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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8.05.09 15:03 | 수정 2018.05.09 15:03
도로 위의 무법자 ‘배달의 기수’박동근 안전보건공단 서울지역본부 교육센터 소장

최근 외식산업의 성장과 IT기술 발전으로 음식 배달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륜차는 음식배달, 퀵서비스배달 등의 전문 배송용으로 우리 생활에서 많이 활용되는 이동수단이다.

이륜차 배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연령대는 10대 청소년부터 60세 넘은 노인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고 사고유형도 다양하다.

배달업 종사자의 재해원인을 살펴보면 첫째 배달건수를 우선시하는 업종 특성, 둘째 음식주문 시 소비자의 빠른 배달요구, 셋째 종사자 개인의 도로교통법규 위반, 넷째 개인보호구 미착용이다.

또 제조업이나 건설업에서는 떨어짐, 부딪힘, 끼임 순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반면 배달업에서는 사망재해의 92%가 교통사고다.

이륜차는 서비스업에서 가장 많은 사망사고를 유발하는 설비로 신체의 대부분이 노출된 상태로 운행되고 작은 충격에도 넘어지기 쉽다.

또 정지하거나 회전할 때 균형을 잡기도 어렵다.

도로교통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614건으로 교통사고 전체 사망자 4292명의 14.3%에 이르고 지난 3년간 줄지 않고 정체상태에 있다.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줄지 않는 이유는 이륜차가 10대와 60세 이상 고령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일 뿐만 아니라 그들에 의한 사고발생률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10만명당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5.5명으로 회원국 평균보다 무려 9.2배에 달한다.

음식업 배달의 경우 배달거리가 4km 내외이고 소요시간은 30분 이내가 일반화돼 있다.

2011년까지 증가세가 주춤했던 우리나라 이륜차 등록대수는 온라인 배달이 활성화되면서 2012년에만 전년대비 14.5%가 증가했다.

당연히 증가한 이륜차 대부분이 원동기장치자전거이다.

배달대행업체와 택배 종사자도 급증했다.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은 일본의 절반 정도인 1만개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면 내부 경쟁률은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

택배와 배달종사자의 급격한 증가는 종사자간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이로 인한 속도전은 더욱 심화돼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소위 ‘탕뛰기’와 ‘전투콜’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안전보다 속도가 우선하게 되고 이로 인한 사고 피해는 고스란히 종사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에게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종사자 고용형태도 예전에는 업주가 이륜차 운전자를 직접 고용했으나 지금은 지입제 등 특수고용 형태도 등장함으로써 이륜차시장은 안전관리 사각지대로 변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임에도 이륜차 운전자 양성은 고사하고 교육할 수 있는 환경조차 조성돼 있지 않다.

면허취득 후 이륜차 운전자를 위한 교통안전 법정 교육과정은 마련하기도 어렵고 대부분의 교육기관이 손을 놓고 있다.

택배, 퀵서비스, 음식배달을 하면서 지그재그로 운전하거나 보도나 횡단보도를 무법자처럼 질주하는 이륜차가 교통이용자 모두에게 위협요인이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이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서비스업의 이륜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륜차 운행시 사용자의 안전조치 의무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개정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보면 이륜차를 이용해 배달 등 업무수행시 반드시 기준에 적합한 승차용 안전모를 착용해야 하며 전조등, 제동등, 후미등, 후사경 또는 제동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이륜차에 근로자를 탑승시켜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사업주는 이륜차 운전자에게 안전·보건교육을 채용시 뿐만 아니라 매분기마다 산업안전 및 사고예방, 산업보건 및 직업병 예방, 건강증진 및 질병예방에 관한 사항, 유해·위험 작업환경관리와 산업안전보건법 일반사항을 6시간 이상 교육토록 하고 있으나 이러한 법규가 서비스업 현장에서 얼마나 현실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매슬로우(Maslow)의 인간욕구 5단계를 보면 생리적 욕구를 먼저 해결하고 나면 이어 안전 욕구가 생긴다고 한다.

지금 당장 배달업이나 택배종사자에게는 생리적 욕구 단계일 수 있지만 그냥 방관하면서 2단계의 욕구가 생기길 기다릴 수는 없다

무엇보다 이륜차 사고는 산업재해가 아닌 교통사고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서비스업에서의 이륜차 재해는 산업재해이자 교통사고라는 이중성을 띠고 있다.

따라서 고용주와 배달원 모두에게 사고를 막기 위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

또 통제범위가 사업장 밖을 벗어나 있기 때문에 설사 산업재해라 하더라도 고용노동부 단독으로 재해를 막을 수 없다. 교통 주무부처가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륜차를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고 위험도가 높은 택배업이나 배달업에 종사하는 이륜차 운전자를 위한 교통안전 교육과정을 우선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제도 개선도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자동차와 이륜차는 운전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기능시험을 거치게 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

모든 국민은 이륜차가 다른 교통이용자와 함께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에서 교통권을 누릴 수 있기를 염원한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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