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회 만들려면 모든 국민이 안전지킴이 돼야”

“시민안전을 위해 새벽을 여는 이들이 있어
 안전한 대한민국이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의 대표로서 대구지역 안전을 책임지고 계시는데요. 그간 진행해 온 일들과 소감에 대해 밝혀 주십시오.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시민의 안전을 위한 정책 건의와 안전점검, 안전교육, 안전캠페인, 홍보활동 등을 통해 대구시의 시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실천하고 봉사하는 시민단체입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심각한 안전불감증으로 대형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키 위한 시민 스스로 참여하는 안전문화의식 제고와 실질적인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코자 1998년 12월 설립해 시민안전을 위해 지금까지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단체에서는 대구광역시 도시철도 1·2·3호선에 대한 특별안전점검, 스크린도어 설치시 불법하도급 문제 제기와 시공사의 부실시공으로 인한 안전결함 요소를 찾아내 재시공토록 점검 및 지도·협력했습니다.

또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한 실태조사, 공공시설물 중심으로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 관리실태 점검 및 의식조사, 어린이 놀이터 시설 안전점검, 번지점프 유기시설 특별점검,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시설점검, 학교 수영장 및 물놀이 시설 안전실태 점검, 안경원 연마폐수 발암물질을 찾아내는 등 시민안전의 사각지대를 찾아 개선토록 ‘안전점검 결과 보고서’를 통해 권고했으며 시민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찾아가는 안전교실 운영을 통해 매년 10만명 이상 안전교육 실시, 체험형 가족 및 어린이 안전체험캠프 운영과 다양한 시민 안전문화 캠페인 등의 봉사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대구안실련이 올해 역점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저희 대구안실련이 창립 20주년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활동들을 더욱 적극 진행함은 물론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시장 및 교육감 후보자에게 안전정책 희망공약을 만들고 안전정책 공약 제안내용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출마한 시장 및 교육감 후보자들을 직접 찾아 설명과 함께 서명을 받을 예정이며 매년 안전정책 이행 평가도 할 예정입니다.

또 제천 및 밀양화재에서도 나타났듯이 시민 다중이용시설의 화재시설에 대한 특별안전점검, 안전픽토그램 시민 이해도 설문 및 실태조사, 실버존 실태조사, 청소 근로자 건강권 실태조사, 시민 맞춤형 안전교재 개발 및 TBC 등 컨소시엄 구성 사이버·현장 안전교육 시스템 구축, 시민 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찾아가는 안전교실과 캠페인 등을 계획된 일정에 맞춰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호산재단(호산대학교) 이사장직도 맡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시민안전을 위한 업무협약, 어린이 조기안전교육 프로그램 진행 등 국민안전에 힘쓰고 있는데요. 현 상황에서 시민과 어린이 안전을 위해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이제 안전에 있어서만큼은 국민 모두가 여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연이어 반복되는 재난의 위험이 우리 생활공간 속에 상존하고 있고 사회의 구조를 따라 그물처럼 얽혀 있다고 봅니다. 최근 일련의 참사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재난을 만드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이며 제도적 결과물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김원경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가 김진영 본지 발행인을 만나 올해 대구 안실련의 역점 추진 사업에 대해 밝히고 있다.

그동안 대형사고가 나면 원인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빨리 해결하고 빠르게 시민의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봅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변하고 있고 시민 모두가 안전에 대한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외면할 수도, 외면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법과 제도적 보완, 국민 안전의식 제고를 통해 보완하고 실천이 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안전지킴이이자 안전의 파수꾼인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또 어릴 때부터 안전이 습관화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유치원 때부터 안전문화 이해와 인식도를 높이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공사회 생활의 시민 배려와 관심이 깃들어지는 안전행동습관을 가르쳐야 합니다.

정부에서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계층별 생애주기별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보다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안전교육 지원과 실행시스템이 운영됐으면 합니다.

▲대표님께서는 지난해 12월 6일 국회 교통안전포럼이 주관한 ‘제13회 선진교통안전대상’ 시상식에서 교통사고 감소 및 교통환경·문화 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어떤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는지와 함께 소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수상의 영광은 대구안실련 회원분 모두의 것입니다.   저희 단체는 그야말로 시민안전을 위해 대가없이 운영회비를 내면서 순수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 안전을 위해서라면 새벽 일찍 나와서 안전캠페인에 동참하고 특히 도시철도 시설 점검시에는 밤샘을 하면서까지 점검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있기에 안전한 세상은 반드시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최근 대구 안실련은 안경원 안경렌즈를 연마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문제와 관련해 많은 자료들을 배포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경렌즈의 폐수가 국민안전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우리 단체에서 안경원에서 안경렌즈를 연마(옥습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슬러지를 하수관을 통해 그대로 버리고 있는 실태를 확인했습니다.

이에 우리 단체에서는 안경원 폐수와 종류별 안경렌즈 샘플을 연마시켜 발생한 폐수를 채취해 수질 분석 전문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특정 유해물질과 중금속은 발암성 물질과 의심물질인 디클로로메탄, 클로로포름, 페놀, 시안, 1.4-다이옥산, 포름알데히드와 중금속인 구리 등 수질오염에 치명적인 물질들이 검출돼 국민의 안전과 환경오염이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 사실을 알리고 환경당국에서 전국 안경원에 대한 실태조사와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우리 단체의 요구를 수용, 지난해 10월 환경부에서 대구시를 비롯해 세종시, 수도권 등 총 20개소의 안경원에 대해 실태조사를 한 결과 특정 수질 유해물질 총 29개 항목 중 시안, 비소, 셀레늄, 납, 구리, 디클로로메탄, 클로로포름, 1.2 디클로로 에탄, 포름알데히드 나프탈렌, 페놀,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등 총 12종의 특정 수질 유해물질이 검출됐으며 특히 페놀의 경우 배출 허용기준(1mg/L)을 초과한 안경원이 4개소였고 그중 기준치에 10배(10.944mg/L) 초과된 곳도 1개소였습니다.

환경호르몬 물질인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도 1개소 안경원에서 초과됐는데 배출 허용기준(0.2mg/L)보다 무려 9배(1.8733mg/L)가 초과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다른 환경문제는 미세 플라스틱입니다. 대부분의 안경원에서 하수 종말처리시설을 거쳐 강과 바다로 유입이 되는데 침전된 슬러지를 제외한 미세 플라스틱은 입자 크기가 너무 작아 하수처리시설에서도 걸러지지 않고 하수관을 타고 강과 바다로 흘러가 어패류 및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안경 렌즈 연마시 제품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겠지만 약 60% 이상은 연마 폐수와 함께 미세 플라스틱으로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희 단체에서 제기한 안경원 환경문제는 특정 수질 유해물질은 물론 슬러지와 함께 발생되는 미세 플라스틱에 의한 2차 환경오염을 막도록 규제하는 법률안과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자살, 교통사고, 산업재해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와 관련한 조언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정부에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자살, 교통사고, 산업재해)를 확정해 5년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는 매우 바람직한 정책이라 봅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법·제도 및 구조적 문제점 등을 개선이 선행이 되면서 예산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국민 의식수준을 바꿀 수 있는 프로그램 즉 ‘시민안전과 안전문화의 필요성에 대한 시민 공감’, ‘정부와 지자체의 혁신적인 안전 분야 정책전환’ 그리고 ‘시민과 협력해 안전한 국가, 평화가 있는 지자체와 시민생활’이 유지 및 관리되도록 시민과 정부 모두 협력해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또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급속히 늘어나는 안전약자 계층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제도와 인프라 및 문화를 구축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협력체계를 돈독히 구축해야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끝으로 안전당국과 안전관계자 및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부와 안전관계자분께서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사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사고발생이 예상되는 상황을 미리 대비해 관계 전문가들과 함께 문제점을 밝히고 개선점을 제시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제도 개선에 앞장서 주시기 바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관계기관 및 시민 사회단체와의 협력과 지원, 그리고 공조체계 구축도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설마에 타협하는 ‘안전불감증’과 매사를 대충 대충하는 ‘적당주의’를 없애고 완벽한 제도 개선과 국민 모두가 안전이 귀찮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안전문화 수준을 높일 때라고 봅니다.

안전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일상생활 속에서 습관이 됐을 때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면 안전은 늘 우리 곁에서 안전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보호막이 돼 줄 것입니다.

저희 단체에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안전을 생활화하도록 선도적인 역할과 봉사를 지속적으로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저희 단체가 올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언제나 지켜봐 주시고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시면 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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