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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칼럼승인 2018.01.31 15:46 | 수정 2018.01.31 15:46
기적을 부르는 안전

안전불감증이야말로 우리가 퇴치해야 할 적폐다. 문재인 대통령이 꼭집어 정의한 말이다.

문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그동안 안전을 뒷전으로 여기거나 비용의 낭비처럼 여겨왔던 안전불감증과 적당주의야말로 우리가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적폐”라고 적시하고 “앞으로 더는 요즘같은 화재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다중이용 화재취약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함께 화재안전대책을 새롭게 세워 달라”고 했다.

대통령은 청와대 내에 화재안전대책 TF를 구성토록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안전의식의 결여는 우리 ‘고도성장의 그늘’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딱 맞는 말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물론이요 지자체, 국회, 정치권 모두가 공동 책임을 통감하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어찌됐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강조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을 수밖에 없다.

날짜는 정확히 기억되지 않아도 2007년 12월 충남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 북서쪽 10㎞ 해상에서 삼성중공업 소속의 해상크레인이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유조선에 실렸던 원유 1만2000여㎘가 바다로 쏟아졌다.

태안을 포함해 충남 6개 시·군 해안 70여㎞가 온통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다. 기름띠는 제주도 인근의 섬까지 밀려가 사방 375㎞나 퍼졌다.

국내에서 발생한 일찍이 상상도 못해본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사고였다. 보기만 해도 끔찍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암담한 현실에서 놀라운 상황이 펼쳐졌다. 차라리 영화라면 이렇게 거대한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을 것이다.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관광객이 아니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날마다 해변에서 기름을 퍼내고 갯바위와 모래를 씻어냈다. 이들이 무려 123만명이나 됐다. 그리고 이 끔찍스럽던  바다는 다시 아름다움을 되찾았다. 우리는 이를 ‘태안의 기적’이라 부르고 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현지에서는 이런 기적을 일군 자원봉사들의 가치 등을 재조명하는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시꺼먼 기름 내습의 악몽을 이겨내고 자연생태계를 회복한 태안의 모습을 전 국민에게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또 만리포해수욕장 인근 소원면 의항리에는 ‘유류피해 극복 기념관’도 건립됐다.

태안의 기적에서도 보듯이 재난안전관리의 민·관 협력은 매우 중요하고 값진 것이다.

사전적 의미로만 따진다면 민·관 협력이란 ‘보다 효율적인 공공서비스의 실현을 위해 정부, 민간기업, NPI(Non-Profit Institution), 지역주민 등이 업무를 분담하는 협력관계’를 말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안전에 있어서만큼은 이 민·관 협력의 비중이 한층 크다는 것이 묘미다.

지난 2014년 홍도 유람선 좌초 때 평소 준비가 돼 있던 홍도 주민들의 신속한 구조활동으로 조난자 전원을 무사히 살려 낸 것 또한 민·관 협력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안전의 적폐, 안전불감증을 퇴치하는 데도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

태안바다에서 기름이 제거되듯이 우리 곁에서 안전불감증이 떨어져 나간다면 우리는 행복해질 것이다. 이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랴. 기적은 인간의 노력에 대한 신의 보상이 아닐까 싶다.

겨울이 아무리 춥고 매서워도 결국은 봄을 부른다. 봄을 부르는 과정이 중요할 뿐이다.

안전도 그렇다. 아름답고 화창한 봄은 반드시 안전 위에 피게 마련이다. 행복한 가정도 안전이란 바탕 위에서 이뤄진다.

사람은 누구나 죽고 결국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마련이지만 그래서 사는 동안에 어떻게 나름대로 자신을 완성하며 사는가가 중요하다. 사람이 사는 동안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고 살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전이다.

더는 안전불감증에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국민과 나라가 하나돼 보자.

안전이 기적을 부른다.

최명우 주필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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