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교통사고 줄이기 등 안전환경 개선 열띤 경쟁

‘다된 밥에 재 뿌린다’는 말은 공들인 일이 성사 직전에 무산되는 것을 아주 단순하게 표현한 것이다. 요즘 같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환경에선 밥 한그릇이 무슨 대수냐 하겠지만 예전엔 쌀 한톨도 지극히 아쉬운 시절이 있었다. 지난 일제강점기에서는 두말할 나위도 없고 8·15광복 후 195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연례행사처럼 찾아들던 ‘보릿고개’란 위기가 있었다. 지난 가을에 수확한 양식은 바닥이 나고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5~6월, 농가마다 식량사정이 매우 어려워 넘기 힘든 고비를 맞는다는 것으로 그야말로 삶의 위기라고 할 시점을 가리킨다. 따라서 그토록 궁핍하던 시절의 ‘다된 밥’이야말로 정말 값지고 소중한 것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처럼 다된 밥에 재를 뿌린다면 그 얼마나 속상할 것인가.

안전이란 것이 바로 이런 경우에 비견되기도 한다. 안심하고 있다가 뜻밖의 사고로 상심하는 일이 잦은 게 우리들 일상이다. 더욱이 돈과 정성을 있는대로 쏟아 부은 소중한 일에 예기치 않았던 사고가 덮쳐 부푼 꿈이 일순에 물거품이 될 경우의 좌절감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이제 우리는 생활의 제1순위에 안전을 올려놓고 있다. 우리가 안전하기 위해 우리는 안전공동체를 형성하고 안전한 나라 안전한 사회 안전한 환경에서 살기를 희망한다. 나아가 우리가 터득한 안전한 삶을 사는 지혜는 그것이 어린이 안전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중요한 대목을 인식하게 된 것이었다.

어린이에의 위험요인은 가정을 떠난 등하굣길에 집중돼 있다. 그 중에서도 교통사고가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줄이려면 줄일 수도 있는 교통사고인데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더욱이 스쿨존 내 교통사고가 감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니 어찌할 것인가.

경기도는 이번에 어린이 안전사고를 줄이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17 어린이 안심 통학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시범사업’을 실시하리라 한다. 

도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보행환경개선사업 지역으로 5곳을 선정하고 25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지역은 혼잡하고 불법주차 차량이 많아 보행환경이 좋지 않고 어린이 교통사고가 우려되는 지역인데 앞으로 노력한 만큼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린이안전에는 너와 나가 없다.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가 선진국이라면 우리도 이제 어린이들이 안전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요즘 지자체 단위로 어린이 안전을 위해 경쟁하듯 노력하는 열띤 모습들이 대견스러워 보인다. 어린이안전은 공든 탑이다. 어찌 공든 탑이 무너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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