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지켜지는 사회 만들어야 안전한 대한민국 이뤄진다”

“매년 1000여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안전사고로 사망하고 있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직업병으로 고통

추락재해는 기본 안전수칙 지키고
위험성만 제대로 인식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어”


정부가 지난 1월 산업재해 사고사망자 절반 줄이기를 발표한 이후 바빠진 사람 중 한명이 박영만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이다.
“요즘 세종시 사무실로 출근하는 날은 1주일에 하루 내지 이틀 밖에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산재예방보상정책국 직원들 대다수가 비슷할 겁니다. 각계 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알리는 동시에 사고성 재해, 특히 추락재해예방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구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박영만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을 만나 정부의 추락재해예방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산업현장의 재해예방과 보상을 총괄하는 국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일터의 안전과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으로 취임하게 돼 개인적으로는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하며 자긍심을 느낍니다만 그에 못지 않게 막중한 책임감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안전한 일터를 열망하는 국민적 요구가 어느 때 보다 높고 대통령께서도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임기 내에 산업재해를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년 1000여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사고로 사망하고 다수의 노동자가 일하는 과정에서 직업병에 걸려 고통받고 있습니다.

저는 그간 병원에서 직업환경의학과장으로 근무하고 변호사로서 산업재해와 관련한 소송 등을 담당하면서 직·간접적으로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이슈를 접해 왔습니다.

저의 경험을 적극 활용해 노동자가 산업재해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일터가 조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월 안전점검의 날 행사에 참여하신 느낌을 전해 주십시오.

―부임 후 처음으로 안전점검의 날 행사에 참여해 현장을 점검하고 안전보건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사망사고 중 절반 이상이 건설업에서 발생했고 그 중 절반은 추락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추락사고 예방을 주제로 한 이번 안전점검의 날은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전파하고자 한 메시지는 ‘추락은 사망입니다. 안전은 생명입니다’였습니다.

이번 점검을 통해 우리의 관심과 노력에 따라 추락사고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각종 건설자재와 현장 시설물들이 깨끗이 정리·정돈된 모습을 보고 이 정도로 관리되는 현장이라면 안전할 수 있을 것이라 느꼈습니다.

▲지난 1월 정부는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사망재해의 절반 이상이 추락재해입니다. 추락재해 예방 없이는 정부의 산업재해 사망사고 절반 줄이기를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이를 위한 고용노동부의 대책을 밝혀 주십시오.

―지난 1월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대책’을 발표했고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대책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을 마련해 발주자와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사항을 이행하고 있으며 건설현장 등 고위험 분야를 중심으로 지도·감독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박영만 고용노동부 산재에방보상정책국장이 김상엽 본지 총괄이사와 만나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밝히고 있다.

건설현장은 다양한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유해·위험요인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다발하고 있어 사망사고 절반 감축 달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추진과제가 바로 ‘건설업 추락사고 예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추락재해는 기본 안전수칙을 지키고 위험성만 제대로 인식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추락재해 예방을 위한 범국민 캠페인을 전개하고 관련 대책을 집중 홍보해 안전중시 문화를 확산하고 있습니다.

재정여건이 열악한 중·소규모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시스템비계 등 안전시설을 집중 지원하고 있으며 이달부터는 추락재해 예방 감독도 실시해 예방조치를 확인하고 위반시 엄중하게 조치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도 안전난간이나 개구부 덮개 등 추락재해 예방을 위한 기본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안전모·안전대 등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토록 해 추락재해가 근절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추락재해 예방과 함께 소규모 건설현장에 대한 안전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들 현장에는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밝혀 주십시오.

―건설현장은 규모가 작을수록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하고 사업주의 인식과 경험이 부족해 재해가 다발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소규모 건설현장은 연간 사업장수가 100만여개소에 이르고 공사기간도 짧아 모든 사업장을 일시에 감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자율안전관리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공사금액 1억원 이상 현장은 전문기관에서 기술지도를 실시토록 했고 그 횟수도 월 1회에서 월 2회로 확대했습니다.

소규모 현장의 열악한 재정상황을 고려해 안전시설 설치를 위한 재정지원사업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안전관리가 취약한 현장은 집중 감독해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감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안전보건 관계자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합니다.

―일터의 안전을 넘어 사고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안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며 ‘안전의 기본이 지켜지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사업주의 적극적인 관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안전보건 강화를 위한 투자를 사업 추진에 있어 꼭 필요한 부분으로 인식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노동자들 역시 일터에서 무엇이 위험한지, 그 위험이 어떻게 사고로 이어지는지를 고민하고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를 생활화해야 합니다. 노·사가 함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요소를 점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입니다.

정부, 기업, 노동자, 국민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항상 ‘안전’을 생각하고 실천한다면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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