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참사 등 다중이용시설 안전점검 제대로 했나... 겉핥기인가

순식간에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참사 사망자 가운데는 노모-딸-손녀 3대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어찌 이런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일까. 공중에서, 바다에서, 땅에서 잇따라 동종의 반복사고로 수많은 인명의 피해를 내고 있다. 특단의 대책을 세운다면서도 개선되는 결과가 없다. 안전을 말로만 하는 것인가.

21일 제천시 하소동의 8층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대형참사를 빚은 화마는 우리들이 안이하게 방치한 안전사각에 숨어 있었다. 한순간에 우리 안전체계를 풍비박산내버린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가에 대한 뼈아픈 경종을 울리고 있다.

과부제조기라는 타워크레인 사고도, 탈출구가 없어 꼼짝없이 다수가 한데 엉켜 죽음에 이른 이번 화재참사도 예방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됐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이었다.

안전검사는 왜 하는가. 안전하다고 확인된 곳에서 안전이 실종되고 있다. 대형참사를 빚은 제천 스포츠센터도 다중이용시설이기에 철저한 안전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통과한 결과가 이 모양이다. 명재경각의 아비규환 속에서 끝내 비상구는 열리지 않았다. 그래서 하는 소리가 ‘이럴 수가...’라는 것이다.

전국 곳곳에 안전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이 안전사각지대를 찾아 제거하지 않으면 우리는 또 이런 참사의 반복을 막을 수 없다. 이런 참사에 범국가적 대응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고질적 안전불감증을 극복하지 못하면 결과는 뻔하다. 아무리 특단의 안전대책을 외쳐봐도 달라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당국은 전국의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안전검사를 실시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하라. 여러 사태를 묶어 원인을 살펴보면 안전검사라는 것에도 사각이 존재한다.

행정안전부가 범국민적 안전교육을 실시해 재난과 사고에 대한 대응능력을 키운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는다. 이를 신속히, 그리고 확실하게 진행해 국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사고 후 수습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예방에 만전을 기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안전에 대해 겸허히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소리가 원성이 될 것이다. 그간 정부의 안전정책들이 어떻게 추진돼 왔는지 지난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안전정책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한번 더 고심할 때다.

다시 한번 살펴보자. 낚싯배 사고도, 이번 화재참사도 골든타임을 살렸던가. 이른바 그 골든타임을 놓쳐 온 국민의 가슴을 저민 세월호 참사를 어찌 잊겠는가. 재난현장 대응초치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기초안전교육이 제대로 돼 있으면 결과는 훨씬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안전은 생활에서 체질화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안전이다. 정책이 없어서, 아이디어가 없어서가 아니다. 국가는 먼저 국민에게 약속을 지킬 것을 다짐해야 한다. 국민안전 국민행복은 말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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