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7.08.29 12:57 | 수정 2017.08.29 12:57
문재인 정부 산재예방대책 성공할까박종국 시민안전센터 대표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지난 17일 모든 일하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한 혁신방안으로서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일 50회 산업안전보건의 날에 발표한 ‘새 정부 산업안전보건정책에 대한 메시지’ 후속조치로 보여진다.

그러나 정부 발표가 무색케 발표 3일만인 지난 20일 경남 창원 STX조선소에서 밀폐공간 도장작업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번 사고의 사망자들도 하청 노동자들이다. 이쯤 되면 이제는 뭔가 특단의 조치가 이뤄져야 할듯 보여 진다.

기업 가치를 최우선으로 해왔던 과거 정부들과 달리 ‘사람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코자 하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에 공감한다.

이번 정부 발표에서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대목은 원청 책임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다. 처벌수위도 업무상 사망 발생시 징역형에서 하한형을 도입하고 벌금형도 법인에 가중치를 뒀다.

무엇보다 안전보건업무를 외부 위탁에서 원청 정규직 직접 수행으로 바라봤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대책과 미온적이던 감정노동자 보호를 명시한 점도 눈에 띈다.

재해다발업종인 건설업의 경우 불법하도급 제재 강화, 재해발생시 입·낙찰 불이익 처분, 발주자 책임 강화, 소규모 공사현장 예방활동 강화도 진일보한 대책이다.

체험교육 확대와 공공기관 및 대규모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자 직접 채용 추진도 담고 있다. 안전관리비 현실화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번 대책에서 낙찰가액이 아닌 ‘예정가격’을 기준으로 정하도록 규정한 점도 진일보한 대책이다.

계속되는 화학물질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대한 국민 알권리를 보장하도록 개선하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대재해 재발방지 강화를 위해 작업중지권 강화와 해지시 근로자 의견수렴 조항도 진일보한 대책이다. 중대재해 발생시 국민이 참여하는 사고조사위원회 구성도 관심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정부 관계부처 합동 발표에 노동계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조건들이 그리 녹록지 않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같은 중대재해를 예방하려면 우선 전 산업으로 확산돼 있는 ‘위험의 외주화’를 막아야 한다.

사실 중대재해 희생자 대부분은 하청 비정규 노동자들이다. 불안정한 일자리와 생명권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비정규직들의 노동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 발표대로 원청 처벌만 대폭 강화한다면 산업현장에서 사업주의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기승을 부릴 것이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지금도 산업현장에서 원청 사업주들의 혈압·당뇨·고지혈증·장력체크·엄격한 연령제한 등 지나친 유사 의료행위 남발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취업에서 원천 배제되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이처럼 적폐적인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않고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들을 무시한 채 정부의 “믿고 따라와”식 행정은 또다른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모든 사업장에 ‘안전보건협의체’를 의무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시끄럽게 했던 대형사고들은 다단계 하도급을 통한 하청업체 쥐어짜기식 계약 때문에 발생한 사고들이 너무나 많다.

재해다발업종의 ‘적정임금·적정공기 보장’이 될 수 있는 표준계약서도 마련해야 한다. 발주처와 원청의 갑질문화를 막아야 한다. 또 기업들이 공정안전보고서와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수립할 때 노동자 대표와 이해 당사자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유해위험물질 사용은 더욱 그렇다. 이번 살충제 달걀사태 확대 원흉으로 지적됐던 것처럼 그동안 정부가 민간에 위탁해 실시했던 각종 자율검사·안전인증 등 수많은 민간대행 검사들도 재고가 필요하다.

국민 생명을 담보로 기업 이윤이 우선시돼선 안된다.

매년 4월 28일은 세계 산업재해 희생 노동자의 날이다. 매년 2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희생되고 있는데도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이날이 국가기념일이 아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은 여기에서 시작돼야 한다. 이날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노력한 노·사 당사자들에게 각종 훈·포상도 부여해야 한다. 각종 입·낙찰에 가산점도 부여해야 한다. 더 나아가 식약청처럼 안전보건공단을 ‘안전보건청’으로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노동계의 반성도 요구된다. 사측들과 교섭력 우위 확보를 위해 툭하면 안전문제를 교섭의 무기로 삼던 낡은 관행들도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원청사 노조들의 책임이 매우 크다.
안전은 거래 대상이 아니다. 차라리 근로기준법에 ‘단체협약 체결시 노동자 안전 조항을 반드시 삽입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자.

현대사회는 갈수록 위험사회가 돼가고 있다. 특히 장치산업이 많은 우리나라 산업현장 특성상 사업장들의 허술한 안전문제가 이제는 일반 시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저작권자 © 안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고충처리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210-12 (필동2가, 안전빌딩)  |  대표전화 : 02-2275-3408
등록번호 : 서울 아 00477  |  등록일 : 2007.12.24  |  발행·편집인·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영
Copyright © 2017 안전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