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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8.05.09 15:08 | 수정 2018.05.09 15:08
산재 사망자 절반으로 줄이려면이충호 안전보건공단 서울지역본부장

“사업주의 명확한 경영방침
 현장관리자의 안전관리 역량
 책임과 권한 배분 담보되는
 안전경영시스템 정착돼야”


“기름 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무턱대고 공장가동을 중지시키고 사고 원인을 찾는 것은 문제 아닌가요?”

제철공장 폐가스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에서 질식사고로 노동자 9명이 사상을 당해 감독기관으로부터 작업중지 조치를 당한 발전소 사장이 한 말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1800여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다.

하루 5명의 노동자가 이렇게 척박하고 위험한 여건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신년사를 통해 자살, 교통사고, 산재로 인한 사망자를 2022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일터에서 노동자가 일을 하다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안전과 보건이 주요 국정과제에 포함된 것은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 애쓰는 우리에게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할 일이다.

그동안 기업의 노사와 정부 및 민간전문가 등 각계각층에서는 근대화 및 산업화 과정에서 미처 챙기지 못했던 안전보건문제를 우리의 당면과제로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최근 30년 동안 산업재해자수는 60%대로 줄었고 사망자수도 1997년 최고점인 2742명 대비 65% 정도로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사망자수는 감소추세가 둔화되고 건설업에서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일본,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의 산재 사망자수와 비교해도 3~5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반면 산업현장에서는 고용형태가 다변화되고 산업특성도 크게 바뀌어 생산방식이 발전해 가면서 고도화, 첨단화, 집적화, 복잡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경영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 경영방식을 크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으나 안전관리에 있어서는 통합경영차원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1차 산업혁명 시기의 고전적인 관리방식과 사후 대응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우선 많은 기업은 이익이 창출되는 일이면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일을 강행하는 반면 사고의 위험이 있으면 다소의 손해를 보더라도 일을 하지 않는다는 철학은 보이지 않는다.

안전에 투자하는 것을 비용으로 생각하고 사고로 인해 발생되는 어마어마한 손실은 이익을 갉아 먹는 요인임에도 유해위험작업을 개선하기 보다는 요행을 바라는 안전관리를 계속하는 것이다.

둘째 생산, 품질, 영업 등과 관련된 매뉴얼, 시스템, 공정 및 설비개선 등에 대하여는 형식지든 암묵지든 잘 알고 있고 알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나 그 속에 존재하는 위험이나 안전관리방식에 대한 형식지나 암묵지는 알려고 하지도 않거니와 일부 존재하는 것은 안전관리부서의 전유물이 돼 있다.

이익을 창출하려고 하는 곳에서 위험이 만들어진다.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생산서비스만을 종업원의 미션으로 이해하고 고도의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된 채 일하고 있는 노동자에게 조심조심만 강조하는 안전관리로는 한계가 있다.

셋째 권한과 책임의 불균등으로 은폐문화를 조장한다.

안전보건에 관한 명확한 방침과 안전관리에 필요한 예산, 조직, 인사 등 모든 권한은 CEO에게 있는 반면 사고의 책임은 현장 책임자 내지는 관리감독자가 지는 구조이다.

이는 생산현장의 안전보건문제를 처벌의 두려움으로 경영층에 적시 보고하지 않아 유해위험을 제거하거나 대책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만든다.

이러한 문제는 산재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장애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사고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고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책임은 전적으로 사업주인 경영진에게 있다.

따라서 기업은 안전보건활동의 현장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통합경영이 중요한데 이는 경영자의 명확한 방침, 현장관리자의 안전관리 역량, 책임과 권한의 적정한 배분이 담보되는 안전경영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

산재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방편은 여러 가지가 있고 실제로 다양하게 시행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장치가 강화된 제도나 정책수단을 통해 할 수도 있고 선진 외국의 우수한 안전관리 프로그램을 도입 적용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기업이 외부 규제에 의한 타의적 안전관리보다 내부관리시스템을 강화해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진짜 편리함이고 기업의 지속가능을 보증해 준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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