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한톨도 안된다’ 전직원 안전생활화 조그마한 시골마을서 무재해 기적 일궈

경상북도 성주군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무재해의 꿈이 결실을 맺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스마트폰 및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사용되는 세척액 등을 생산하는 영창케미칼(주)이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영창케미칼의 첫인상은 ‘청결’이였다. 화학제품제조업 사업장이라는 설명을 듣고 방문했지만 현장은 흡사 반도체 생산공정을 떠올리게 했다. 먼지 하나까지 관리하는 클린룸 안에서 제품이 생산되기 때문에 현장에 접근하려면 방진복을 입어야 한다는 관계자의 말에 따라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장구를 착용했다. 다행스럽게도 설비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실내가 서늘함을 느끼는 온도로 유지되고 있었다. 전반적인 현장의 모습은 정리정돈과 관리가 잘된 상태였다. 100여명 근로자가 일하는 사업장이지만 어느 대기업 못지 않은 관리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영창케미칼의 안전 노하우를 자세히 살펴본다.
 

“어떤 부분을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고 없는 현장을 유지하기 위해 나름대로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런 내용이 취재거리가 됩니까?”
영창케미칼 안전관리를 위해 10년 넘게 매진한 배진수 환경안전부장은 소탈하게 웃으며 말한다.
안전이 생활화를 넘어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2007년 8월부터 최근까지 무재해를 이어오고 있는 영창케미칼은 지역내 중소제조업의 대표 안전사업장으로 이름이 높다.
자타공인 안전사업장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대표적인 안전활동으로 꼽는 것은 바로 온라인 안전교육이다.
영창케미칼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작업의 특성, 근로자 업무의 다양성, 시공간의 제한 등으로 흔히 생각하는 집체교육형 안전교육이 이뤄지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효과적으로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방식이 바로 인터넷을 활용한 안전교육이다.
온라인 안전교육은 다양한 과정으로 운영된다.
화학물질관리를 위한 기초부터 관련법에 대한 강의, 누출 및 중독시 대처법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근로자들은 누구나 이 교육 프로그램에 접근해 언제 어느 곳에서도 관련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아울러 신규직원 교육, 공정변경시 교육, 주변 유사사고 발생시 특별교육 등도 이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교육과 함께 훈련도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화재 및 폭발, 위험물질 누출을 대비한 훈련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돼 만약을 대비하고 있다.
실제 영창케미칼 사업장 곳곳에는 비상시를 대비해 행동지침, 연락가능한 관광서 전화번호 등이 게시돼 있다.
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소화기를 비롯해 방호복 등의 안전용품도 구비돼 있고 그 사용법도 수시로 훈련과 교육을 통해 반복적으로 익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재, 폭발을 대비한 각종 설비도 갖춰져 있으며 수시로 진행되는 점검을 통해 작동상태를 확인토록 하고 있다.
사람도, 설비도 혹시 모를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혹시 모를 화학물질에 의한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진행되지만 근로자 노출시 빠르게 발견할 수 있도록 건강검진이 촘촘하게 진행된다.
촘촘하게 진행된다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사업장에서 흔히 진행되는 검진이 아닌 지역 병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특별한 검진이 진행된다는 의미다.
영창케미칼은 화학공정에서 사용되는 각종 물질에 대한 사전정보를 제공하면 검진과정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밖에 근로자 건강증진을 위해 금연클리닉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적용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영창케미칼은 다수의 중소기업, 특히 지방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외국인 근로자를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안전을 지키는 활동을 통해 믿고 일할 수 있는 회사라는 믿음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창케미칼의 노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현재도 잘 진행되고 있지만 중량물 취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근골격계질환 관리, 중량물 이송을 위한 지게차 안전관리 등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오늘도 쉼없이 달리고 있다.
특별취재팀

 

인터뷰

이승훈 영창케미칼(주) 사장

“아무리 이윤 많은 알짜 기업이라도
 한번의 안전사고로 물거품 될 수도
 건강한 일터·행복한 가정 지키려면
 근로자 스스로 안전 철저히 지켜야”


▲장기간 사업장을 무재해로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업은 평소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고 그 이윤을 바탕으로 임지원과 그 가족들을 위한 근로복지 향상, 임금 인상 등을 실행하고 나아가 사회 환원 등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환경, 안전 무사고를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아무리 이윤을 많이 내는 기업도, 근로복지가 좋은 기업도 안전사고 한번으로 와르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일이 없도록 가장 기본으로 모든 임직원들이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토록 한 것이 무재해 7배를 달성하게 된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강조하고 있는 안전방침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저희는 환경안전부에서 매일 오전과 오후에 2번씩 각 사업장 생산설비, 유틸리티 설비 등을 매뉴얼대로 철저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생산부와 업무부에서 생산라인, 작업지시 매뉴얼들을 점검하고 원부재료, 완제품 재고상태들을 점검해 상시 안전사고 예방 및 점검을 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생산라인공정 전산자동화, 각종 가스 누출 등을 감지해 CCTV와 연계된 전산분석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돼 있어 이중, 삼중으로 체크하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수많은 산업재해가 발생합니다. 재해의 원인은 무엇이며 이를 예방하려면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산업재해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며 이를 위해 모든 기업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업들은 고객의 주문, 납기를 최대한 앞당기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려다 보면 안전점검을 하는 빈도도 줄게 되고 다소 소홀해질 수 있습니다.
생산기계는 영구적이지 않고 소모품적이라 오래 사용하다 보면 노후화로 예기치 못한 에러가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작업자들도 바쁜 생산 스케줄이나 작업량을 맞추려 하다 보면 역시나 안전점검에 소홀해질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업주와 모든 임직원들이 안전수칙을 철저히 보완·수립하고 매뉴얼대로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고 지키며 주기적으로 교육을 통해 임직원들의 안전의식을 고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님의 안전철학과 함께 근로자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합니다.
―자신이 일하는 일터인 직장이 안전하게 잘 돌아가고 사랑하는 가족과 항상 행복하게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업주, 근로자 모두 본인 스스로 안전을 철저히 지킨다는 의식을 갖고 일하면 그 직장은 산업재해가 절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사업장이 될 것입니다.
박창환 기자


영창케미칼(주)의 안전달인

배진수 환경안전부장

소규모 사업장이지만 PSM 꿈의 ‘P등급’ 도전

▲안전달인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부탁합니다.
―먼저 안전보건에 관심을 가져준 대표님과 함께 동참해 준 근로자 여러분들의 노력에 힘입어 7배수 목표를 달성하게 됐고 이렇게 안전달인에 선정돼 보람을 느낍니다.

▲평소 현장의 안전 확보를 위해 어떤 활동을 펼쳐 왔으며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작업장 내 쾌적한 근무환경과 근로자의 안전확보를 위해 사업장 내에 크린룸이 설치돼 있으며 유해물질 취급시 원재료 공급에서 생산·포장에 이르기까지 하이 패스 시스템을 도입해 근로자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학회사인 관계로 근로자들의 보건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고령 근로자와 유소견 근로자들을 근로자건강센터를 이용해 건강상태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또 중소기업에서는 안전교육을 위한 집합교육이 어려워 산업안전 정기교육, 관리감독자 교육 등을 온라인 위탁관리로 근로자들의 안전의식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함께 공유해 안전에 대해 모두가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것만은 꼭 추진해 보고 싶다는 내용이 있다면.
―안전관리자로서 재임하는 동안은 산업재해 없이 무재해 15배, 30배를 달성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만 꼭 추진해 보고 싶은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대규모 사업장에서나 생각할 수 있는 PSM ‘P등급’을 소규모 중소기업에서 과연 할 수 있겠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P등급 꿈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해마다 고용노동부가 초청하는 간담회에서 PSM 사업장에 대해서 항상 강조하는 강의를 경청한 것이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과연 이뤄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보다는 도전하는 정신으로 ‘P등급’을 한번 이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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