수해 열이 진피로 침투하는 것을 방어하면서 몸의 체액을 유지시켜 준다. 또 화상 환자에게 최악으로 다가올 수 있는 포도상구균 등의 세균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성분도 포함돼 있고 이는 미생물 억제 테스트 등을 통해 인증받았다.

함 대표는 실제로 “제가 갖고 있는 워터젤을 화상 환자에게 사용한 적도 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 후속조치를 취하는데 의사 선생님이 누가 이렇게 응급조치를 완벽히 했냐고 말씀하시더군요”라며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워터젤은 다양한 제품군이 발매되고 있다. 손에 화상을 입었을 경우 사용가능한 제품, 얼굴에 화상을 입었을 경우 마스크팩처럼 사용이 가능한 제품, 그 외 환부에 직접적으로 접착할 수 있는 형식의 제품 등 다양하다.

이러한 제품들은 화상 환자수가 많은 산업현장 등에서 산업간호사들이 환자 응급처치를 위해 사용하고 특히 스턴트맨들이 폭발 등의 촬영을 할 때 대용량으로 구매를 한다.

식약처 인증을 받기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판매가 가능했던 소방용 워터젤의 경우 소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대용량이 출시돼 있다. 이 대용량 워터젤은 사람이 전신화상을 입었을 경우 몸 전체에 도포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이다.


10년만에 식약처로부터 ‘인증’

“10년이 걸렸습니다.” (주)기간산업의 함용구 대표이사는 말했다. 10년이란 시간은 처음 워터젤을 해외의 본사로부터 한국으로 들여온 후 식약처의 인증받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워터젤은 미국(북미)에 본사를 둔 회사이며 이곳에서 제조한 ‘워터젤’은 영국 등 해외에서는 획기적인 소방용 응급처치 제품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함 대표는 미국 국제안전전시회에서 이 제품을 만났고 이 때 3일간 찾아가 본사와 연락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에서의 판매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처음에는 계획이 부족해 반려됐으나 지속적으로 계획을 개선한 결과 판매 허락을 받아냈다.

그러나 해외에서 이미 효과를 입증받은 이 제품은 한국에서는 바로 판매될 수 없었다. 제품 인증때문이었다.

인증 중 사람에게 사용됐을 경우 발열이 생길 수 있는지를 검사하는 발열시험 테스트가 있었다. 이 테스트는 토끼를 대상으로 실험하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서 약간의 체온변화가 발생했다.

함 대표는 본사와 지속적인 미팅을 통해 해외 및 한국에서도 발열시험을 완벽히 통과한 후 식약처 인증까지 받았다.


‘어린이 화상사고 예방 중요성’ 고집

안전사고의 유형은 굉장히 많다. 사망 등 치명적인 사고는 말할 것도 없지만 두고두고 살아가면서 환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사고들도 있다.

함 대표는 그 중 으뜸이 화상이라고 생각했다. 1990년대초 안전용품과 관련된 업무를 하던 그는 교육과 현장 상황에 대해 전해들으면서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장에 가면 팔이 부러지거나 이런 것들은 고통스럽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쳐집니다. 조금씩 통증은 느껴지겠지만 큰 장애는 되지 않는 것이지요. 그러나 화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입어본 사람이 아니면 그 고통을 모른다는 것, 그것은 저를 화상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그 때 만났던 것이 바로 워터젤이었다. 당시 그는 한 현장에서 화상을 당한 환자를 목격한 적이 있었다. 해당 현장에서 응급처치로 워터젤을 사용한 후 근처에 있는 큰 대학병원에 갔다. 이후 빠르게 호전이 됐고 의사의 레포트에 “이 제품이 없었으면 사망할 수도 있었다”는 내용이 들어가기도 했다. ‘이게 우리나라 산업현장 정말 필요하겠구나. 이건 내가 정말 꼭 해야되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수입 과정도 너무 힘들었고 제품 인증과정도 지속적으로 담당하시는 분이 바뀌기도 하는 등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현재 결과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현재 함 대표는 화상에 대한 교육과 세미나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화상에 대한 지식을 담고 있다.

“손에 화상을 입었을 경우 손가락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손가락 마디 마디를 전부 떼고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뜨거운 국물 등이 옷에 끼얹어질 경우 당장 눈에 보이는 곳보다 옷에 닿는 부분을 빠르게 조치하는데 옷을 벗길 때 피부 마찰로 살이 벗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위로 옷을 제거해야 한다” 등 전문가 수준의 조언을 본지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함 대표는 현재 화상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에 교육프로그램 스폰을 준비하고 있다. 이 교육프로그램에서는 어린이 화재사고 예방과 응급처치 등을 위한 교육을 진행한다. 함 대표는 어린이 화상사고를 특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화상의 정도를 판단할 때 신체 체표면적을 100%로 보고 머리 9%, 팔 9%, 다리 18%, 가슴 18% 등 9의 배수로 구분해 간단하게 계산하는 9의 법칙이 있는데 어린이의 경우는 체표면적의 분포가 어른과 달라 9의 법칙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또 어린이는 내부 조직이 상하는 심한 화상을 입은 경우 성장하면서 큰 장애로 다가올 수 있기에 함 대표는 어린이 화재사고 예방의 중요성을 고집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활발한 안전교육 및 세미나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용품을 비용으로 생각하는 인식, 돈이 나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며 이러한 문화가 전반적으로 바뀌어야 안전한 산업현장, 나아가서는 안전한 세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안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