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능력 강화하는 시설확충이 중요...소방관 인력 부족도 해결

지난 9월 강원도 강릉시 석란정 화재 현장에서 두 소방관이 목숨을 잃은 뒤 열악한 소방관 직무 환경이 다시 한 번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편에선 ‘소방관이 사고로 희생될 때만 처우에 관심이 쏠리는 듯하다 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안쓰러워한다. 하지만 그 때 뿐이다.

일선 소방관들은 소방관의 순직 원인이 문제라는 데 공감한다.

적은 수의 인원이 현장에 출동하다 보니 화재 난 건물이 무너질지, 그대로 뛰어들어 불을 진압해도 되는지 등 현장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워 불의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우군이 더 많았다면 막을 수도 있었던 사고였기에 소방관들은 더 아쉬워한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소방공무원은 3만2460명이다. 소방기본법에 지정된 최소 현장 인력 5만1714명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현장 출동인원은 1개팀당 9명 정도인데 이로써는 부족하다. 3명이 운전하고, 구급차 요원으로 2명을 빼고 나면, 화재 진압에 나서는 인력은 3~4명. 2명 정도는 더 있어야 적정인원이라 할 것이다. 지방으로 갈수록 소방 인력 상황은 더 열악하다.

반드시 이런 이유만은 아니라 하더라도 2008년 이래 전국에서 순직한 소방관이 50명이 넘는다.

그런데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소방관 확충과 더불어 공무상 재해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소방병원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3일이 제55회 소방의 날이었기에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새 정부 출범 후 소방청이 독립기관으로 승격한 만큼 인력충원과 처우개선, 시설보완은 당연히 따라야 할 후속조치라 할 것이다. 현장 인력이 법이 정한 기준 보다 1만9000여명이나 부족한 만큼 정부는 올해 1500명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부족한 소방인력을 차질 없이 확충할 것이라 하니 든든한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세상에 제일 재미있는 것이 불구경이라고 한다. 하지만 자기 집에 불이나 타고 있다면 이를 태연히 지켜볼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럴 때 소방관들이 불 속으로 뛰어든다. 누구를 위하여 목숨을 거는가.

고층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차와 고가사다리차를 출동시켜도 화재진압이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진단된 건물도 적은 수가 아니다. 소방능력을 강화하는 시설확충이 중요한 이유다.

“국에 데면 물도 불고 마신다.”거나 “불에 놀란 놈이 부지깽이만 보아도 놀란다.”는 게 불을 겪고 난 뒤의 반응이다. 소방청이 강해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안심하고 살 수 있지 않은가. 소방청과 모든 소방관들에게 분투를 당부하며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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